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개콘바] 투표율 70% 넘으면 이외수는 삭발.. [이영애님 편집글]
투표율 70% 넘으면 이외수는 삭발, 김제동은?김제동·YB·뜨거운감자... 24일 '개념찬 콘서트 바람' 부산 공연
이상한 출연자와 이상한 관객들이었다. 투표하자며 전국 공연을 시작한 가수들과 한 술 더 떠 한 손에는 야광봉, 다른 한 손에는 엿을 든 관객들. 이들이 이렇게 모인 데에는 몇 가지 바람이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유권자들의 바람을 담은 소망의 '바람'이다. 두 번째는 바람직한 세상을 의미하는 '바람'이다. 세 번째는 투표장으로 불어야 할 투표 '바람'이다.
만약 여기에 24일 부산공연의 경우를 추가하자면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도 포함된다. 야외 공연의 최대의 변수인 날씨는 이 날도 훼방꾼이 되었다. 새벽까지 비가 내린 탓에 수은주가 바짝 내려갔다. 특히 낙동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공연장 외부의 육중한 철제 펜스가 바람에 넘어지기도 했다. 칼바람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쓰라고 배운 건가 보다.
하지만 매서운 날씨도 관객들의 열기는 막진 못했다. 23일 김해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개념찬 콘서트 바람' 부산공연. 공연을 앞둔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 제2운동장의 가설무대로 4000여 명의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일찌감치 와서 줄을 선 관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틈으로 인터넷 밀리터리 동호회 '밀갤닷컴' 회원들이 엿을 나눠줬다. "가카께 빅엿을 먹여주세요"라는 외침에 준비해온 막대엿 1000개가 금세 바닥을 보였다. 야광봉과 막대엿을 든 관객들 양손의 궁합이 묘하게 어울려 보였다.
"투표율 70% 넘기면 김제동 한 달 안에 결혼시키겠다"
▲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한 메인토크에서 한 팬이 준비해온 문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민규 김제동
7시를 약간 넘겨 뜨거운감자의 무대로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봄바람 따라간 여인> <고백> <생각> <좌절금지> 등 그들의 대표곡이 부산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인디밴드 안녕바다는 <별 빛이 내린다> <악마> <바보버스>를 열정적으로 불러 관객들의 체감온도을 한껏 높여 놓았다. 이어 여성듀오 옥상달빛이 <수고했어> <오늘도> <하드코어 인생아> <없는 게 메리트>를 달콤한 목소리와 선율로 전했다.
메인토크 무대에서는 김제동의 재치 있는 입담이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김제동은 "정치가 더러운 것이 아니라, 더러운 사람들이 정치를 할 때 정치가 더러워지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이 투표"라며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이어진 영상 토크에서는 대담자로 나선 성공회대 탁현민 교수가 이외수 작가에게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이외수 선생님은 뭘 거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작가는 "머리 깎을 용의있습니다, 스포츠 머리 정도로 짧게 깎을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탁 교수는 "제가 선생님 머리를 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재빠르게 받아챘다.
듣고 있던 김제동의 매니저는 "70%를 넘기면 김제동을 한 달 안에 꼭 결혼시키겠습니다"라고 말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12월까지 30개 도시 투어... 서울에선 '후불제' 공연
▲ 부산 사상에 출마하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예비후보와 북·강서을에 출마하는 민주통합당 문성근 예비후보가 '개념찬 콘서트 바람-부산' 공연을 찾았다.ⓒ 정민규 문재인
이어진 밴드 엑시즈의 무대는 관객들을 더 이상 앉혀두지 않았다. 일어서서 한 뼘쯤 뛰며 박수를 치는 관객들의 신명은 YB가 그대로 이어받았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YB의 공연은 국내 최정상 밴드의 위엄을 입증시켜주기 충분했다.
공연 초 입술을 파르르 떨며 "바람이 너무 차네요"를 외치던 윤도현의 말이 어리광으로 들렸다. 막상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과 YB 모두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앙코르 공연까지 쉼 없이 달리며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개념 가득한 공연을 표방한 '개념찬 콘서트 바람'은 재미 또한 그득 차 있었다. 해야 하는 공연이 아니라 하고 싶은 공연을 하니 가수나 관객이나 신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리고 거기엔 내심 삭발을 바라고 있을 이외수 작가의 바람과 더 좋은 미래를 바라는 김제동의 바람이 담겨 있다. 그리고 손끝 아리게 불어오는 칼바람을 이겨낸 손으로 투표 도장을 움켜쥘 생각을 하는 관객들의 바람도 담겨 있다.
이들의 바람이 미풍을 넘어 태풍이 될지는 앞으로 이어지는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만나보면 될 듯하다. 이어질 30일 창원(창원 실내체육관)과 31일 대구(경북대 대강당) 공연은 다행히 실내공연이니 부산 같은 칼바람은 면할 듯 싶다. 거기다 4월 7일 서울광장에서의 공연은 '선착순 입장-후불제' 공연이라는 매력적 조건까지 내걸었다. '개념찬 콘서트 바람'은 4·11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12월까지 전국 30여개 도시 순회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 밴드 YB의 보컬 윤도현이 마지막 공연에서 기타 연주를 선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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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젊은이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우리는 희망이 있습니다.
더러운 자본의 비열한 주구들은 더이상 설자리가 없게 해야 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