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민주당과 문재인 비판 시작해본다. (1부)

토니몬타나 작성일 12.12.20 04: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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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장문의 글이니까 귀찮으신 분들은 그냥 읽지마시구요.

편의상 반말로 글을 작성하니 이 역시 거슬리는 분들은 그냥 이해해주세요 ㅋ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고, 제가 체력이 병쉰이라 지치네요.일단 3부 정도로

나누어서 올리겠습니다. (그만큼 제가 민주당에 하고싶은 말이 많았고 ㅋㅋㅋ)





대선은 끝났고, 승자는 승리를 만끽하는거고,

패자는 말이 없이 치열한 자기 반성을 할 뿐이다.

이건 인류 역사의 진리임 ㅋㅋㅋㅋ


근데 정치권의 특성상 정치정당들은 치열한 자기 반성을 잘 못한다.

당파와 계파에 자기 이득이 걸려있기 때문에 쉽게 정리가 안되기 때문.

또한 일부 지지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정당을 신봉하는 극단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건 모든 당이 갖는 공통사항)


그 동안은 대선 기간이었고, 본인은 그 후보가 내놓은 정책과 

그 후보의 소양을 기준으로 삼아 박근혜를 열심히 비판해왔다.

내 아이디로 정경사 게시판을 검색하면 장문의 박근혜 비판글을

읽으실 수 있으실 거임. 이제 대선도 끝났으니 패자인 문재인

지지자들과 문재인, 그리고 민주당은 통렬한 자기 반성을 해야한다.

민주당 개네들이 안하면 또 어떻나 ㅋㅋ 이 게시판에 상주하는

진보지지자 분들이 이걸 읽고 공감해주고 서로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면

그게 또 반성을 통한 성장이지 ㅋㅋ


비록 이 글을 문재인이나 민주당 정치인들이 읽을 일은 없겠으나

언제는 그런거 신경쓰고 썼나, 그냥 이 게시판에 상주하는 진보성향

지지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 개인의 민주당과 문재인 비판을

주절이고 싶었다. 어차피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이 이기든 지든

쓰려고 했던 글이었고.


내가 쓴 박근헤 비판글에서도 나와 있듯이, 박근혜라는 개인은

대통령으로서는 커녕 정치인으로서도 설득력을 갖기 어려울 정도로

부족한 소양을 지닌 사람이다. 아버지가 박정희가 아니었다면, 

절대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했겠지. 하지만 국민들은 박근혜를

선택했고, 이건 전적으로 박근혜가 뛰어나서라기 보다는 문재인과

민주당이 바보짓을 너무 많이 해서이다. 박근혜는 그간 몇몇 보수 평론가들의

언급처럼, 보수정당 역대 최악의 후보였다. 그럼에도 문재인은 졌다.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제부터 그 원인을 하나씩 찾아보자.



1. 시대정신의 부재, 전략의 부재


안철수와 문재인의 단일화 토론. 그 토론에서 안철수는 문재인에게

묻는다.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뭡니까?"

그러자 문재인은 답한다. "경제민주화와 복지요"


이건 틀린답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시대정신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렇다면 뭐가 시대정신일까?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의 국민대통합? 물론 이건 수단이 아닌 가치목적이란

점에서 답에 가까우나 그 역시 정답은 아니다. 박근혜가 외치는 국민대통합은

말 그대로 "통합"을 의미한다. 한 뜻으로 국민들의 뜻이 모아지는 것. 

이건 30-40여년 전의 시대정신이지 2012년의 시대정신은 아니다.

2012년의 시대정신은 한가지 말로 표현되기는 어려우나 대충 늘어놓자면

다양화, 세분화 된 가치의 수평적 공존이다. 언뜻 보면 통합이란 말과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이건 한가지의 뜻으로 모아지는게 아니라

다른건 다른데로 각자의 뜻을 지닌 가치들이 동등하게 표현되고 존중받는

것이다. 이 안에 표현의 자유, 개인의 존중, 사안의 토론과 같은 경제적, 문화적

선진사회의 키워드들이 다 담겨있다. (와 선진사회 ㄷㄷㄷ 쓰고보니 손발 오글 ㅋㅋㅋ)


이것들이 시대정신이고, 이것들을 이루기위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필요한 것이다. 현재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정치인이라면 이것을 자신의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인생 과정과 철학으로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안철수가 돌연 돌풍을 일으키며 이번 대선의

핫이슈가 된 것도 그냥 젊은애들이 철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안철수 그 자신이 그 시대정신에 가장 민감한 젊은 세대들에게 그 정신을

어필할 수 있는 존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건 정서적 본능이나 마찬가지인

반응이어서, 자신의 생각보다 먼저 정서적 친밀감과 선망으로 바라보게 된다.

