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나꼼수 수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가자서 작성일 13.04.06 16: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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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나꼼수 수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바람부는언덕님 글]

 

 

지난해 대선 직전인 12월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서울 여의도 국회 건너편에 있는 한 오피스텔을 급습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위한 불법선거운동이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박근혜 후보 명의의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SNS미디어본부장' 직함이 적혀있는 윤정훈 목사의 명함, 'President War Room(대통령 선거 상황실)'이란 푯말, 새누리당의 쇼설네트워크 전략을 담은 문서 등이 발견되었다. 새누리당을 위한 '불법 댓글 알바팀'(십알단)이 운영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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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떠돌던 '십알단'은 정말 존재하고 있었다. 출처 : KBS뉴스 캡쳐>


새누리당은 윤정훈 목사가 주도한 불법선거운동 사실이 중앙선관위에 의해 적발되자 처음에는 '당과는 무관한 일이다'며 선긋기를 시도했다. 그러다가 '민주당과 중앙선관위의 모종의 거래가 있다'고 '중앙선관위의 선거개입 의혹'을 거론하더니 급기야 '선관위가 보도자료를 뿌린 것은 위법이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며 '방귀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마냥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 윤정훈 목사와 새누리당의 연관성


이 팀을 주도한 윤정훈 목사 역시 자신은 새누리당과는 무관한 개인사업자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정훈 목사는 수시로 활동결과를 새누리당 가계부채특별위원장에게 보고했고, 사무실 임차비용은 새누리당 선대위 국정홍보대책위원장이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더해 윤정훈 목사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었고, 새누리당 전북도당 당원을 대상으로는 SNS 교육을 진행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본인의 말처럼 새누리당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만약 그의 주장대로 자신이 새누리당과 관련이 없는 개인사업자일 뿐이고, 새누리당을 위해 개인적으로 사람을 고용· 활동한 것이라면 활동결과를 새누리당에 알릴 필요도 없고 사무실 임차비용 역시 새누리당으로부터 받을 까닭이 없다. 누가 봐도 거짓말로 오리발을 내밀던 그는 결국 공직선거법의 유사기관 설치 등의 위반으로 중앙선관위에 고발당해 지난 1월 24일 법정구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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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카 헌정방송인 <나는 꼼수다>의 멤버들이 위기에 처했다, 출처:구글이미지 검색>


이 사건과 관련 십알단이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지난해 9월 27일 방송된 <나는 꼼수다> 봉주 21회였다. '나꼼수'는 이날 방송에서 '트위터 리트윗 알바 집단'인 '십알단'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거론했고 이들의 주장은 중앙선관위에 의해 '십알단'이 적발됨으로써 사실로 판명이 났다. 


 새누리당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걸까?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해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윤정훈 목사는 '십알단'을 운영하면서 활동내용을 당 가계부채특별위원장(안상수 전 인천시장)에게 수시로 보고했고, 사무실 임차비용은 박근혜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국정홍보대책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에게 받은 것으로 중앙선관위는 발표했다. 불법선거운동에 새누리당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대선 이후 새누리당과 관련된 내용은 사라져 버리고 오직 윤정훈 목사 개인에게만 촛점이 맞추어졌다. 그는 혐의사실이 인정돼 구속되었지만 이후 이 사건은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사건의 전후관계를 들여다 보면 새누리당이 구속된 윤정훈 목사의 불법선거운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명백한데도 말이다. 


■ 주진우 기자의 검찰 출석, 나꼼수 수사 급물살탈 듯


어제(5일) 주진우 기자는 검찰에 출석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기자는 '박근혜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려고 1억5천만원짜리 굿판을 벌였다'고 주장한 원정스님의 인터뷰를 내보냈다가 새누리당으로부터 고발당한 상태였다.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의 해외출국으로 주춤하던 검찰의 '나꼼수' 수사가 이들의 귀국으로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검찰은 이미 대선이 끝난지 하루 만에 <나는 꼼수다>가 제기한 의혹들 중 관련자들이 고소·고발한 사건('나꼼수'가 고소·고발당한 사건만 열가지가 넘는다) 대해 수사에 착수한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사실 '나꼼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는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원정스님의 1억5천만원 굿판', '박근혜 후보의 신천지 연관설', '새누리당의 불법알바부대 의혹과 변희재 연관설'. '박지만씨의 살인사건 연관설' 등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을 방송한 직접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의 검은 치부를 여과없이 방송했던 <나는 꼼수다>가 젊은층의 폭발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으며 정치이슈를 선도해나가는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기도 했다. 특히 무엇보다 그들이 젊은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 항상 골치거리였다. 


