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땡' 시절에도 기자저항 있었거늘 지금은..."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30일 "언론은, 특히 보수언론은 언론이길 잊은지 오래 되어 보입니다"라며 작심하고 보수언론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MBC 기자 출신인 박영선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치를 하면서 언론을 비판하는 것은 금기사항이지요. 언론과 정치인은 갑을 관계이니 더욱 그러합니다. 언론기자는 정치인에게 수퍼갑이지요"라며 "그러나 저는 방송기자 출신으로서 요즘 언론의 행태를 보며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합니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물론 모든 기자들이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라면서도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점점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은 잊은 채 직장인으로서의 기자만 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라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경험했던 전두환 철권통치 시절의 '기자들의 저항'을 회상했다.
그는 "1980년대 '전땡' 뉴스가 있었을 때는 기사검열이 있었을 정도로 언론통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젊은 기자들의 거센 저항이 있었습니다"라며 "그래서 9시 뉴스데스크는 비록 검열속에 나갔지만 마감뉴스는 틈새가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부장이 퇴근한 이후 젊은 기자들은 남아서 진실을 말하기 위해 몰래 기사수정 작업을 했습니다. 하루에 한건이라도 9시뉴스에서 못다한 진실을 담은 뉴스를 내려고 각고의 노력을 했습니다"라며 "물론 그 다음날 편집회의에서 엄청나게 혼나고 인사조치도 됐지요"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모두 합심해 인사조치되면 또 그 다음 사람이 그 일을 이어갔습니다. 마감뉴스 시청률이 점점 올라갔습니다. 깨어있는 국민들이 그 뉴스를 기다렸고 결국 데스크가 젊은 기자들의 저항에 지쳐갔습니다"며 "그렇게 싸우기를 7년. 결국 전두환대통령도 굴복했습니다. 본인이 살기 위한 노태우의 6.29선언이 나왔으니까요. 대한민국 민주화는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와 비하면 지금은 천국과 지옥입니다"라며 "그러나 언론은 특히 보수언론은 언론이길 잊은지 오래되어 보입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구체적 예로 "지난주 보수언론은 영국왕실의 차차차기 왕세자베이비 사진을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영연방국가도 아닌데 그사진의 크기를 보고 너무 놀랬습니다. 해서 다른 외국신문정론지의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외국정론지에 그런 크기로 영국 차차차기왕세자를 보도한 곳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자존심이 상했습니다"라며 "사진 크기는 기사의 중요도를 말해줍니다. 그 사진의 멧세지가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사회의 진실을 감추는 도구였다는 것밖에는"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보수언론의 그런 신문 편집을 자체적으로 비판하는 소리도 없어 보였습니다"라며 "대한민국 한켠에서는 민주주의가 무너지고,세무조사 나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고 경기가 죽어 서민의 삶이 팍팍한데 그 영국베이비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얼마나 연관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전두환 정권때도 보수언론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내부적으로 젊은 기자들은 민주주의를 향한 갈증이 있었습니다"라며 "지금은 보수언론의 적은 야당처럼 보입니다. 야당과 야당의원들을 아예 적으로 셋팅해 놓고 모든 출발이 시작됩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하늘이 무너질 일 아니면 보수언론은 집권세력쪽에 불리한 기사는 아예 쓰지 않습니다"라며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 한동안 그것을 사실보도하지 않다가 외신들의 보도에 의해 뒤늦게 진실이 알려지던 때와 요즘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MB정권 초반까지만 해도 보수언론은 여야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설사 그것이 야당을 비판하는 기사일지언정"이라며 "그러나 종편 따내기 경쟁에 돌입한 이후 균형이라는 것은 아예 실종됐습니다. 무조건적안 충성경쟁에 돌입했습니다"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MBC 앵커 출신인 신경민 민주당 의원도 앞서 28일 트위터를 통해 "국정원 국정조사가 딱 이틀 굴러갔지만 놀랄 사실들, 톱뉴스거리가 나왔고 대부분 언론이 깔아뭉갰죠"라며 "언론들은 의원들의 말싸움엔 관심 보였지만 왜 싸웠는진 생략했습니다. 우리 언론상황이 이렇고 해외언론보다 못합니다. 별 수 없이 외신에 연락해야하나 고민중"이라고 탄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