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피한 '소망교회 박', 부산게이트 핵심

가자서 작성일 11.06.02 12: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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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피한 '소망교회 박', 부산게이트 핵심

포스텍-삼성꿈장학재단서 1천억 유치, 수사직전 해외도피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 3월 해외에 빠져나간 소망교회 출신 박모씨(62)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를 동원해 포스텍과 삼성꿈장학대학의 증자 참여를 성사시킨 뒤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소망교회 인맥'이 비리에 깊게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박씨는 박연호(61·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과 오랜 친구 사이로, 이명박 대통령 형제가 다닌 소망교회의 장로까지 지냈으며 유력 정치인들과 교류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부산저축은행 김양(59·구속) 부회장이 작년 6월 경영난 타개를 위해 문제의 박모씨를 통한 정·관계 로비로 1천500억원 유상증자를 성사시켰고, 정치권 인사로부터 "증자만 하면 살아날 수 있다"는 언질도 받았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에는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이 사회기부한 재원으로 만들어진 삼성꿈장학재단과 포항의 포스텍이 각각 장학기금 500억원씩을 KTB자산운용을 통해 투자했으나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로 돈을 모두 날렸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는 30일 <조선일보> 기자와 만나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연체가 늘면서 증자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박씨가 나서서 해결했고 김 부회장이 박씨에게 '성공 보수'로 6억원을 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박씨를 통해 정치권 인사로부터 '증자를 하면 (감사원 감사 등)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저축은행은 당시 자기자본비율(BIS)이 8% 이하로 떨어져 대출을 제한받게 될 위기에 처하자 증자와 로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결과 부산저축은행의 BIS비율은 8.31%로 상승했다.

한편 문제의 박씨는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면서 부산저축은행의 7조원 비리와 정관계 로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3월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드러나, 비리에 연루된 고위층이 해외도피를 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박씨는 또다른 브로커 윤여성(56·구속)씨와 함께 잠적했다가 윤여성은 그후 검찰에 체포됐으나, 박씨는 이미 제3국을 거쳐 캐나다로 출국했으며 현재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에 박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으며 법무부도 박씨에 대해 입국 후 통보조치와 함께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으나 과연 박씨를 조기에 체포해 국내로 송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일보>도 이날 "명문대 교수 출신에 소망교회 장로인 박씨는 이 대통령과 교회 소모임 활동을 함께한 적이 있고, 이상득 의원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씨가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3월 중순 캐나다로 도피, 수사팀이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박씨의 존재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박씨는 지난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생활을 오래 한지라 현 정권 인사들 중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산저축은행과는 전혀 인연이 없다"며 "로비 의혹도 터무니없는 소설"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앞서 <한겨레>도 30일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또다른, 제3의 로비 루트에도 주목하고 있다. 브로커 윤씨와 박 변호사 외에도 소망교회 출신인 박아무개씨를 통한 또다른 경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특히 여권 고위인사들은 박씨가 전담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박씨는 이 그룹의 퇴출설이 흘러나온 지난해 8월 김 부회장이 윤씨 외에 다른 로비 창구를 알아보다 지인을 통해 접촉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윤씨가 용돈 정도 받아먹고 자질구레한 일을 했다면, 박씨는 거물급 인사들에게 줄을 댄 몸통'이라고 말했다"며 "검찰은 이 그룹이 박씨에게 수십억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ㅈ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 돈의 흐름을 밝혀내는 게 정관계 로비 수사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박씨를 통한 로비 대상자로는 청와대 고위인사인 ㄱ씨와 국회의원 2명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뷰스앤뉴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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