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금태섭, "아, 창피해서 고개 못들겠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변호사(45)가 13일 검찰의 부실한 불법사찰 재수사 발표와 관련, "아 검사 괜히 그만 뒀다. 계속 있다가 이 사건 수사할 걸. 창피해서 고개를 못들겠다"고 검찰을 강력 질타했다.
법무법인 지평지성의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트위터에 "검찰이 최소한의 자존심이 있다면 다른 건 몰라도 권력이 국민 뒷조사한 건 진상을 밝혀줘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근무했던 모든 선, 후배 검사들에게 묻고 싶다"며 "범죄(불법사찰)로 기소당한 피고인에게 친하지도 않은 다른 공무원 여러명이 수천 수백만원을 가져다줬는데, 그 경위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사찰피해자인 김종익씨는 탈탈 털어서 정말 눈꼽만한 것까지 기소했으면서, 법질서 근간을 파괴했다고 할 수 있는 사찰관계자나 은폐혐의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나"라며 "최소한의 형평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꾸짖기도 했다.
그는 또한 "그리고 다른 걸 다 떠나서도 최소한 2010년도에 이인규가 불법사찰의 책임자인 것처럼 부실수사를 한 점에 대해서는 검찰이 반성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라며 자성하지 않는 검찰을 질타하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그 부분만 수사해서 기소하는 걸로 할 일을 다 했다고 말 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설사 검찰 수사 결과가 전부라고 해도, 어떻게 이 정도 사안에서 대통령이 사과 한마디 없는지, 그리고 국회에서 탄핵 발의가 없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이 대통령 탄핵까지 주장했다.
대법원 격분 "감히 대법원장을 사찰하다니"
대법원은 13일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시절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동향파악 대상자에 포함돼 있었다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직 대법원장이 그 재임 중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동향파악 대상자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어서 놀라움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대법원은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는 사법부의 독립을 위협하는 행위이고, 법치국가에서 결코 있어선 안 되는 일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MB정부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검찰에 따르면, 불법사찰 500건 중에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도 포함돼 있다. 이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 재직중이던 2009년 2월의 일로 목록과 제목만 있고 내용은 없었다고 검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