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폭파'로 돈 버는 친일파 후손

가자서 작성일 12.03.07 20: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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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폭파'로 돈 버는 친일파 후손  [토탈커맨더님 편집글]

 

출처 : http://impeter.tistory.com/1780 아이엠피터님 글입니다.

 

■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제주도민이 아닌 토건족을 위한 사업.

처음 참여정부는 제주해군기지를 '민항 위주에 해군 기항지'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민군복합 관광 미항'으로 바뀌어버립니다.

미항을 통해서 제주 관광 수입 증대를 하기 위해서는 15만톤 규모 크루즈 선박이 와야 하는데, 조사해보니 설계상 15만톤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이 들어 오지도 못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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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크루즈 입출항 절차를 설명하는 모습 출처:이시아뉴스통신

 

제주해군기지에 크루즈 입출항이 가능한가 조사했던 기술검증위원회는 15만톤 크루즈 선박의 입출항이 사실상 어렵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해군은 자체 시뮬레이션에서는 가능했다고 우기면서 '설마 그렇게 큰 배가 오겠느냐'고 엉뚱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총 사업비 1조771억 원이 투입되는 거대 사업인데, 크루즈가 오지 않는다면 사실 제주도 입장에서는 처음 취지와 다르게 오로지 해군기지 역할만 하는 군항이 되어버립니다.

그렇다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이런 사업에서 혜택을 버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삼성물산,대림산업과 같은 건설사입니다.

저는 제주해군기지를 조사하면 할수록 거대 국책사업 뒤에 있는 토건족의 실체에 놀라곤 합니다. 이번 제주해군기지 건설에서 구럼비 바위가 있는 해안가의 제주해군기지 2공구를 맡은 건설사는 대림산업입니다. 그런데 이 '대림산업'을 조사하면서 어떻게 '대림산업'이 1조가 넘는 제주해군기지에 참여할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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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이 시공하는 구럼비 해안포함 제주해군기지2공구 조감도 출처:대림산업

 

■ 친일파로 시작하여 독재자 모시기로 성공한 기업 '대림산업'

'대림기업'의 창업자 이재준의 부친은 이규응입니다. 이규응은 일제강점기에 경기도 시흥군 남면 면장을 지냈습니다. 면장출신을 친일파로 보느냐에는 엇갈린 시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규정된 친일파는 아니더라도, 일제강점기 면장은 친일파로 분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저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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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옥 주천면장이 일제시대 면장의 사진을 떼어 낸 자리에 걸려있는

'일제시대 면장 존영(액자) 내리기 안내문'을 가리키고 있다.출처:진안신문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강제징역,학도병,위안부,공물 수탈 등의 실질업무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일제강점기 면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면장을 인정하지 않는 면사무소들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일제강점기 면장을 인정하고 그들을 당당히 자랑스러운 면장으로 말하는 면사무소가 많은 이유는 일제강점기 면장들이 대부분 지역유지이거나 그 후손들 또한 지역 사람들이 무시할 수 없었던 재산가들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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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5년8월23일자 조선총독부관보에 실린 면장 휘장,당시 면장 휘장은 총독부 문양인

'오칠동'의 윤곽을 따서 만들었으며 이 휘장은 권력의 상징이었다. 출처:이순우

 

대림산업 창업자의 부친인 이규응은 남면 면장을 거쳐 서울에서 한일정미소를 운영합니다. 이규응은 차남이었던 이재준을 사업가로 키우려고 '한일정미소'에서 일하게 했고, 이재준은 정미소에서 일하다가 1939년 부평역 앞에 목재와 건설자재를 다루는 '부림상회'를 시작합니다.

이재준의 '부림상회'는 원목을 개발하면서 성장했고, 광복 이후에는 군정청으로부터 원목을 값싸게 인수해 교실을 짓는 목재를 만들어 팔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1947년 토건업에 진출했는데, 한국전쟁 중에는 피난민 수용소, 군 시설 건설 등을 도맡아 짓기도 했습니다.

면장출신 아버지의 친일로 도움을 받았다고 후손을 무조건 나쁘게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대림산업은 미군정시절에 미군으로 원목을 불하받으며 성장했고 (당시 군정청으로 불하받는 일은 뇌물과 인맥을 통한 불공정한 거래가 태반) 한국전쟁 때는 오히려 각종 건설을 통해 엄청난 이득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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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림산업이 건설한 청남대와 전두환의 청남대 휴가 모습

 

대림산업은 1984년 전두환이 대청댐을 보면서 '여기에 별장 하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말 한마디에 시작한 청남대 별장 공사에서 22억 원짜리(당시 시가) 본관 건물을 지어서 기부(?)합니다. 이렇게 전두환 정권에서 기부(?)를 잘했던 '대림산업'은 총 공사비 1700억원짜리 '평화의 댐' 건설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1987년 대림산업은 해외건설 경기의 불황으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그때 '호남에틸렌'을 흡수 합병하여 불황을 타개하려고 했는데, 사실 호남에틸렌은 자본금이 대림산업보다 훨씬 많아 문제가 됐습니다. 그러자 주주총회에서 80% 감자(減資)합병이 통과되면서 9백억원 자본금 중 720억원을 장부상에서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자본금이 적었던 대림이 호남에틸렌을 흡수하는데 아주 유리하도록 재무부가 특혜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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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공사현장에서 환경운동가들을 탄압한 대림산업을 규탄하는 시위 출처:환경운동연합

 

대림산업은 1958년 청계천 복구건설, 청계고가,경부고속도로,소양강댐 건설,용산특별구역 재개발사업,4대강 사업 등 굵직한 국책사업에 대부분 참여한 기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권력자들에 어떤 로비를 했는지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림산업 마포재건축 비리…6억 뇌물쏟아 수백억 이득 (2005년 한겨레)
'1000억대 입찰비리' 대림산업 임원 구속? (2012년 서울신문)
檢, ′용인경전철 비리 의혹′ 대림산업 등 압수수색 (2012년 노컷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과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대선자금까지 '대림산업'이 권력자들에게 돈을 준 까닭은 무엇일까요? 바로 정부 발주공사와 같은 거대한 이권 사업을 노리고 속칭 '베팅'했던 것입니다.

'대림산업'이 일제강점기 면장의 후손이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친일에 대한 반성 없이, 그들은 시절이 변하고 권력자가 등장할 때마다 그들에게 정치헌금을 헌납하면서 성장했고, 그것이 지금 '대림산업' 부의 원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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