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검찰의 잘못이 아닙니다....

가자서 작성일 12.06.14 18: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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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찰의 잘못이 아닙니다....  [바람부는언덕님 글]

 

 

당연한 결과입니다. 정말 눈꼽만큼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대한민국의 검찰을 움직이는 힘은 검찰 개개인의 소신이나 사회적 정의감에서 발아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임명권을 가진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그리고 그 위 맨 윗분의 의지와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이니까요. 검찰은 그저 도구일 뿐입니다. 정치권력의 입김에 따라, 그 저주받을 손길을 따라 언제든 수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무력한 권력의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수사 시작 전에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 모르는 국민 있었습니까? 설마 순진하게도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검찰이 땅에 떨어진 이 나라의 사법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납득할 만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거야, 라고 예상하고 계셨던 것은 아니겠지요?

 

알고 보면 검찰의 입장도 난감하기만 합니다....

자신들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어떤 조롱과 지탄을 받고 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정의감과 소명감에 불타는 검찰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참 검사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조직체계입니다. 검찰내에서 항명을 한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십니까? 항명은 곧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나아가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들도 거대 정치권력의 외압과 유무형의 강제 속에 살아가야 함을 뜻합니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김종익씨가 BBK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로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사찰을 받아온 사실이 MBC PD수첩을 통해 방송된 이후부터 입니다. BBK동영상이 무엇이길래 김씨가 정부로부터 사찰을 받고 회사의 자료들을 강제로 회수당하며, 그의 회사에 하청을 주던 국민은행을 통해 김씨의 대표이사 사임과 주식처분을 강요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김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부의 사찰과 수사로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여러분이 검찰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선택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하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따라 인간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의 모습도 달리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보편적으로 인간의 내면에 있는 선함과 악함의 양면성 중 어느쪽이 더 강하게 발휘될 수 있느냐를 환경이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 사회의 공기가 정의를 추구하고 공정함을 지향하며 부정비리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면 이를 감독하고 집행하는 검찰조직도 당연히 사회의 흐름을 따를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어디 검찰뿐이겠습니까? 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집단과 구성원들이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작동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병행되어 질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어떻습니까? 인간의 내면속에 있는 선함을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을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사회적 리더들이 오히려 앞 다투어 부정 부패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고 부정부패에 대한 죄값을 치루기는 커녕 자신들이 가진 권력과 가용할 수 있는 온갖 수단을 이용해서 교모하게 빠져나가는 일쑤입니다. 이를 목도하는 대다수 선량한 서민들과  미래의 우리 사회를 짊어질 아이들에게서 우리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하는 거지요. 이 사회에 나쁜 공기를 양산하는 제2, 제3의 세력들을 우리 사회가 길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오히려 이런 환경을 만들고 있는 이명박 정권, 아니 이명박 대통령을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보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이 분에게는 많은 것들이 결여 혹은 결핍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에게는 불행인 것이지요.....

 

청와대와 검찰의 합작품인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가 결국 몸통규명을 하지 않은 채 종결되었나 봅니다....

원래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지요. 지금의 검찰 시스템하에서는 검찰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개헌을 통해 검찰기능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없다면 검찰은 영원히 정권의 하수인, 정권의 시녀, 정권의 충견으로 밖에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나저나 이 와중에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뻔뻔함과 숟가락 얹기는 여전하네요. 정말 점잖게 글을 쓰려고 하는 필자의 속을 후벼파고 있습니다. 비단 저뿐이겠습니까,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시쳇말로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지요....

검찰의 2차 수사 결과가 발표 후 청와대의 논평은 달랑 두 줄입니다, 그것도 대단히 성의없이 서면으로 말입니다....

다음은 청와대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사실상 최초의 공식 반응입니다.

감개무량합니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직권 남용 등에 청와대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관련됐다는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심정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각별히 노력하겠다."

 

이와 함께 언론사에는 청와대의 입장을 잘 헤아려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하네요. 뭘 그리 걱정하는 지 모르겠네요. 언론 방송에서 알아서 잘 해주고 있잖아요? 청와대는 하지 않아도 될 걱정 왜 이리 하나 모르겠습니다. 청와대,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언론 방송은 6개월 남은 임기 동안은 언제나 청와대의 편이니까요....

새누리당도 청와대에 못지 않습니다. 입법제안이라며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총선 전 제안해놓은 민간인사찰 방지법을 슬그머니 내어 놓은 꼼수 보십시오. 정말 이런 쪽으로는 따라갈래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자들인 것은 분명합니다. 염치며 양심은 두었다가 어디에 쓰려는지 참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의 주인공은 역시 우리의 이명박 대통령인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긴 합니다. 주인공은 주인공인데 도무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주인공입니다. 아마도 대통령께서는 이 상황극을 마임으로 판단하고 계신 듯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다른 사안들에 대해서도 계속 지금의 마음가짐을 유지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차라리 아무 말씀 없으신 것이 국민들 보기에는 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꼭 그리해 주십시요......

 

 

 

PS.....

가끔 난독증이 있으신 분들이 있어서...

제목과 내용을 보시고 혹 검찰 잘못없다는 뜻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분은 없으시겠지요?

대한민국 검찰은 이미 오래 전에 죽었습니다. 사망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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