■ 새누리당을 대오각성하게 만든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20~40세대에게 취약한 새누리당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직후였는데, 다들 알다시피 이 당시에 '나꼼수'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이 후 새누리당은 SNS의 파괴력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작년 9월 박근혜 후보는 ROTC 정무포럼의(친 새누리당 보수단체) 정례세미나에 참석해서 6분간 축사를 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SNS 현황과 전략'이라는 7분짜리 발표를 듣게 된다.  


'정무포럼 30명의 SNS팀을 주축으로 해서 매해 300만 명에게 노출해 여론 형성을 해나갈 것이다. 매주 정기적인 미팅으로 자료를 준비하고 SNS 활동 이슈를 만들어 가고 있고, 영향력이 큰 일반 논객들과 '새마음포럼'을 공동으로 조직하여 이미 30여 명의 논객들이 활동하고 있다. 9월말 100명, 10월 말 300명을 확보할 예정이다' - ROTC 정무포럼의 'SNS 현황과 전략'의 주요 내용


이 자리에는 박근혜 후보를 비롯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태환 중앙위의장, 이학재 비서실 부실장, 조윤선 대변인, 홍문종 의원, 김성회 전 의원, 그리고 십알단을 윤영했던 윤정훈 목사도 참석했다. 친 새누리당 성향의 보수단체, 그들이 치밀하게 준비한 SNS 현황과 전략, 이 자리에 참석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관계자, 십알단을 통해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벌인 윤정훈 목사까지, 이 퍼즐을 끼워 맞추는 것은 너무나 쉽다. 


■ 새누리의 타겟이 되어버린 나꼼수


'나꼼수'는 이렇듯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게는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자 반드시 사라져야 할 대상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18대 대통령 선거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눈엣가시를 뽑아내는 일이다. 검찰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지 불과 하루 만에 '나꼼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소·고발이 접수된 사안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검찰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그동안 극명하게 갈려왔다. 사안에 따라 '비둘기'와 'KTX'로 나누어 탑승해온 검찰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의 예상치 못한 출국으로 잠시 멈춰있던 검찰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진우 기자가 이번에 검찰에 호출을 받은 사안은 '박근혜 후보의 1억5천만원 굿판'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면 이들을 고발한 새누리당의 타겟이 철저히 '나꼼수'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것은 '나꼼수'가 아니었다. 이 사건은 다른 언론사의 기자가 먼저 보도했고, <나는 꼼수다>는 이 사실을 원정스님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확인했다. 그리고 <나는 꼼수다>의 주진우 기자는 새누리당에게 고발을 당하자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초연스님과의 인터뷰를 녹취했으며 이를 12월 16일 방송했던 것이다. 방송된 녹취록에는 초연스님이 "박근혜 후보가 했던 굿과 같은 수준의 굿을 열 수 있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다른 언론사의 기자와 이 사실을 발설한 초연스님은 문제삼지 않고, 초연스님의 발언을 녹취해 방송한 주진우 기자와 이 이야기를 초연스님에게 전해들었다는 원정스님만 고발했다. 상식적으로라면 이들 모두를 고발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에게는 오직 '나꼼수'만 보였고, '나꼼수'만 걸고 넘어지면 그 뿐인 것이다. 


■ 나꼼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본문에 언급한 것처럼 '나꼼수'는 새누리당의 공공의 적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이미 지난해 대선을 하루 앞둔 12월 18일을 끝으로 방송을 접은 상태다. 이들이 다시 방송 마이크를 잡고 <나는 꼼수다>를 진행할 일은 아마도 다시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게는 반드시 이들을 손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다시는 <나는 꼼수다>와 같은 위험하고, 불온하며, 골치아픈 방송이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까불지 마라"

"가볍게 입 놀리다가는 이렇게 된다"

"쓸데없이 정부비판하지 마라, 가만 안놔두겠다"


아마도 새누리당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의도한대로 검찰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지금 국민은 문재인 후보가 혹여라도 정권을 잡으면 댓글 달기도 무서운 세상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게 민주당이 외치는 새 정치인가?"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직원의 불법선거운동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가 국정원 직원을 불법감금하고 있다고 오히려 물타기하면서 박근혜 후보가 한 말이다. 필자는 이 말을 고스란히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되돌려주고 싶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비판과 감시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는 무서운 세상이 다시 도래하지 않을까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이다. 어쩌면 검찰의 나꼼수 수사는 이를 알리는 신호탄일 지도 모른다. 이것이 우리가 나꼼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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