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읽어보실 만 합니다.
단, 미국 환경에서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좀 가려가며 보셔야 합니다.
그 쪽의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그들이 얘기하는 프레임이란 것이
한국과 똑같이 대입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것은 한국에서 작동하는 프레임이라는 놈을
우리 개개인이 찾아보도록 하는 데 있어 기점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일단 크게 열 두 가지 덫을 피하라네요.
----프레임전쟁, 죠지 레이코프, 창비, 2007 20p~28p 발췌
1. 이슈의 덫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진보주의자들은 결코 어떤 일련의 이념들로 묶이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이념을 갖고 있으며, 다른 이슈에 관심을 갖는다. 그렇지만 사실 진보주의자들은 가치들의 층위에서 정말로 동의하며, 진보주의의 단결을 위한 현실적인 토대도 있다. 진보주의 가치들은 여러 이슈에 두루 적용된다. 진보주의 원리나 논증형식도 마찬가지다. 이슈가 무엇이든지 보수주의자들은 보수적 사고를 주장한다. 진보주의자들은, 논증을 고립시키고 전체적인 진보주의 비전을 정의하는 가치와 원리로부터 우리를 떨어뜨려놓는, 이슈창고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2. 여론조사의 덫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여론조사를 맹목적으로 따른다. 지도자의 임무는 선도하는 것이지 뒤따르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대중의 믿음과 달리, 여론조사 자체는 정확한 경험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여론조사는 흔히 부적절한 질문 구성의 정확성만큼만 정확하다. 진정한 지도자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를 알아내기 위해 여론조사를 이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사람들을 새로운 입장으로 유도한다.
3. 상세목록의 덫
진보주의자들은 사람들이 프로그램과 정책의 목록에 근거하여 투표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사실 사람들은 가치와 인간관계, 진정성, 신뢰, 정체성을 바탕으로 투표한다.
4. 합리주의의 덫
이성은 완전히 의식적이고 축자적이며 (객관적 세계에 직접 적용되며), 논리적이고, 보편적이며, 비감정적이라는 진부한 - 그리고 거짓인 - 이론이 있다. 지금까지 인지과학은 이러한 가정 하나하나가 다 거짓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가정으로 인해 진보주의자들은 다른 덫에 걸린다. 즉 확고한 사실이 유권자들을 설득할 것이고, '이성적인'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사리와 이슈를 위해 투표하며,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는 것이 그 프레임을 반대하는 논증을 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가정하는 덫에 걸리는 것이다.
5. '어떤 프레임 구성도 필요없다'는 덫
진보주의자들은 흔히 '진실은 프레임에 넣을 필요가 없고, 사실은 스스로 말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프레임 - 세계가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해 깊숙히 자리잡은 심적구조 - 을 사용하여 사실을 이해한다. 프레임은 우리의 뇌속에 있으며, 우리의 상식을 정의한다. 프레임을 활성화하지 않고서는 사고활동도 의사소통 활동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느 프레임이 활성화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진리를 진리로써 지각시키기 위해서는 프레임에 적절하게 넣어야 한다. 사실은 맥락을 필요로 한다.
6. '정책은 가치'의 덫
진보주의자들은 정책을 가치와 완전히 혼동한다. 가치는 감정이입, 책임, 공평성, 자유, 정의 등과 같은 윤리적 개념이다. 비록 정책이 가치에 근거하거나 근거해야 하지만, 정책 그 자체는 결코 가치가 아니다. 따라서 사회보장과 건강보험은 가치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과 공익, 공평성, 평등의 가치를 반영하고 부호화하는 정책이다.
7. 중심주의의 덫 (옮긴이 주 : 이 서적은 '중도'를 '중심'으로 번역. 읽을 때 참고하시기 바람)
이념적인 중도가 존재한다는 일반적인 믿음이 있다. 즉 이슈와 완전히 동일한 입장을 지니면서, 이슈를 두고 자기 고유의 일관된 이념 (라벨 신화) 을 갖거나 좌에서 우로 정렬하거나 (선형 신화) 주류를 형성하는 (주류 신화) 유권자들의 거대한 집단이 있다. 사실상 이른바 중도는 실제로 이중개념주의자들, 즉, 삶의 어떤 측면에서는 보수고 다른 측면에서는 진보적인 사람들로 구성된다. 스스로 보수주의자라 칭하는 유권자들은 흔히 삶의 여러 중요한 영역에서 상당히 진보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흔히 체계적이며 방대한 진보적 정체성으로 인해 우리는 이들을 '부분적으로 진보적인 이중개념주의자' 라고 칭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잘못된 이념 때문에 많은 진보주의자들은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믿었다. 사실 이것은 역효과를 낸다. 오른쪽으로 이동함으로서 진보주의자들은 실제로 우파의 가치를 활성화하고 자신들 고유의 가치를 포기하고 만다. 또한 이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지지자를 소외시킨다.
