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말할 수 있는게 법조항을 인용해서 시비를 가리는게 참 힘들다는 겁니다.
법이란게 넘 방대해고 복잡해서 싸우는 진용에서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을 인용해서 쓰기 참 좋죠.
하지만 법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만든 시간도 길고 만든 사람도 많고 그래서 시간이 지나 이제는 합리적이진 않은 법도
많고 서로 모순 되는 법도 있지요.
그래서 어떤 법은 헌법에 위배 되기도 하고 또 헌재에 제소 되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그 해석에 대해서도
헌재재판관끼리도 엇갈립니다. 판사대장들끼리도 엇갈리는데 우리가 법에 대해 말하면 뭐할까요?
법은 어찌보면 부가적인 걸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헌재재판관들의 가치관과 철학, 인품이 중요한거지요.
혹은 그때의 국민여론이 중요한거지요. 혹은 그 시대의 권력기관의 중립성이 중요한거지요.
결국은 사람이 판단하는 겁니다. 법 역시 사람이 만든거니까요.
그럼 국정원녀 사건도 보편적인 상식에서 보면 쉽습니다. 우리는 일반 시민이고 괴물같은 법을 꼭 해석해야 할
필요가 없는 행복한 사람들이니까요.
일단 논쟁하고 있는 문제중 하나가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냐인데요. 일반적으로 공무적인 부분에서는
중립을 해야 하고 사적인 부분에서는 표현해도 된다라고들 합니다. 공무원 개개인은 한명의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국민들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공적 사적인 부분을 구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그럼 두개의 좋은 예가 있습니다. 정부를 비판한 군장교와 야당비판글을 (적게나마)올린 국정원 여직원 입니다.
군장교는 익명을 포기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정부 정확히는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회사원으로 치면 사장도 아니고
계열사 회장을 욕한거지요. 한마디로 자신의 이득과는 먼 아주 멍청한 짓을 한거지요.
결과는 아시다시피 합법적으로 군사재판을 받았구요. 합법적으로 직무를 박탈당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 합법적으로 이루워진거지요.
국정원녀의 경우는 익명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야당을 비판했습니다. 선거기간이였구요. 자신의 업무시간이였습니다.
야당이라는 곳은 정부를 비판하는 조직입니다. opparty이지요. 말그대로.
결과는 아시다시피 국정원호위아래 탈출했구요. 국정원의 표창원 고소등으로 알 수 있듯이 국정원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정부를 비판한 장교는 합법적으로 처벌을 받았구요. 인생이 완전 망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정부를 비판하는
입장의 있는 야당을 비판한 국정원녀는 국정원의 울타리에서 고소를 하고 결백을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질문 몇가지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공적인 중립을 어겼을까요?
그렇다면 누가 사적인 의사표현의 자유를 박탈당한 걸까요?
힘의 논리에 의해서 혹은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누가 더 순수한 의도로 글을 올린 걸까요?
혹은 누가 나쁜 의도로 올린걸까요?
위 질문은 법이나 판례가 알려주지 않습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스스로 마음속에서 묻고 스스로 대답해야하지요. 그래서 어렵지만 쉬운 겁니다.
법적인 논리에 의해서는 군장교는 처벌을 받고 국정원녀는 무죄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적인 논리에 의해서는 수백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재벌총수는 집행유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적인 논리에 의해서 검은 돈을 받은 누구는 대통령 사면을 받습니다.
이게 다 옳은 일일까요?
일반적 국민은 인터넷 상에서 약자를 욕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가진사람 힘있는 사람들을 욕하지요. 익명으로 하기도 하고
용기있는 사람들은 실명으로 하기도 합니다. 그 중에는 동사무소 직원도 있고 현역군인도 있구요. 그런 사람들이 처벌을
받습니다. 우리가 편들어 주는게 맞지않을까요? 법의 논리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또 다른 예로 정부기관 사람이 특히 정보기관 사람이 정부를 견제하는 기관인 야당을 비방하는 글을 씁니다. 당연히
서릿발같은 눈매로 아주 냉험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그게 결과가 어떻든 일단은 편파적으로 봐도 된다고 봅니다.
왜냐면 그게 약자인 국민 개개인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방법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마지막 질문은
자신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고 있나요? 혹은 어떤 말을 하고 싶은건가요?
자신이 옹호하는 부분은 자신의 민주주의를 잘 표현하는 글인가요? 아님 자신의 진영을 대변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