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검찰이 오히려 증거물 파기 요구했다더라"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검찰이 오히려 먼저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물 파기를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청와대로부터 들었다고 주장,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MB비리특위가 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청와대 최종석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의 1심과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위증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녹취록을 추가공개했다. 그는 녹취록에서 검찰의 공직윤리지원관실 압수수색 이틀 전인 2010년 7월 7일 청와대에서 최종석 행정관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상세히 전했다.
장 전 주무관은 "지금 최종석한테 전화를 하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했죠.(중략)그러니까 최종석이 저를 올라오라고 그랬어요. 청와대 앞으로 오라고(중략). 올라갔더니 거기서 하는 말은 컴퓨터 1팀 꺼하고 진경락 과장 꺼를 다 강물에 갖다 버리든지, 그냥 다 부숴서 버리든지 없애버리나는 거예요"라고 전했다.
그는 이에 "'이렇게 하면 검사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나 같아도 가만 안있겠다. 국민들이 뭐라 하겠냐. 세상천지에 이건 말도 안된다, 못하겠습니다' 했더니, 최종석이 하는 얘기가 '지금 민정수석실하고 다 상의가 되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검찰에서 오히려 요구한 사항이다, 무덤까지 가져가고 너만 알고 있어라, 검찰이 요구한 거고 민정수석실하고 얘기 다 됐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검찰 조사과정과 1심과 항소심 재판진행 중에도 자신에게 현대자동차, 은행협회 등의 취업을 약속하는 등 최 행정관의 은폐회유가 계속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1심 재판진행 과정에 "최종석하고 만났을 때 그 때도 말씀드렸지만 저기 현대자동차 부사장 아는데, 오늘 당장 만나자 그러면 내가 니한테 확인시켜줄게, 내가 니 앞으로 살아갈 길에 대해서 확인을 시켜줄 게 만날래? 됐다고, 제가 필요없다고 됐다고 그랬죠"라고 말했다.
그는 항소심 재판과정에도 "(최 행정관이) 좀 괜찮은 직책으로 가면 되지 않겠냐, 연봉도 괜찮고 한 데로. 근데 공공기관도 너무 표시 안나는, 협회같은 그런 데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때 나온 얘기는 은행연합회하고 00000연합회인가? 그런 쪽으로 가는게 좋겠다, 그렇게 얘기를 했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2년이 지난 시점에 이같은 청와대 개입 사실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선 "집에 있다 보면 딸들이 이제 초등학교, 작은 딸이 올 해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이놈들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얘들이 커서 이걸 본다면 내가 살 수 있느냐"라고 밝혔다.
유재만 변호사는 장 전 주무관의 진술과 관련, "여러 정황상 볼 때 진술 자체가 팩트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너무나 강하다"며 "상식적으로 과거 장 주무관이나, 진경락 과장의 진술은 축소된 진술이었다. 이제 한 사람의 진술에 의해 모든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장 전 주무관의 진술은 남으로부터 들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들은 진술이라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고 앞으로도 이를 보강하는 진술 내용이 굉장히 많다"며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은폐 주도에 대한 진상을 밝히지 않는다면 검찰과 청와대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영선 MB비리특위 위원장은 "장 전 주무관의 녹취록은 다섯 시간 이상 되는 분량이다. 정리되는대로 앞으로 몇 차례 더 공개할 것"이라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안되면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