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hahw님 보세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Aveeno 작성일 12.11.12 16: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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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2차 세계대전중 히틀러 정부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습니다. 사람들은 히틀러 정부의 잔인성에 대해서 지적하며 그들의 '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나치를 그리는 모든 영화에서 우리는 인간의 존중, 존엄성, 삶의 가치등을 언급하면서 절대 악인 나치를 그리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그들은 앞에서 말한 그런 가치를 부정하고 부도덕한 존재로 그려지죠. 그러던 중 아우슈비츠로 유대인을 이송했던 책임자로 알려진 '아돌프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납치되어 이스라엘 법정에 새워집니다. 당시 사람들은 아이히만의 '절대 악' 속성에 궁금해 하며 재판을 지켜보고 저자 한나 아렌트도 그것에 대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유대인 학살의 책임자였던 재판에 참관하였습니다. 사실 그의 책임소재에 대한 부분은 약간 엇갈리는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그것이 아닙니다. 아렌트는 인간 '아이히만'은 어떻게 잔인무도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나?에 대해 문제를 집중합니다. 
여기서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나오는데 실제로 아이히만은 잔인한 장면을 보기도 싫어하고 이상주의자적인 성격에 때로는 자신이 판단을 하는것을 귀찮아하고 나치에 가입도 자의로 한것이 아니며 그에 대한 책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더 재밌는것은 심지어 아이히만은 높은 위치에 있는 유대인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기도 하고 그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대인을 증오하지도 않았다는 말이지요. 악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범한 아이히만의 모습에 저자는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악의 평범성'
아이히만이라는 사람은 아렌트가 볼 때 세가지가 모자랐다고 합니다. 말의 무능력, 사고의 무능력,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의 무능력.쉽게 말해 그냥 주어진 일을 잘 하는 공무원일 뿐이었다는 것이겠죠.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생각하는 악인의 이미지와는 어쩐지 거리가 멉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에 가장 잘 적응한 사람의 이미지와 매우 가깝기도 하지요. 사회에 순응하고 사회가 주는 메세지를 비판없이 수용하는 것이 이 사람이 한 것입니다. 따라서 악의 평범성. 우리 주위에 너무나도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그 평범성이 오히려 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이 결론이 매우 마음에 안드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악은 악으로 존재할 때 자신의 정의도 바로 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글이 세계 각지의 유대인들에게 심한 거부 반응을 일으켰지요. 특히 아이히만이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일것이라고 그래서 영혼 자체가 악의로 가득 찬 괴물과도 같은 인물일꺼라고 생각했답니다. 또한 이렇게 되면 아이히만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이야기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것은 아니지요. 그들이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일을 하지 않은것은 아니니까.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깨달아야하는 것은 악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것입니다. 심지어 우리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그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의심하지 않으며 비판하지 않는다면 또 한번 오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당시 독일 국민이 사악하지도 나쁘지도 않았다는 말입니다. 다만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이 부족했기 때문이지요.제가 hahahw님에게 하고 싶은 말도 그것입니다. 지금 국민이라고 특별히 나을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모든 국민은 악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그것이 현재라고 과거보다 나을 것은 없다는 말입니다. 
과거보다 문맹률이 낮고 대학 진학률이 높고 경제가 발전한다고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경계하나요?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 말로 19세기 과학만능주의의 재래라고 생각합니다. 19세기엽 인간의 지식이 대폭 증가하면서 인간이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세계는 제국주의 팽창과 세계전쟁이라는 결론을 내지 않았던가요?오만했던거지요.어찌보면 역사는 반복입니다. 과거에 지금과 같은 현상이 없었을까요?조금의 발전은 있었겠죠. 하지만 정말 조금입니다. 인간이 과거에 지나치게 낫다는 자신감은 또 한번 '악의 평범성'의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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