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을 연상시키는 대학교 시국선언

가자서 작성일 13.06.20 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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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을 연상시키는 대학교 시국선언   [늙은도령님 글]

 

 

막상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들어나자 그 충격이 너무 컸던 모양이다. 아니면 지난 MB정부의 온갖 권력 게이트와 부패 스캔들, 끊임없이 이어진 역사 왜곡으로 해서 공기처럼 당연했던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에 대한 검찰의 부실한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대를 시작으로 연세대와 고려대, 부산대와 숙명여대 등이 시국선언을 결의했다.

 

 

이는 마치 박정희가 중앙정부장이었던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은 이후 전국에서 올라온 대학생들이 서울역과 종로로 모여들어 서울 소재 대학생들과 합쳐져 민주주의를 요구했던 ‘서울의 봄’을 연상시킨다. 그 거대한 열망의 덩어리는 너무나 오랜 동안 표출할 수 없었기에 한없이 뜨거웠고 순결했으며 거칠 것이 없었다.

 

 

오직 민주주의를 향한 대학생들의 터질 듯한 열망이 거대한 하나의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고 그날, 그곳에서 싹을 피운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한 요구는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 아무런 매개도 없이, 어떤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은 채 유신독재 18년의 잔재를 씻어내고 그 자리에 가장 순결한 민주주의를 인도하려 했다.

 

 

비록 대역죄인 전두환이 이끄는 군부의 총칼 아래 수없이 많은 영령들이 죽어갔지만, 그들은 죽음을 불사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고자 했다. 그날에는 단 한 건의 약탈 사건도 없었으며 오직 헌법에 나온 민주주의를 요구했을 뿐인데 시위대를 포위한 압도적인 군부에 속한 젊은이들은 같은 민족에게 회한과 눈물의 총을 난사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때문에, 오직 이 땅에 헌법적 가치에 의해 시민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기를 바랐을 뿐인데, 진압군 수뇌부의 권력욕이 수없이 많은 꽃다운 광주시민들을 죽음으로 몰고갔고 남은 자들은 투옥, 고문과 도피, 징집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부는 조국에서 살 수 없어 해외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헌법에 나오는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요구한 죄가 수천 명의 죽음과 수만 명의 체포와 구금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광주에 들어갈 수 없어 임을 향한 행진곡을 목 놓아 부르는 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수많은 외신 보도는 검게 인쇄돼 읽을 수도 없었다. 광주는 철저하게 폐쇄됐고 주검의 땅으로 변했다. 모든 대학 내에는 짭새들이 들어와 학생들을 감시했고 교내에서 벌어지는 집회를 무력으로 막았다. 어느 대학에서도 대학생들에게는 표현의 자유조차 허용되지 않았고 몇 명씩 몰려다는 것은 반드시 응징을 받았다, 모든 곳에서.

 

 

그렇게 6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이제는 대학생만이 아닌 국민들 전체가 더는 군부 권위주의 정권의 억압에 참을 수가 없었다. 서울대에서는 박종철군이 고문을 받다 숨졌는데, 그 내용이 책상을 탁 하고 치니 헉 하고 숨졌다는 것이었다. 그 훼괴한 왜곡에 대학생들이 들고 일어났고 뒤를 이어 연세대 이한열군이 시위대 정면으로 발사한 최루탄에 맞아 사경을 해매다 끝내 목숨을 잃었다.

 

 

두 대학생이 민주주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무도한 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전국적으로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대학생, 직장인, 노동자, 주부, 어르신, 유생, 외국인, 유학생까지 이한열군의 장례가 펼쳐진 연세대 백양로로 몰려들었다. 필자는 그때 대학원생이었는데 도서관에서 그들의 행렬을 보고 있으면 가슴에서 올라오는 눈물과 감동 때문에 또다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국민의 열렬한 지원을 받은 선발대가 이한열군의 영정을 앞세워 광화문과 시청, 종로로 향했고 일부는 청와대로 진입하려 했다. 그 어디쯤에 필자가 있었고 필자의 동생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국민들의 대부분이 거기에 있었다. 우리는 하나였고 백만에 이르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 6.29선언이다. 권력의 항복이었으나 그때는 그것이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첫 번째 걸음이라 믿었다. 물론 그로부터 거의 20년이 흐른 후에야 우리 시대의 유일한 바보였던 노무현을 대통령에 당선시킬 수 있었다. 이로써 민주화 운동의 과정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믿었기에 모두는 삶의 현장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아직은 우리가 경제를 더욱 성장시켜야 했기 때문이고 부모님을 모시고 자식들을 교육시켜야 했다. 저축할 것은 없었지만 최대한 아꼈고 지독한 장시간 노동에도 묵묵히 일했다. 20세기 최고의 민주화 성공 사례로 기록된 우리 시대의 민주화 운동이 이제는 기억의 저편에서 아려한 기억으로도 남아 있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지난 정권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처음으로 분노한 대학생들(이들이 민주화 세대의 자녀들이다)의 시국선언이 이어질 전망이다.

