일류대니 특권의식이니 뭐니 하는 좀스런 편견들은 일단 떠나서, 가장 합당한 문제제기는
서울대에 법인화가 필요하다는 그 문제제기가 타당하냐에 있겠죠.
그래서 몇 가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2009년 7.8월 대학교육에 구자문 교과기부 사립대학지원과장이 쓴 글입니다.
http://magazine.kcue.or.kr/last/popup.html?vol=160&no=3793
이 글의 뉘앙스는 연대가 이만큼 돈을 벌지 않느냐, 사립대학교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취지로 가득차 있습니다.
실제로 글에도 보면 당기 순이익 7억에 자산규모 1조원의 덩치를 자랑합니다. (1조원이나 되는 덩치로 7억밖에 못낸다는 아이러니함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건물임대업 등에서 볼 때는 당기 순이익이 꽤 높은 비율도 있습니다. 그리고 법인전출금까지 보시면 사립재단법인이 얼마나 돈을 많이 가져가는가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건 또다른 연세대의 영업이익 이야기입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62303751
(한국경제 2010년 6월 기사 - (2) 학교재단법인 수익성은 ---> 연세우유 영업이익 419억 등등)
그런데 이런 사립재단법인이 이렇게 수입을 올려 학교에 얼마나 투자해서 얼마만큼 투명하게 쓰이고 있는가, 이 부분에 관한 이야기가 어딘가에는 나와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습니다. -_- 그저, 재단 전입금으로 이런 수익사업에서 본교로 유입된 돈이 500억원 대다, 뭐 이런 이야기만 있더군요. (젓선집안 계열 방우영 이사장도 한 번 검색해보시면 재밌겠지만, 일단은 곁다리로 내버려 두고.)
http://him.hs.ac.kr/news/articleView.html?idxno=2105
위 링크에서도 지적하고 있다시피, 평균적으로 사립대학들이 하고 있는 꼬라지가 등록금에 70%를 기대고 있기 때문에 힘들다, 이런 부분도 일리는 있습니다. 뭐 다들 연세대 같이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얼라리요? 2008년 그렇게 전입금을 학교로 가져간 연세대학교의 재무처장은 이런 이야길 하네요?
http://edufree.tistory.com/category/%EC%96%B8%EB%A1%A0%EB%B3%B4%EB%8F%84?page=3 에 나오는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 캠퍼스 설계 체육관 건립 황당한 인상이유 기사 중
----연세대 손성규 재무처장은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어느 정도 등록금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손처장은 “등록금이 사용된 시설은 결국 학생들이 수혜자이므로 수혜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
그리고 그런 뎐챠로 2009년 딴 학교들 동결이네 뭐네 난리쳐도 꿋꿋이 2.5% 인상, 어쩌구 저쩌구 난리부르스를 추고 난 후 올해 동결된 2011년 연세대 등록금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PDF] 연세대학교 2011학년도 학부 등록금 명세서
헐........그냥 보기도 겁납니다........언더우드 국제학부는 도대체 뭘 하길래 입학금까지 합쳐 도합 800만원이나 하는 곳일까도 궁금하지만.......
그럼 등록금이라도 투명하게 사용내역을 공개하고 있는가, 그렇지도 않죠. 이거 소송까지 걸어서 고법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참여연대와 재학생 1인이 같이 하여 소송을 건 상황이구요.
http://we.yonsei.ac.kr/xe/1564
(고법도 연세대 등록금 운용내역 공개하라 판결)
자, 기부금 현황도 한 번 챙겨 봅시다.
http://kr.blog.yahoo.com/kdong87/4854
(인하대가 사립최고 기부금 1400억원 정도, 서울대는 1200억원 정도. 연세대 1080억 정도?)
이렇게 많은 돈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단초는 여기에 나와 있습니다. 각종 명목으로 적립했대요 -_-
http://unsoundsociety.tistory.com/549
(글 중 그래프에서 적립금 내역별 추이 주목)
그런데도 이 또라이들은 이렇게 외치고 있네요.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053006791&sid=01062073&nid=&type=
(반값등록금보다 국가의 대학재정지원이 필요-한국대학교육협의회 일동의 선언. OECD국가들 중 학생 1인당 교육자금이 꼴찌라면서.....적립한 보따리나 풀어보지.....)
결국, 사립재단들의 예에서 보듯, 돈만 많이 번다고 학생들에게는 장땡이 아니란 거죠.
수익사업을 해서 재단 전입금이 늘어나봐야, 실제적으로 학생들에게 와닿도록 돌아오는 건 없고,
재단 전입금이 5백억원 대, 기부금이 1000억원 대인데도 불구하고 천정부지 오르는 등록금이라면
도대체 연세대의 이 수익사업들은 누구를 위한 건가요? 학교? 재단법인? 학생?
그렇게 표본으로 삼으라던 연세대도 이런 꼴인데,
정말 맨처음의 링크, 구자문씨와 같은 식의 논리를
일단 국공립대라는, 이제까지 지켜왔던 대의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 되면서까지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형국은
누가 봐도 이상하죠.
서울대 법인화의 주력 부분에는 수익사업의 창출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일본처럼 유치원 초중고 부터 서울대 라인을 만들 수도 있다,
미시적으로는 당장 기부금 입학제가 창궐할 것이다 말도 많은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더라도 수익사업의 창출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하라는 식으로 이렇게 법안통과 처리가 졸속이 된 건 뭐냐,
그만큼 정부지원 안하겠다는 이야기도 있는 거거든요.
실제로, 현재 서울대가 관리하던 3조원 가치의 국공유재산은 서울대에 양도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재정지원에 대한 이야기들은 없죠.
먹고 떨어지란 겁니다.
그리고 장기차입, 채권 등이 발행 가능하게 됩니다.
여차하면 서울대가 기업재단에 홀딱 넘어갈 수도 있다는 거구요.
(성균관대의 경우가 그랬습니다. 들어온 재단마다 상당한 재산의 부동산 및 문화재 소유권 등등등을 다 팔아먹고 사기치듯 떠난 두 개의 재단 이후 쌈송이 들어왔죠. 그리고 결과는, 경영학부의 강화, 그리고 자판기 수입 소유를 비롯한 각종 이권에서만......-_-)
또 다른 한편, 서울대 법인화는 법 제정 자체부터 절차적 부당성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상임위에 제출도 되지 않고, 공청회는 커녕 의원들 사이에서의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가
지난해 12월 8일 날치기로 통과된 법입니다. 위헌 신청하면 충분히 먹힐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다시피, 상당한 무리수가 폭발하는 부분들이 바로 이 서울대 법인화입니다.....만.
실질적으로 법인화라는 문제보다 상위에 있는 더 큰 틀,
경쟁력 강화라는 부분에서는 서울대가 뭔가 수를 내야 할 판이란 건 사회적으로 합의되어야 할 겁니다.
물론 서울대의 경쟁력 강화란 화두는 여러모로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바로 '그렇기 때문에 법인화를 통한 재정자원의 강화가 필요하다' 는 논리로
간단무쌍하고 편리하게 이어지진 않죠.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부분에서는 굳이 법인화가 아니더라도 길들은 많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