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멀쩡해 보였던 사람이 갑(甲)의 위치에 서면 폭언·폭행 등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뒤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 있을까.
박진생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폭언·폭행 등을 하는 갑의 심리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가서 눈 흘기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대 조직의 관계에서 갑 쪽 조직에 속한 사람도 개인으로서는 언제나 갑일 수는 없기 때문에 평소 억눌러 왔던 분노를 엉뚱한 곳으로 표출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다른 기업과의 관계에서 갑의 입장인 대기업 임원도 회사 안에서는 상사의 질책에 시달리는 을의 처지일 수 있다. 을의 입장에서 쌓여왔던 스트레스나 화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는 상대에게 표출될 수 있다.
박진생 전문의는 "화(火), 분노는 무의식적인 성격이 강해 사소한 자극으로도 쉽게 폭발한다"며 "이렇게 폭발하면 평소 머리가 좋고 도덕적인 사람이었다 해도 이성적으로 쉽게 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권력을 가진 갑의 심리를 동물의 습성에 빗대 설명했다.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는 동물들은 주변을 경계하느라 시야가 넓어지지만,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捕食者)는 자신이 노리는 먹잇감만 바라보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진다. 사람의 심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곽 교수는 "사람도 권력을 가질수록 자기중심적, 목표지향적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분이 상하는 일이 생겼을 때 그 일과 관련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기보다는 '내 기분이 나쁘다'는 한 가지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 위주로 시야가 좁아져 있기 때문에 거기서 어긋나는 일을 용납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면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짱공유에도 이글 읽고 찔릴사람 꽤있을걸? 한편으로는 불쌍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