반대로 과거 시대정신인 통합의 가치, 합일의 가치 속에서 살아왔던

50-60대 어르신들이나 또는 그런 가치를 중요하다 여기는 보수성향 지지자들이라면

보수정당이 내세우는 후보 또는 박정희의 유지를 이어받은 (혹은 받은 것 같은 ㅋ)

박근혜에게 정서적 본능으로 친밀감이나 선망을 느끼게 되겠지. 

원래 다 그런거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만일 그러한 다양한 가치의 공존이 시대정신이라면

어떻게 지금 시대에 박근혜가 당선이 되었을까? 여기서 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선거 전략의 차이를 지적하고 싶었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기존에 내세우던 경제개발론으로는 더 이상

시대정신에 어필하지 못함을 알았다. 왜냐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철수 바람을 탄 박원순을 이기지 못했으니까! 새누리당 (당시 한나라당)은

이때부터 위기감을 알아차리고 자신들의 변신을 꾀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박근혜를 전면에 등장시키는 총선 타이밍에 부합하도록.


새누리당은 기존의 경제개발론으로는 기존 보수지지층의 지지는 얻을 수 있으나

중도층의 지지를 더 이상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새누리당이 정말

대단한 점은, 자신들의 위기상황을 누구보다 빨리 캐치한다는 점이다. 만일

이때 타이밍에 위기감을 깨닫지 못하거나, 깨달았다 하더라도 변화에 게을렀다면

411 총선은 야권에 패배했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새누리당은 박근혜가 

대동하고 등장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의해 빠르고 능동적으로 변신한다.

김종인, 이준석 같은 시대적 요구사항에 어울리는 새로운 인물들과

새로운 당 이름, 새로운 컬러로 아예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자신들을

코스프레 한 것이다. 이로서 이명박 정권과 선 긋기에 성공하고 자신들의

변신에 성공한 새누리당은, 진보진영의 복지 공약마저 차용하여 중도층에게

자신들이 구태한 낡은 세력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정치세력임을 강조했다.

박근혜가 지닌 본래의 강력한 지지율에 중도층을 공략한 시대정신에 부합한

마케팅까지, 이를 통해 411 총선에서 새눌당은 야권연대에 근소한 승리를 거둔다.


그럼 이 때, 민주당은 뭘했냐?

애네들은 야권연대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마디로 집결 시간이 늦었다.

상대가 자신들의 복지프레임과 새정치세력 컨셉까지 흡수하고 있는 그 시간에

이 사람들은 어떻게 연대하고 어떻게 구성을 꾸미는지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이 때 야권은 다 방심하고 있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승리에 도취되어, 이제 시대가 자신들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고 착각했고, 2030 투표율이 시대를 뒤흔드는 기준이 되었다고 믿기 시작했다.

시대정신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


여러가지 패배 원인이 있겠지만, 그런 디테일한 원인들은 제쳐두고 

핵심적이고 가장 큰 틀을 이야기하자면, 시대정신의 프레임을 새눌당에게 

빼앗겨 버린 것이다. 박근혜와 새눌당은 이미 발빠른 변화와 대처로

야권의 시대정신 프레임을 반토막 내어 먹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도층의

표심을 분산시킬 수 있었던 거다. 야권의 가장 큰 무기가 구태정치 세력에

대항한 새 정치,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을 교체하자는 것이었는데,

희한하게도 그 프레임을 집권여당인 새눌당이 가져가 버린 것이었다.

이미 확고한 진보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 지지층들은 새눌당을 이명박

정권과 구분되는 세력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것이 기존 보수지지층 + 중도지지층의 표심 결합으로 나타났다. 

결국 야권은 자신들에게 와 있었던 시대정신을 선점당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대신 이번에는 온전하게 박근혜에게 빼앗긴게 아니라

안철수에게 빼앗겨 버렸다. 사실 시대정신의 부합이라는 고유의

매력은 안철수가 독점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은 그걸

빌려온거나 마찬가지였고. 새누리당도 그걸 알기에 총선처럼

중도층 공략을 위한 코스프레로는 안철수를 누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철수를 사퇴시키기 위한 총력을 다했다. 

