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원님, 님이 원하시는 쇄신이 이런건가요 [바람부는언덕님 글]
새누리당과 대한민국의 보수세력에게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위원장(이하 박근혜)은 어떤 존재일까?
그녀는 마치 야구로 이야기 하자면 9회말 2사 만루의 절체 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마운드에 오른 클로져, 그것도 초특급 클로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보수 (엄밀히 말하면, 친일수구보수세력)의 입장에서는
박근혜의 등장은 위기의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리고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박근혜가 누구이던가.
20004년 탄핵역풍의 위기를 천막당사라는 희대의 앵벌이 눈물쇼로 괴멸 직전의
당시 한나라당을 기사회생시켜준 당사자가 아닌가. 게다가 박근혜의 아버지는
다름 아닌 박정희. 특정 지역과 특정 세대에게서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시대의 아이콘.
그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는 정치계의 거물 중의 거물이 바로 박근혜다.
박근혜가 이명박 정권의 각종 부정 부퍠 비리와 한나라당 내의 각종 악재들을 딛고
침몰 직전의 한나라당을 수습하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수순, 한나라당엔
이것 말곤 뾰족한 수가 없었다.
박근혜의 조기 등판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 말들이 많았었는데, 어쨌든 당안팍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등장한 박근혜로 인해 한나라당에는 한줄기 서광이 비치는 것 같은 희망의 분위기가 잠시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희망은 다시 실망으로 기대는 낙담으로 이어졌다. 당내 쇄신을 책임지고
발족한 비대위는 역주행을 하기 시작했고, 쇄신의 대상과 주체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갔다.
이름도 바꾸고, 새로운 인물들로 인적쇄신을 하고, 당의 정강정책들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좌클릭하기도 하고, 부정부패정당의 이미지로 낙인찍혀 있는 한나라당의 흔적을
지우려고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그 결과에 대한 당내와 지지층의 평가는 냉정했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치고, 그토록 주안점을 두었던 당내 인적 쇄신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급기야 박근혜에 대한 기대로 출발한 비대위 체제는 실망과 냉소 속에 방향을 잃고 표류중이다.
박근혜가 새누리당의 비대위위원장으로서 줄기차게 시도하려는 것이 바로 과거와의 단절과 쇄신이다.
과거와의 단절이든 쇄신이든 아무래도 좋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고 뼈를 깍는 쇄신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서 정치집단으로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이 말이 국민들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가려면 먼저 무엇을 위한 단절이고, 무엇을 위한 쇄신인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방법들을 제시해야 한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벌이고 있는 쇄신을 진실되고 통렬한 자기반성을 거친 진심 어린 행위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 박근혜 위원장은 쇄신의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어야 함을 잊고 있는 것 같다.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학원, 전두환에게 받았다는 청와대 금고 속 6억원,
부산일보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선 왜 침묵하고 있는 것인가?
과거 노태우 정권은 집권 이후 줄기차게 전두환 정권과의 차별화를 주장했지만 역사는 노태우 정권을
5공 세력의 연장선에서 평가한다. 즉, 5공 군부세력의 연장일 뿐이라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현 이명박 정권과의 차별화를 위해, 구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한다고 한들 국민에게 각인된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이명박과 박근혜의 이미지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알아야 한다.
결국 본질이 변하지 않는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말하는 과거와의 단절과 쇄신은 결국 국민을 기만하는 쇼일 뿐이다.
더 이상 국민은 악어의 눈물과도 같은 기만 쇼를 보고 싶지도 않고, 들러리를 서기도 싫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를 원한다면 그동안의 잘못들을 진정성 있게
사죄하고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한 점 남김없이 밝히고 넘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