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시인 탄생 90주년이랍니다. - 풀 -

Aveeno 작성일 11.11.27 11: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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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 김수영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엊그제부터 계속 머릿속에 이 시가 맴돌더니 오늘이 김수영 시인 탄생 90주년이라고 하네요.


풀은 약하지만 언제나 다시 일어나는 존재이기에 아름답고 강인한것이겠지요. 


오늘도 약한 그대들이 아름답습니다. 




 

[출처] 풀이 눕는다|작성자 짱구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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