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최장집의 만남,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할 수 있을까? [어소뷰둘암님 편집글]
- <뉴스1>에서 발췌 -
안철수, '내일' 연구진 영입작업 가속도 (연합뉴스)
안철수, 최장집 교수 영입… 신당 창당 뜻 (경향신문)
지난 22일,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으로 최장집 교수를 임명했습니다. 일종의 '기지개'를 켠 셈인데요. 갑작스러운 기지개에 양쪽에서 넋놓고 있던 사람들(여야)은 깜짝 놀랐습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놀람'을 생각해 볼 수 있을 텐데요. 첫 번째는 '싱크탱크'는 곧 '신당 창당'의 포석이라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진보정치 학계의 원로인 '최장집'이라는 이름이 갖고 있는 상징성 입니다. 특히 '최장집'과 '안철수'의 만남은 그것으로 '제3의 정당'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최교수는 회견에서 "정당 창당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이미 그 이전부터 "한국 정치는 양당 구조가 기본 틀인데 제3의 정당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바람지하다. 양당제가 잘못 돌아가면 일종의 담합구조가 된다."는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을 가만히 두고볼 여야가 아니죠. 당연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섰습니다.
새누리당의 김상민 의원은 "네트워크가 이뤄지냐 안 이뤄지냐 보다 정말로 이 시대에 필요한 국민의 요청과 필요들을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적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면서 평가절하했고, 같은 당의 홍문종 신임사무총장도 "아이돌이라는 게 인기가 있을 때는 아무도 말릴 수 없지만 물거품처럼 인기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애써 무시했습니다. 민주당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조경태 최고위원은 "때로는 야권이 통합하고 함께 가는 협력의 관계로 가져가야 옳지 않겠냐. 그것이 지금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의 한 모습"이라며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고, 그에 비하면 민주당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최근 최장집 교수의 발언 등을 종합해볼 때, '신당 창당'은 기정사실화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인재 영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지난 18일, 안철수 의원은 광주에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 뜻을 함께할 동반자들이 필요하다. 또 많은 분들의 믿음과 지지도 필요하다"면서 인재 영입의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싱크탱크인 '내일'의 창립으로 이러한 인재 영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내일'에 참여하게 될까요?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세 부류로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합류가 점쳐지는 인사>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김호기 연세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홍종호 서울대 교수
김형기 경북대 교수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는 인사>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
김민전 경희대 교수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정벽석 전 노동부 차관
이상이 제주대 교수
<참여할지 주목되는 인사>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일단, 지난 대선에서 캠프에 소속되어 활동했던 사람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그 바탕에 참신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더 끌어모을 수 있느냐가 될 텐데요. 그런 측면에서는 최장집 교수의 영입은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최장집 교수는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고문직을 맡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일정한 '연결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이 됩니다.
자, 이제는 보다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신당 창당'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제는 그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야권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제3정당이 과연 얼마만큼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이 보여주고 있는 실망스러운 행태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이털남>을 통해 정청래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은 국정조사의 제척사유가 된다.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은 국정조사 할 수 없다는 조항이 법률에 나와 있다" 면서 국정원과 관련한 국정조사가 사실상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당시 여야 합의를 이끌었던 민주당의 우원식 최고위원과 박지춘 사무총장은 "검찰조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죠. 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검찰이 '압박감'을 느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민주당은 겉으로는 국정원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처럼 큰소리를 쳤지만 사실상 그럴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작년이었나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도 약속했지만, 결국 국정조사는 열리지 않았죠.
이런 상황 속에서 '제3의 정당'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최장집 교수가 얼마나 밑그림을 잘 그리느냐, 안철수 의원이 그 밑그림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요구'를 얼마나 잘 받아내느냐가 되겠죠. 그 과정이 충실히 진행되면 더 많은 시민들의 마음이 쓸리게 될 테고, 그 반대라면 실망만 안겨주게 될 겁니다. 최근 최장집 교수의 고민들을 살펴보면,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이 얼마나 잘 구체화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내일'로부터 시작된 태풍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소리없이 사라지고 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