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확 뚫리는 대작 나온다~!!!!!!!!!!!!!!!!!! [군면제똥누리당님 편집글]
한혜진씨가 지난 13일 낮 충남 논산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영화 <26년> 촬영을 하는 도중 밝게 웃고 있다.
영화 ‘26년’ 배우 한혜진
초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26년>? 무슨 영화래유?” 궁금한 표정으로 버스터미널을 오가는 시민들과 긴장한 채 ‘오케이’ 사인을 기다리는 출연자들이 뒤섞였다. 인파 속에서 파란색 트레이닝복 차림에 파란색 야구 모자를 눌러쓴 배우 한혜진(31)이 군복을 입은 배우 진구(32) 옆을 스쳐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은 심미진(한혜진)과 곽진배(진구)의 우연한 첫 마주침이다. 같은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반복해서 찍는 동안 빗줄기가 멎었다. 사람들 얼굴에 묻어 있던 빗자국도 말랐다. 지난 13일 영화 <26년>(감독 조근현) 촬영 현장인 충남 논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혜진씨를 만났다. 한씨는 “심미진이 든 총이 국민들의 심장에 울림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6년>은 5·18 때 계엄군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학살 책임자인 전직 대통령을 습격한다는 내용의 영화다. 만화가 강풀씨의 웹툰이 원작이다. 한혜진·진구 외에 이경영·배수빈·임슬옹씨 등이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합심한다. 한씨는 야무진 말투로 “걱정할 작품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옆에 있던 배우 진구가 본인이 ‘그 사람’의 집에 무작정 쳐들어가려는 영화 초반 장면을 말하며 “걱정할 만도 해”라고 하자, 그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아니야, 걱정 안해도 돼.”
한씨는 지난 6월 <26년> 제작이 재개되고 진구가 출연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아, 이거 하고 싶은데”란 생각이 “운명처럼 들었다”고 했다. 방송 토크쇼 <힐링 캠프>를 진행하면서 다음 출연작을 고민하던 때였다. “나도 할 수 있는데… 왜 나한텐 연락이 안 오지? 기다렸어요.” 거짓말처럼 다음날 소속사에서 ‘한번 읽어보라’며 <26년> 시나리오를 보냈다. “단숨에 읽었어요.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제가 한다고 하면 할 수 있는 거예요?’ 여쭤봤죠. ‘배우가 하고 싶으면 하게 해야죠’ 하시더라고요. 그다음은 순식간이었어요. 3일 만에 모든 게 결정됐지요.”
자신은 일찌감치 결정을 내렸지만 영화사로 향하는 순간까지 주변에선 “괜찮겠느냐”는 우려를 보였다. “배우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는 것뿐인데” 어려운 일을 ‘결심’한 것처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오히려 “의아했다”고 한다. “걱정되는 건 전혀 없어요. 실제 역사인데 뭐가 문제예요?” 사람들이 걱정해주는 이유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최근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고 그 사건의 주요 인물이 아직 살아 있으니까 그런 것이겠지요.”
영화 제작은 순탄치 않았다. 2006년 제작사 ‘청어람’에서 원작 만화의 판권을 산 이후 2008년 캐스팅까지 마친 상황에서 투자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제작이 중단됐다. 지난 3월에는 소셜 펀딩으로 영화를 준비하려고 했지만 목표액 1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다시 어렵게 제작비를 모아 7월에 마침내 첫 촬영을 시작했다. 원작의 시점이자 영화 속 시점인 2006년에 맞춘 제목 <26년> 말고는 감독도, 배우도 바뀌었다. 곡절이 많았다.
한씨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공부부터 했다”고 밝혔다. “5·18 관련 다큐들과 사진들을 봤어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내가 연기자로 사는 동안 손에 꼽을 정도로 보람 있는 작품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 심미진은 사격선수 출신의 저격수다. ‘그 사람’의 사죄를 바라는 다른 이들과 달리 “‘그 사람’은 사죄할 사람이 아니”라며 냉정히 총을 겨누는 역이다. 한씨는 “(심미진의 총으로) ‘사람들을 깨워야지’ 그런 생각을 했다”고 쑥스러운 듯 웃으며 털어놓았다. “5·18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저부터 그랬거든요. 내가 하는 배역이 사람들을 깨울 수 있다면, 그래서 피해자와 유족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품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동안 가난한 젊은 과부나 미혼모 같은 상처 안은 약자를 연기한 그에게 80년 광주의 사람들 역시 고통을 함께 이해하며 나누고 싶은 이들이다. “영화에서 사격을 하는데, 총소리가 어마어마하게 크더라고요. 제가 쏘면서도 총소리에 놀랐는데 그때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총을) 맞을 수도 있다는 공포나 맞은 순간의 공포가 얼마나 컸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힐링캠프>에서 생각 깊은 눈으로 출연자의 말을 들어주는 한씨는 <26년>으로도 누군가를 ‘힐링’(치유)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희생당한 분들과 가족들이 ‘사람들이 알고 있구나, 우리가 그냥 잊혀져 가는 역사가 아니구나’ 하고 알게 되셨으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속 그의 총구가 향하는 ‘그 사람’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글쎄요, 가엽지 않아요?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부정하고, 잘못들을 모르고 있다면 가장 가여운 게 아닐까 싶어요.”
얼굴도 이뿐데 개념도 차있다니...
오늘부터 팬이다~!!
살인마가 떵떵거리고 사는 나라가 재대로된 나라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