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비난한 <조선일보> 대량살포 파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를 비난하면서 <조선일보> 출신 후보를 우회적으로 홍보하는 7일자 <조선일보>가 인천 지역에 대량 살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인천 부평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7일 <조선일보> 부평지국장이 새벽 4시부터 부평 일대 아파트 현관과 우편함에 7일자 <조선일보>를 수백에서 수천부 무료 살포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실제로 부평 지역 아파트 현관 입구에 놓인 <조선일보> 앞에는 "이 신문은 오늘 하루만 주민 여러분께 홍보용으로 드리는 신문입니다"라며 "부디 지나치지 마시고 가져가셔서 인천지역쪽에 기사를 읽어 봐 주세요. 고맙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문제의 1면에는 <한국정치가 창피하다>는 제목아래 김용민 후보와 그를 공천한 민주당을 원색 비판하는 기사가 실려있었다.
또한 꼭 읽어달라고 한 인천지역 면에는 <김연광 “洪, 친일파 손자"… 홍영표 "막판 네거티브">라는 제목으로, 새누리당 김연광 후보가 제기한 민주당 홍영표 후보의 조부 관련 기사가 실려 있었다. 김 후보는 <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조선일보> 300부를 증거물로 압수하고 부평지국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에 있다. 부평지국장은 "압수된 300부만 무료로 배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의 <조선일보>는 부평 아파트 일대 뿐 아니라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던 인천 문학구장에도 대량 살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8일 <부평신문>에 따르면, SK와 KIA 개막전에 2만7천600명의 관객이 몰리면서 표가 매진된 문학구장에 7일자 <조선일보> 수천부가 무료로 배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7일 트위터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역에서 <조선일보> 찌라시를 뿌리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개막 특집이라고 무료로 돌리면서 대문 기사는 김용민 후보 사진 올리고 비방중"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야구경기를 보러온 박정풍(36)씨도 <부평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람객 상다수가 <조선일보> 신문을 깔고 있거나, 야구 중간 중간에 보고 있다"며 "조선일보가 왜 개막전에 신문을 무료로 배포할까요. 야권단일후보인 김용민의 발언을 1면에 배치해 그 의도가 불순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선거법(95조)은 후보자의 당락이나 특정 정당에 유리 또는 불리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 등 간행물을 통상방법 외의 방법으로 배부·살포·게시·첩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인천지역 아파트 단지, 문학경기장을 비롯해 각 지역에 배포된 이 신문은 야당에 불리한 편파적인 기사로 도배된 신문"이라며 "새누리당 김연광 후보는 조선일보에서 20여 년 근무했고 <월간 조선> 편집장까지 지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일보 기자출신이 출마한 지역에, 신문배포 전날 조선일보기자가 찾아와 기사를 쓰고, 조선일보가 이를 게재하고, 조선일보 부평지국장이 신문을 배포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민주당은 조선일보의 선거개입을 강력히 항의하며, 필요한 법적 조치를 모두 취할 것"이라고 법적대응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