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민주사회원로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갖고 야권연대 협상을 결렬시킨 민주당과 진보당을 비판하고 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야권연대 협상 결렬에 사회원로 인사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야권연대 실현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
이날 비상시국회의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재승 전 변협회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함세웅 신부, 이기명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 정연주 전KBS 사장 등 시민사회단체 원로와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해 시민사회계의 야권연대 실현에 대한 열망을 짐작하게 했다.
비상시국회의 사회를 맡은 성해용 목사는 야권연대 협상 결렬에 대해 "정권 교체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국민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죽음을 바탕으로 이 상황까지 왔는데도 국민의 여망인 단일화 결렬에 누구의 잘못을 막론하고 몽둥이로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총선압승, 정권교체를 열망해 왔던 시민들에게 두 야당은 뼈아픈 좌절을 안겨주었다"며 "야권연대 없이도 제1당이 될 수 있다는 오만한 착각이 민주통합당을 자멸로 인도하고 있다. 통합진보당도 야권연대에 헌신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두 당을 비판했다.
백낙청 교수는 "민주당의 작태가 참으로 한심하다. 야권에서 압도적으로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비판하며 "야권연대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로 실망을 하고 있는데 경륜이 모자라면 열정이라도 있고, 용기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없지 않나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통합진보당이 20석을 확보해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보겠다는 염원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라며 "이것은 너무 작은 욕심이라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은 2013년 이후에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총선을 이기는 것이다. 초점이 거기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종렬 상임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민주당은 제 허벅지 살을 도려내서 공양하는 자세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17대 국회처럼 되서는 안 된다.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단독 과반수가 되면 좋은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거세되는 것이다. 반드시 진보정당과 함께 가서 과반수를 확보해야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노한다. 이 분노가 분발로 갈지 절망으로 갈지는 우리가 이 자리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 우리 민중의 소리를 정확히 전해주고 마음의 매질도 분명히 하자. 그래서 국민으로 하여금 더 이상 실망하고 좌절하지 않도록 하자"고 참가자들에게 촉구했다.
이자리에 모인 인사들은 "서로 책임을 떠밀며 야권연대가 좌초하면 공멸한다. 후보단일화를 실현하는 것은 지금 시기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역사적 책무"라며 △야권연대 공식 합의될 때까지 모든 공천 절차를 잠정 중단할 것 △시민사회 중재에 즉각 응할 것 △협상 시한을 정하고 합의 결렬 시 시민사회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비상시국회의 자리에서는 각 당사를 점거 농성하자는 강경 발언이 주류를 이뤄 야권연대 협상 결렬에 대한 시민사회계의 좌절감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한 참가자는 "수많은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부터 제주강정마을까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촛불 켜들고 전경에게 쫒기고, 물대포 맞고, 닭장차에 실려 가고, 재판받고, 벌금 물고하면서도 끈질기게 이명박 정권의 독재에 저항을 했던 것은 당신들을 국회로 들여보내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하였음임을 뼈저리게 깨닫기 바란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비상시국회의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1시 국회에서 민주당 홍영표 대표 비서실장을 만나 단일화를 촉구하고 결의문을 전달 하였다.
이자리에서 홍영표 비서실장은 조직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정확치도 않은 여론조사 결과로 당선 유력후보 출마 당위성과 단일화에 따른 해당지역 민주당 후보들을 사퇴시키는 어려움만을 토로하여 민주당 후보들이 대의 명분을 위한 희생정신은 찾아 볼 수없는 분위기 였다.
시국대회를 주도한 집행부는 29일부터 민주당과 진보당 당사에서 단일화 촉구 농성에 돌입하기로 결정하고, 오는 3월 1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야권연대 실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도 개최하기로 하였다.
야권연대 협상 결렬에 따른 시민사회계의 양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와 야권연대 실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민주당과 진보당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28일자 경향신문도 광고한 비상시국대회 결의문이다.
공천을 중단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시작하라! 야권연대
총선압승과 정권교체, 이대로 물 건너가는 것인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양당 간의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되었다. 민주진보 야권의 연대와 단결을 통해 총선압승 정권교체를 열망해왔던 시민들에게 두 야당은 뼈아픈 좌절을 안겨주었다. 또다시 이름만 바꾼 새누리당 치하에서 지긋지긋한 5년을 보내야 한단 말인가? 두 야당은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민주통합당 오만, 도를 넘었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비판이 차고 넘친다. 80만이 참여한 대표최고위원 경선의 흥행이 그렇게 흥에 겨웠나? 정당혁신, 공천혁명 운운 하더니 새누리당 만도 못한 개혁, 도로민주당 공천으로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야권연대 없이도 제1당이 될 수 있다는 오만한 착각이 민주통합당을 자멸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새누리당 재집권의 악몽이 끔직해서이지, 결코 당신들이 잘해서 지지하는 것 아니다. 자만하지 마라, 오판하지 마라!
통합진보당, 야권연대에 헌신하는 자세 부족하다
통합진보당의 책임도 작지 않다. 협상의 깊은 속내야 알 길 없지만, 전체적인 승리를 우선하기보다 자당의 입장만을 앞세우는 전략으로 어찌 원만한 협상이 되겠는가? 지금과 같은 지지율의 현격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선압승과 정권교체를 위해 더욱더 헌신하는 길뿐이다. 자칫 야권연대 깨고 자당의 후보들을 전부 내세우겠다는 태도는 시민들의 냉소와 외면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야권연대에 통 큰 자세로 임하라, 더 큰 지지를 얻기 위해 헌신하라!
야권연대 협상 다시 시작하라! 단일후보를 내놓아라!
서로 책임 떠밀며 야권연대 좌초하면 야권전체 공멸한다. 민주진보를 열망하는 시민들조차 두 당에 등 돌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민주진보 야권연대, 후보단일화를 시렿ㄴ하는 것은 두 당이 누누이 공언해왔던 바이며, 지금시기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역사적 책무이다. 공천을 중단하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당장 야권연대 협상을 재개하라! 서로 양보하고 희생해서 민주진보 시민들이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단일후보를 내놓아라! 만약 이러한 시민사회의 경고와 제언을 무시하고 끝까지 야권연대를 거부한다면 그 정당과 후보들에 대해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의 요구>
1. 야권연대가 공식 합의될 때까지 양당은 모든 공천 절차를 잠정 중단하라!
2. 양당만의 협상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양당은 시민사회 중재에 즉각 응하라!
3. 협상에 시한을 정하고 그 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시민사회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할 것을 약속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