안철수와 관련된 다운계약서, 교수 임용, 논문 등에 대한

네거티브를 터트리기 시작했고.......... 뭐 물론 그럼에도

안철수는 결국 출마선언을 했지만 ㅋㅋㅋ 

최근 민주당이 네거티브를 터트리네 어쩌네 하지만 어차피

대한민국 정치에서 지지율 뒤지는 쪽이 네거티브 터트리는 건

그냥 전통이다. 물론 이번 민주당의 네거티브는 디테일한

면에서 매우 조잡했지만 ㅋㅋㅋㅋ 그건 이따가 따로 다루기로 하고 ㅋ


어찌되었든 문재인과 민주당은 안철수에게 시대정신의 프레임을 선점당했다.

무엇보다 안철수는 보수쪽의 표까지 빼앗아 올 수 있는 킬러였다. 문재인과

민주당은 엄두도 못내는 일 ㅋㅋㅋ 결국 박근혜와 안철수의 구도 사이에서

문재인은 마땅하게 내세울 무엇이 없었다. 이건 최악의 수로 끝난 단일화에서도

복합적인 악수로 작용했다. 왜냐하면 새눌당과 박근혜는 시대정신 코스프레로

다시 중도층을 공략할 준비를 끝냈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 두가지

화두를 내세워 문재인과 민주당이 내세울 공약과의 차이점을 거의 없애버린 것이다.


상황이 대략 이렇게 되면 눈치 빠른 분들은 다 알것이다.

아, 이번 대선은 중도층 땅따먹기 시합이구나 ㅋㅋㅋㅋㅋㅋ

박근혜 vs 문재인 양자 대결 구도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이미 보수와 진보 지지층은

다른데로 샐 필요도 없이 결집한 상황이었다. 일명 "콘크리트 지지층" 

하늘이 두쪽나고 땅이 갈라져도 절대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는 사람들이

양 진영에 40%대로 각각 갈라져 몰려있었다. 그렇다면 바로 게임은 중도층을 많이

먹는 사람이 이기는거다.


새누리당은 이점을 너무나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특히 박근혜에 대한

지지층의 충성도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기존의 보수적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얼마든지 상대방과 비슷한 정책을 쓸 수 있었고, 경제민주화나

노동구조 변화같은 보수적 철학에 위배되는 공약들을 배치할 수 있었다. 

(이 말은 반대로 말하자면 박근혜는 보수적 관점에서 매우 위배되는 후보였고

박근혜 지지층은 보수 지지층이 아니라 박근혜 빠에 가까웠다는 말이다. 이는

일부 보수논객, 평론가들에게 비판을 불러일으켰지만, 뭐 어때 이기는게 장땡이지)


박근혜와 새누리가 이러고 있을 때 문재인과 민주당은 뭐 하고 있었을까?

애네들은 또 총선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었다. 상황 파악에서 에러를 일으켰다는 말.

여전히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화두에서 맞붙는다면 자신들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2030의 지지율을 이끌어내면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안철수가 도움주면

중도층도 잡을 수 있었을거라고 판단했다. 근데 이게 다 에러였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화두는 이미 두 후보가 너무 남발해서 차이점이 없어져 버렸다.

2030 지지율은 서울지역에서나 유효하지 전국으로 따지면 중장년층과 본전치기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안철수가 밀어준다 한들 한 번 퇴색된 단일화 상황이 중도층을 이끌어오지는 못했다.


그리고 가장 큰 판단미스는, 공약과 정책에서 너무 진보적 프레임에 치우쳐진 나머지

그게 중도층의 표심을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거다. dmz 동계올림픽이라던가, 군복무 단축같은 ......

이건 민주당의 명백한 판단 미스였다. 어차피 모든 진보지지층은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결집해

있었다. 여기서 굳이 치우쳐친 공약을 내밀 필요가 있었을까? 박근혜가 지지층의 보수성향에

관계없이 중도성향을 공략하기 위한 경제민주화, 노동관련 공약을 내놓듯이, 문재인도 결집된

지지층을 믿고 중도층을 공략할 공약을 내놓아야 했다. 


결국 총선때부터 점령당하기 시작했던

시대정신 프레임. 새 정치세력이 구태 정치세력을 물리치고 정권교체를 한다는

이 프레임을 박근혜와 새눌당에게 빼앗긴 이례, 대선에서도 안철수에게 이 부분을

빼앗겨 퇴색되고, 거기다 중도층에게 어필할 이미지마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차지함으로서 결국 진보정당에게 유리한 시대상황을 상대방에게 빼앗겨버린

꼴이 되었다. 이는 명백히 민주당 총선, 대선캠프의 전략의 부재고 시대정신의

부재다. 안일한 방심과 방만한 전략이 부른 패배다. 


- 2부에서 계속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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