 

 

많은 면에서 ‘서울의 봄’과 ‘6.10항쟁’을 떠올리는 시대적 조건이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을 불러오는 것 같다. 민주주의가 공기처럼 자유로웠을 그들이 보기에도 지난 정권 5년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좌초직전에 이르렀음을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그날의 우리처럼 깨달은 것이 아닐까?

 

 

사실 민주화 세대의 99%는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삶의 현장으로 돌아갔다. 민주화에 대한 부채의식을 그렇게라도 털어냈으니 이제는 제 자리로 돌아가 부국강병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헌데 우리는 몰랐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더욱 어렵고 더욱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아직 우리는 민주주의에 빚이 남아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대학교별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뒤따라 나올 것이다. 지식인들과 민변 등 시민단체나 각종 연합들이 뒤를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위대한 촛불소녀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그들의 맨 앞에 서리라. 그렇다, 인터넷에 SNS와 팟케스트 등이 더해진 보다 진화한 ‘서울의 봄’과 ‘6.10항쟁’이 다시 민주주의를 말하고 있다.

 

 

그래, 슬픈 얘기지만 다시 민주주의다.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다. 99%의 민주주의며, 1030세대의 너무나 당연한 민주주의며, 4050세대의 한 맺힌 민주주의며, 이 땅의 모든 차별받는 을들의 민주주의며, 다문화가정과 외국노동자와 불법체류자의 최소한의 민주주의다. 나는 지금 본다, 거의 20년 만에 다시 타오를 민주주의에 대한 거대한 열망의 덩어리가 붉게 타오르는 것을.

 

 

그 앞에서는 무엇도 무릎 꿇지 않을 수 없으니, 이로서 민주주의는 다시 제자리를 찾고 진정한 상생의 타협들이 넘쳐나리라.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라는 건국의 정신이 바로 이 땅의 민주주의의 핵심이 되리라.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무한한 청춘의 외침과 열망이 있으리라. 나는 지금 데자류를 보고 있다,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나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을. 청춘의 거대한 열정이 가장 순결하게 폭발하는 미증유의 위대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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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국정원 정치개입글 특종' 방송중단

노조 반발 "국정원과 특수관계냐", 노종면 "조율하는 손 있다"

YTN이 20일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심 SNS글 2만건을 새로 찾았다는 단독보도에 대해 방송 중단을 지시, 노조가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YTN 노조는 이날 오후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YTN의 취재력과 영향력을 드높여 시청률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특종 기사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아닌 YTN의 보도국 간부다. 특종을 더 키우기 위해 집중 보도와 후속 보도를 지휘해야 마땅한데도 정반대로 방송 중단을 지시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해당 리포트는 오전 10시 이후 방송이 중단됐고, 단신 기사마저 방송되지 못하고 있다"고 방송 중단 사실을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YTN 보도국은 노조에 "19일 저녁 보도국 회의 때부터 리포트 내용에 대해 애매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단독이라고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늘 오전 여러 차례 리포트가 방송되는 도중 임종렬 편집부국장이 자체 판단해서 '리포트 내용이 좀 어렵고 애매하니 그만 내도록 하라'고 PD들에게 지시했다. 보도국장은 편집 부국장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믿기지도 않고 납득도 안 간다. 보도국의 입장이 액면 그대로 사실이라면 보도국장과 편집부국장은 모두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해당 부서장의 승인을 거친 리포트고 논란이 있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진지한 논의 끝에 보도국 회의에서 ‘단독’을 붙여 방송을 결정한 리포트다. 그런데 편집부국장이 그 리포트를 못 믿겠다며 독단적으로 방송 중단을 결정하고 지시하는 일이 YTN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인가. 이를 용인하는 보도국장은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결과적으로 볼 때 YTN은 국정원 대선개입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발표 생중계를 예고까지 한 상황에서 갑자기 취소시킨 데 이어 논란의 핵심 내용에 대한 특종 리포트 보도를 스스로 중단했다"며 "일반인의 눈으로 평가하더라도 '국정원과 뭔가 특수한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일 정치적인 이유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이라면 이것은 YTN의 공정성과 영향력을 높여 회사를 발전시키려는 수많은 구성원들의 애사심에 대한 용서받지 못할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YTN 국정원 기사..포털에서 주목도가 높아지는데 YTN 스스로(?) 방송중단 결정했다"며 "검찰의 국정원 수사결과 발표 중계를 취소하더니..조율하는 손이 있음을 직감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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