8. '오해'의 덫
너무 많은 진보주의자들이 보수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 특히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반대로 투표하는 사람들을 정말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진보주의자들은 우리가 그러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경제적 진실을 말해야 하고, 그러면 그들이 투표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보수적으로 투표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며, 우리는 그 이유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 포퓰리즘은 본성상 경제적이 아니라 문화적이다. 보수적 포퓰리스트들은 자신들이 단지 평범하고 도덕적이며 올바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인데, 자신들을 무시하는 엘리트적 진보주의자들에게 억압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진보주의자들이 부도덕한 정치적 올바름을 자신들에게 강요하려 한다고 보며, 그점에 대해 분노한다.
진보주의자들은 또한 보수주의 의제를 오해하여 보수주의 지도자들을 무능하고 아주 어리석다고 묘사한다. 이것은 보수주의의 목표를 진보적 가치를 통해서 조망한데서 비롯된다. 보수주의의 목표를 보수적 가치를 통해 바라보면 통찰력이 생기며, 보수주의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유능한지가 잘 드러난다.
9. 반응의 덫
우리는 지금까지 대체로 보수주의자들이 정치적 논쟁의 프레임을 구성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보수주의자들은 정책 입안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자신들의 이념을 대중에게 제시하고 있다. 진보주의자로서 반응할 때, 우리는 보수주의 프레임의 가치를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그래서 우리의 메세지는 전달되지 않으며,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이념을 강화하기까지 한다. 우리 고유의 가치를 우리 고유의 언어로 제시하기 위해서 진보주의자들은 앞으로 내다보는 일련의 정책과 의사소통기법을 필요로 한다. 전략회의실과 진실단은 프레임을 변화시켜야 하며, 보수주의 프레임을 강화시켜서는 안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 진보주의 지도자들은 어떤 당파에서도 벗어나 계속되는 장기적이고 조직적인 전국 캠페인에서 단결하여 - 오늘날의 구체적 이슈가 무엇이든지 날마다, 주마다, 해마다 - 진보주의의 가치를 대중에게 정직하게 전달해야 한다.
10. 정보 조작의 덫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거나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것은 현명한 대중 조작과 매력적인 슬로건 - 이른바 우리의 표층프레임 구성 - 의 문제라고 믿는다. 표층 프레임은 심층 프레임 - 가장 깊은 신념과 정치적 원리 - 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심층과 표층 두 층위에서 모두 정직하게 사용된다면 프레임구성은 진실을 가시화하고 우리의 가치를 명백히 드러내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반면 여론조작은 진실을 숨기는, 표층적 언어 프레임의 부정직한 사용이다. 그리고 슬로건이 효과를 미칠 수 있으려면, 먼저 진보주의 가치와 원리들 - 심층 프레임 - 이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슬로건 만으로는 아무것도 달성할 수 없다. 보수주의 슬로건이 성공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수십년 동안 자신들의 심층프레임을 전달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11. 정책 담론의 덫
진보주의자들은 자신의 정견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시종일관 전문용어나 관료적 해결책을 사용한다. 그것보다 진보주의자들은 유권자들의 공통관심사 - 예를 들어, 정책이 어떻게 당신의 딸을 대학에 보내도록 해줄 것인가, 또는 정책이 어떻게 당신의 창업을 가능케 할 것인가 - 의 측면에서 정견을 발표해야 한다.
12. 책임 전가의 덫
우리의 문제를 언론매체와 보수주의자의 거짓말 탓으로 돌리기는 쉽다. 실제로 보수주의 지도자들은 꾸준히 거짓말을 해왔으며, 오웰식의 언어를 사용하여 진실을 왜곡해왔다. 정말로 언론매체는 무책임하게 보수주의 프레임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일을 거의 통제하지 못한다. 단지 우리의 의사소통 방식만을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단순히 거짓말을 진실로 수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사람들이 진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의 도덕적 시각에서 프레임을 다시 짜야 한다. 우리의 심층 프레임을 대중의 담론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이와 같이 프레임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만일 미국 전역에서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정직하게, 효과적으로, 꾸준히 진보적 비전을 표현한다면, 언론매체가 우리의 프레임을 채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옮긴이 주 :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좀 더 읽어봐야 진의를 알겠으나, 겉으로만 봐서는 저자가 순진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