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눈팅만 10년째이네요~ㅎㅎ
아래 글 보니 대기업 하청문제로 논란이 많은 것 같아 간략히 단가 후려치기가 하청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적어보고자 합니다.ㅋ 다들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도덕성과 경제에서 대기업의 공헌에 대한 논란에만 초점이 있는 것 같아 단가후려치기가 짱공유 사람들에게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알려드리려 합니다.
저도 소위 말하는 대기업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수십 곳의 협력업체와 관련된 문제들을 실제 업무상 자주 부딪히는데.. 실제 일어나는 문제들 말고 간략히 회사 손익으로 설명드려 볼께요.
기업의 비용 구조는 크게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변동비와 매출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고정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연봉도 고정비용에 포함되죠.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극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기업이 고정비용이 20만원이고 변동비용은 매출액이 100만원당 60만원이라고 가정시
1. 매출 100만원, 총비용 80만원(고정비용 20만원, 변동비용 60만원), 이익 20만원
2. 매출 200만원시 총비용 140만원(고정비용 20만원, 변동비용 120만원), 이익 60만원
매출이 증가할 수록 비용에서 차지하는 고정비용 비율이 줄어듭니다. 즉, 이 이야기는 고정비용이 낮을 수록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이윤이 증대되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대기업이 단가를 후려치게 되면 하청업체의 이윤이 줄게 되죠. 위의 사례로 간단히 말씀드리면 원래 총 계약 한건당 100만원 금액을 90만원으로 변경하자고 합니다. 위의 예시에서 매출액 100만원당 변동비용 조건만 90만원당 60만원으로 바꾸어 보면
1. 매출 90만원, 총비용 80만원(고정비용 20만원, 변동비용 60만원), 이익 10만원
2. 매출 180만원, 총비용 140만원(고정비용 20만원, 변동비용 60만원), 이익 40만원
하청기업이 원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비용감축 노력을 하는데 변동비용보다는 매출증가당 더 많은 효과를 얻기 위해 고정비용 감축에 더 열을 올리죠.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단가를 후려칠수록 그 피해는 하청업체 기업보다는 거기에 종사하는 종사자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반면 대기업은 단가 하락에 따른 이익을 고스란히 취하게 되죠.
비단 고정비용 감축 이슈는 하청업체,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늘 화두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구조조정시 상급자나 고액 경력자가 우선 순위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의 논리입니다.
대기업이 있기 때문에 큰 자본력을 동원해 해외 프로젝트 입찰, 대규모 개발사업 등을 통해 하청업체에 되돌리는 낙수효과 같은 선순환 구조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신규에 해당할 뿐이고 고정 거래선의 경우 위와 같은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저희 회사에서도 항상 문제이구요. 단기적인 회사 이익을 위해서는 단가를 내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맞지만 장기적으로 협력업체와 함께 성장하여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서 시장 전체를 키우거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더 좋으니깐요.
단가 협상과 관련하여 저희회사와 협력업체의 실 사례를 들려드리고 싶으나.. 내부사정 공개는 어렵고.. 그냥 일반적인 선에서만 썼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