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여성 대통령, 하지만 내 가슴이 아픈 이유...

뽄야 작성일 12.12.20 01: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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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10년간 최고의 투표율을 보여준,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한 선거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는 모든 네거티브를 겨우겨우 물리치고 힘겹게나마 승리했습니다.

아니, 100만표 차이니 생각보다 수월한 승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와.... 그리고 여기 계신 짱공 분들은 이 선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 가, 가장 중요시 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그러한 선거였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축하한다고 진심으로 말하고 싶지만...

왜 나의 이 가슴은 먹먹할 뿐일까요?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제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 물리적으로 당장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일도 오늘과 같은 평범한 날들을 보내면 되는 아무 힘도 없는 서민에 불과한 내가!

왜 자꾸 고개가 숙여지는 것일까요?

여기서부턴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대한민국 초대 정부, 이승만 정권은 실패한 정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첫 단추를 잘못 끼었기 때문입니다.

일제 치하 36년. 그 피 마르는 암흑기 시절.

힘없는 국민들을 위하기보다 제 한 몸의 영달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라를 판 친일파들이 있었습니다.

정신나간 일본에게서 독립했을 때, 국민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친일파들은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겁먹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역사가 제대로 된 역사라면 반드시 이 친일파들을 청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야 대한 민국은 제대로 된 토대 위에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친일파를 청산해야 경제가 더 발전하고 더 민주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승만은 그들을 처벌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들을 적극 기용하여 나라의 운영을 맡겼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독재와 친일파들의 부정부패로 얼룩지게 되었고

4.19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대한민국의 암운의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사 쿠데타.

이것은 명백히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는, 군홧발로 짓밟은, 역사에 역행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에 적극적으로 충성한 친일파였으며

민주주의 정치가 아닌 독재정치를 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가 아무리 대단한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 할지라도 (프레이저 보고서 내용을 무시한다는 예외가 깔리지만)

그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왜냐고요?

그는 친일파였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친일을 안 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

시대가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은

그 모든 부귀영화를 버리고 이 조그마한 나라도 자기 조국이라며

만주에서 덧없이 죽어간 독립 열사 분들 앞에 부끄러워서라도 해서는 안 되는 변명입니다.

힘 없는 국민들 뒤에 숨어서 우리도 같은 처지였다 외쳐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역사에도 상식이 통한다면

나라를 위해 죽어간 독립 운동가들의 후손은 그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자기 한 몸의 영달을 위해 일제에 적극 협조한 후손은 그것에 자신의 책임이 없을 지언정

그것을 부끄러워 해야 하고 이를 반성하고 속죄해야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는다면,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역사도 반복되고 잘못된 역사도 반복됩니다.

역사에서 배우지 않는 민족은 발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박근혜 후보님은 대통령 후보로 나와서는 안 되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도리어 아버지가 역사 앞에 저지른 죄를 대신 속죄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머리 깎고 백담사로 들어가라는 그런 가혹한 말은 전혀 아닙니다.

그저 제가 후보님께 바란 속죄의 모습이란

아무런 권력없이 평범한 민중들 속에서 살아가시는 것이었습니다.

출근길 빽빽한 콩나물 시루 같은 지옥철에서 낑낑대며 직장을 다니다가

멋진 남자분 만나서 내 살덩이 같은 자식들 낳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월급은 그대로인데 월세, 전세는 다달이 오르는 이 가혹한 현실에 한숨도 쉬어보고

시장 한복판에서 콩나물 값 오백원으로 상인과 실랑이도 벌여보고

그 고생 끝에 내 힘으로 내 집 마련해서 가족들과 기념으로 삼겹살 파티도 여는,

그런 삶을 사시면서 이 나라 국민들의, 서민들의 애환의 삶을 피부로 느끼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속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권력을 잡아서 나라를 경영하시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 뜻이 아무리 거룩할 지라도 저는 그것을 주제 넘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속죄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말씀 속에는 자신의 행동은 결코 역사의 귀감이 될 만한 일은 아니었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후손들이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속 뜻이 있었지 않겠습니까?

박근혜 후보님이 20대에 양친을 모두 잃는, 정말로 불행한 일을 겪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권층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이 스스로 권력을 포기하고 우리 서민들의 삶으로 들어오셨을 때

비로서 역사의 수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고

후손들이 이를 보고 배우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후보님께서는 이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셨고 결국 승리하셨습니다.

이것은 국민의 승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역사의 승리일까, 자문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승만 독재정권 아래서 친일파들이 득세하고 독립군 후계자들이 만주에서 가난으로 신음할 때

역사의 첫 단추는 잘못 끼어졌습니다.

그리고 첫 여성 대통령, 부녀 대통령이 대한 민국에 탄생한 오늘.

대한 민국은 또 하나의 잘못 된 단추를 끼운 것은 아닐까

이 나라 역사와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이 거대한 역사의 기로 앞에서 잘못된 역사의 선례를 남기는 천추의 한이 되지 않을지,

나는 그것이 너무나 두려워 떨리는 손으로 소주를 따라봅니다.

제발, 이것이 역사에 부끄러운 선택이 되지 않았기를.

우리의 선택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기를.

박근혜 후보님, 아니 대통령님.

엎드려 부탁드리건대 우리 국민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우리 국민들이 무지하고 몽매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앞으로 태어날 내 아기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물려주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울 것입니다.

이 나라를, 이 대한민국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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