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남북공동체 : 이서행 외 : 백산서당 : 2008
이 서적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죠.
이 서적에서는 남북간의 관계에서 통일을 위해 통합해야 할 것들을 먼저 여러가지 면들을 유형화 하여 돌아보고 있는데
그 맨 처음이 가치에 대한 통합이 나옵니다.
만약, 갑작스런 통일이 된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위 서적의 관점들을 봤을 때 예상가능한 몇 개의 디테일들을 상상해보고 있습니다.
어차피 북한쪽으로 흡수통일 될 리는 없고, 북한이 우리 쪽에 흡수통일 된다는 것으로 생각해본 바입니다.
가장 먼저 북한민들이 느끼고 사는 것은 패배감입니다. 조선민족 제일주의를 앞세워서 미국과도 대항해오며 살았던 인간들의 가치가 뿌리부터 공격당한 상황이거든요. 그렇다면 바뀐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할 때의 상황은 세 가지인데,
첫번째로는 일제시대때 일제를 찬양하던 놈들이 미국을 찬양하는 놈들로 색깔을 바꾼 것처럼
그렇게 확 태도를 바꾸는 겁니다.
둘째로는 통일한국사회 그 자체를 거부하는 겁니다.
셋째가 거의 대다수일 것인데,
바뀐 상황에 적응하려 애쓰면서도 그 전의 가치관들을 놓지 못하고 무력감과 불만과 패배감을 억누른 채 살아가는 거죠.
특히 집단주의적인 교육에 따라 집단의 지시와 집단의 가치가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북한민들은
남한민들에게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들이 누적되면 북한민들은 자신들끼리의 조합 혹은 집단들을 만들고 자신들의 가치를 계속 이어가려 하겠죠.
이런 집단에 소속되어있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구요.
세번째 영역의 사람들이 기폭제만 있으면 이 쪽 집단으로 계속 갈 수 있습니다.
초점은 이 집단의 성격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인데, 꽤 다양한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흔하게는 노동운동계의 한 줄기로써 형성되거나,
가장 심각하게는 김씨일가에 대한 종교적 성격을 띤 집단까지도 나올 수 있습니다.
마치 박정희 탄신제를 여는 인간들마냥.
여기에 공산주의, 주체사상 이론에 관한 교육전력까지 맞물리면,
과격성향의 시위들은 아마 남한민들의 그것보다 훨씬 더 심화될 겁니다.
크게는 이렇지만, 미시적인 면들로 들어가보면 언어 등의 문제에서도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는 남한민들이 쓰는 생산목표, 업무목적, 팀, 업무플랜 등의 용어를
고지, 고지점령, 돌격대, 전투계획, 섬멸전의 용어로 계속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꾸 사업장들에서 배제되겠죠.
또한 북한민들이 가지고 있는 웃어른 공경의 사상도
사회주의 건설의 주역에 대한 동지적 의미가 크다는 부분들도 서적에서 지적됩니다.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니덜이 그 시절 살아봤냐 그들 아녔음 인터넷 못했어 공론과 묘하게 겹칩니다 -_-)
이말인 즉슨, 동지적 의미가 사라지면 남한보다 더 빨리 웃어른 공경이란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거지요.
이러한 가치관들의 차이가 만약 한꺼번에 들이닥친다고 한다면,
사회의 통합되지 않은 부분에서 오는 불안들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사회의 혼란상은 어느때보다 극심해질 것입니다.
통일 1-2년까지는 당장 그렇게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만, 점점 곪은 것들이 터져나오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거죠.
남한민들은 어떻게 될까요.
당장 통일되면 이 상황을 밖에 나가서 그대로 느껴야 합니다.
직장에서 만난 북한민들은 자신의 자율성과 융통성을 발휘하는 힘이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라
일일이 말을 해줘야 알아듣고 대강 사람을 파악해보면 기회주의자 혹은 사기꾼 혹은 굽실거리는 반노예
혹은 언제라도 기회만 나면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는 과격분자들까지 만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북한민에 대한 남한민들의 차별의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정치적으로 이것을 이용해 먹으려는 자들의 심리가 이 차별의 분위기를 어떻게 이용하게 될까는 일단 차치하고라도,
(가장 심각한 경우에는, 이 불안한 상황을 처리하기 위해 독재를 다시 원하는 분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0-)
이 작은 한 부분만 봐도, 통일이란 것을 하려면 많은 생각과 절차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부분을 숙고하지 않고서는, 모든게 위험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