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한화그룹 유통사업부문인 갤러리아백화점 경기 수원점이 정기 휴무일에 우수고객(VIP)만 초청해서 영업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백화점이 정기휴무일에 문을 열고 영업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러리아 측이 VIP고객을 선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며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자 일반 고객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갤러리아 측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VIP 마케팅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19일 갤러리아백화점 경기 수원점 화장품 코너를 찾은 고객들이 직원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기환 기자19일 오전 11시쯤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은 정문을 비롯해 모든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백화점 뒤편으로 고급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주차타워로 들어갔다. VIP 고객들은 주차장과 연결된 후문을 통해 매장 안으로 속속 들어갔다.
고객들이 안내 데스크에 “갤러리아가…정성껏 준비한 특별한 자리로 모십니다”라고 적힌 초대장을 보여주자 식사권과 10% 할인권(5장), 경품 응모권, 커피 무료 시음권과 교환해줬다. 백화점 측은 이날 지하 1층부터 지상 9층까지 전 매장을 평소와 같이 환하게 조명을 켠 채 손님을 맞았다. 각 매장에는 평소 볼 수 없는 각종 음료와 과일이 마련됐고, 제품을 사면 최고 20%까지 할인해줬다.
4층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증정하는 ‘다트 게임’ 행사가 진행됐고, 9층 식당가에서는 무료 와인 서비스가 벌어졌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두차례 진행된 ‘VIP 초청 행사’에는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갤러리아백화점 한 관계자는 “상위 20%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최근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을 높이려고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휴무일에 영업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객 이모(51)씨는 “백화점이 쉬는 날 VIP들을 초청해 다양한 행사를 벌여 이색적”이라며 “평소보다 쇼핑도 여유롭게 하고, 식사를 비롯해 각종 서비스를 받아 기분이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화점이 계층을 구분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마케팅으로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시민의모임 윤명 정책국장은 “(갤러리아)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은 당연히 모두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정기휴무일에 VIP 고객들만 따로 불러서 영업하는 것은 고객을 차별화하겠다는 것으로 기업가 정신을 망각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주부 김모(42)씨는 “갤러리아백화점의 이 같은 차별적인 영업행위는 이해하기 어렵다. 백화점 이용 안 하기 운동이라도 벌여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