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구미보, 바닥 가라앉고 틈 벌어져
경북 상주보에 누수현상이 발생한 데에 이어 이번에는 구미보도 바닥 일부가 침하되고 콘크리트 구조물의 이음부가 벌어진 사실이 드러나, 4대강사업 속도전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불거지는 양상이다.
대구경북녹색연합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월 15일 보 개방행사를 마친 낙동강 구미보의 콘크리트 구조물 이음새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 밝혀졌다"며 "이는 구미보의 부실설계 의혹과 함께 4대강사업으로 건설된 보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 해평면에 건설된 낙동강 30공구의 구미보 수문 좌측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의 이음새가 크게 갈라져 있는 것이 26일 발견됐다. 보 중앙부에 설치돼 있는 2개의 수문 양측에서 하류 방향으로 만들어진 2개의 콘크리트 구조물 가운데 좌측에서 이같은 균열이 발견된 것으로, 균열은 10월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균열은 7m 높이의 조형물 아래쪽에선 2㎝가량 벌어져 있으나 위쪽은 10㎝가량 벌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균열이 수문 앞 강바닥의 침식과 침하에서 초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와 댐 등의 수문 아래 강바닥에는 흘러나오는 강물의 에너지를 상쇄하기 위한 설계와 시공이 필요하나 설계 단계에서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경우 구조물 아래의 강바닥이 침식 또는 침하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같은 추정은 현재 진행 중인 수문 앞 바닥보강공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구미보의 수문 앞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100여 미터 구간에 임시 물막이를 설치하고 강바닥에 보강공사를 진행 중에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수문 앞 강바닥에 설치했던 돌망태(매트리스 개비온)가 침식·유실되어 지난 10월말부터 보강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설계과정에서부터 보를 통과하는 물흐름의 에너지를 충분히 감안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증거다.
시공사측은 "구조물 이음새 균열이 보 개방행사 이후 수문 앞 강바닥 보강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녹색연합이 지난 10월 25일 촬영한 사진에는 이미 이음새가 벌어지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에는 아직 수문 앞 강바닥 보강공사가 이루어지기 전이다. 따라서 공사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 녹색연합 주장이다.
녹색연합은 "이번 사건은 4대강사업의 보 건설이 강물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영향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한 부실설계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며 "강바닥 침하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을 경우, 보 구조물의 전반적인 안전 위협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며 보 붕괴를 우려했다.
녹색연합은 이어 "최근 상주보 누수현상과 더불어 이번 구미보 사건은 4대강사업의 부실공사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년 내 완공이라는 속도전에 쫓겨 설계, 시공을 급하게 실시한 국책사업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거대한 양의 물을 담수하고 있는 4대강의 16개 보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것은 예측하기 힘든 큰 피해를 가져오는 재앙이 될 것"며 16개 보에 대한 전면적 정밀진단을 촉구했다.
현재 구미보는 지난달 15일 보 완공 행사후 다음날인 16일 다시 일반인의 접근을 봉쇄하고 보강공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