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선거를 앞둔 후보자라면 더욱 그렇겠죠.
쟁점이 되는 어떤 사안에는 사람들의 이권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데, 여기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면 반대편 사람들의 표는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표를 얻으려는 후보는 그런 쟁점사안들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을 교묘하게 얼버무려 말하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재인 후보도 그렇고, 특히 박근혜 후보는 답변을 듣고 나서도 도대체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지 잘 와닿지가 않죠. 말을 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표가 떨어져나가는 걸 방지하는 화술이 탁월한 겁니다.
오늘 이정희 후보의 발언을 들으면서 이런 점이 두사람과 더욱 대조되어 느껴졌는데요, 스스로 밝혔듯이, 이후보는 당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고, 따라서 표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거침없이 밝힐 수 있었죠. 그 동안 표를 잃지 않으려는 애매모호한 얘기만 들으며 답답함을 느꼈는데, 이정희 후보의 발언은 제 생각과의 일치여부를 떠나 참 통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정희 후보의 이번 경우는 특별한 케이스니까 별개로 하더라도, 올바른 정치가라면 표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아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이러이러하게 되고 나한테는 어떤 영향이 있겠다." 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정희 후보의 발언을 듣고 나면 적어도 국민들은 이정희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될지 말아야 할지 각자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는 겁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 정치가들은 결국 당선이 목표인 정치꾼에 불과합니다. 뽑아주는 사람들도 저 사람이 뭘 어떻게 할지 확실히 모르면서 뽑아주는 겁니다. 이건 사기죠. 물건을 확실히 보여주고 사라고 해야지, 물건을 천으로 가려놓고 고르라고 하는거랑 마찬가지입니다.
아무튼, 박근혜 후보는 이런점에서도 저에겐 낙제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