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써 보고 싶어
일기에 먼저 써 본 것이기에, 반말을 쓴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합니다.
참고로, 저는 장교로서 소대장 1년, 대대 인사참모로 2년을 복무하였으며
제 생각을 완전히 굽히고(숨기고) 대대장과 사단장의 지휘방침에 철저히 따라
대대장으로부터 '이제까지 본 중 가장 훌륭한 장교의 자질을 가졌다'라는 찬사까지 들었었지만
정작, 본인은 그것을 진실이라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상급자들이 바라본 프리즘, 그 한정된 시각 속에서나 그러했을 뿐...
사실, 그 시절 저의 행동양식을 지배한 것은
'이 시기를, 아무 문제없이 보내자'라는,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이었으며
제가 절대적으로 바르고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자존감은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저의 제한된 시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을 어떤 상황에서도 확신할 수는 없었기에
일단 차선으로서,
또한 군대의 폭압적인 상황에 대한 적응의 일환으로서
지휘관의 가치관에 맹종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이지만..
사실상, 제 감정은 바닥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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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대장은 보직기한을 마치고 타 부대로 가기 직전,
대대의 전 행보관과 중대장 1명을,
상급자에 대한 지시불이행 및 상급자에 대한 공연모독혐의로 중징계하고 전출시켰습니다.
사실 대대장이 원한 건, 사단 징계 정도가 아니라
군법원에서 하극상으로 인정받고 파면시키는 수준이었지만, 그 정도로 끝난 거죠.
게다가, 행보관들은 차치하고, 그 중대장의 징계는,
대대장을 처음부터 은근히 업신여겨 왔다고 느껴지는
자기 중대의 행보관을 대놓고 감쌌다는 이유 정도에서 시작되었었죠..
참고로, 부사관과 장교는 겉으로는 아무리 사이 좋아 보여도 끝없는 긴장관계가 존재합니다.
부대의 엄마 아빠라고 하지만, 사실 남녀처럼 불가항력적인 매력을 느끼는 사이는 아니잖아요? ㅋ
병 출신들은 소대장이 행보관, 주임원사한테 "자네!"라고 반말했다는 것 만으로도
개념없는 쏘가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으며 킬킬거리지만
그 초임장교가 그렇게 하는 것은,
사실 장교 교육기관에서 '은근히' 그러한 사례를 끊임없이 교육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장교 교육기관에서는 왜 그렇게 '개념없이' 교육할까요?
그건, 장교와 부사관의 기싸움이 단순하게 개인적 내면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사실, 부대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두 계급집단으로서
일관된 전투력과 기강 유지에 있어 미시적으로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선 부대에서 대부분의 부사관들은 장교들보다 나이가 많기에
상명하복의 군대문화를 어떻게든 뒤집고 나이순으로 만들고 싶은 유혹을 갖고 있으며
학력으로나 집안으로나 능력으로나 훨씬 엘리트들인 장교들의 오랜 세월동안 누적된 무시에
상당한 분노를 갖고 있다는 걸...병 출신들은 잘 모를지도 모릅니다..
부대의 기강을 교육기관에서 가르치는 이상대로 유지할 것을 의무로서 요구받는 장교는
그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당장은 그런 상황을 억누르고 자신의 보직기간 동안 성공으로 이끌어야 하지요
대대장 직전까지의 장교는 대개 자신과 상대하는 계급의 부사관들보다
(소대장-부소대장, 중대장-행보관, 대대참모-대대부사관, 대대장-주임원사)
상대적으로 어리고... 경험이 적고... 짬도 모자라지요...
군대에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는 순간 얕잡아보일 요소가 됩니다.
그에 비해 책임은 비교할 수 없이 막대하고 업무량은 살인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장교는 장교대로 부사관은 부사관대로,
자신의 영향력 내지는 영역 확보를 위해 애초부터 끝없는 기싸움을 벌이곤 합니다.
다 장교가 무능해서라고요? 물론 그럴수도 있고요...
그 위치에, 그 나이(소대장 23~26)의 님들을 대입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믿기 힘든 예를 들자면,
40세 중반이 넘어가는 대대장 부인을, 부임 초에 해당 부대 부사관 부인 모임에 초대해 놓고
아무도 아무 말을 걸지 않을 뿐더러, 대답도 제대로 안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 대대장에게 이런 일이 있었었죠...
그럼에도 아무 말 않고 기다리다가,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그들에게 증거를 수집하여
떠나기 전 칼을 뽑아들었다고나 할까...
도대체 뭐가 맞는건지, 여간 복마전이 아니었죠...
코딱지만한 인원의 간부들 사이에서 이런 정치싸움이라니...
사단장?
대대장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습니다. 원하는대로 다 징계 때려줬지요.
물론 대대장이 사단장의 완전 충성파이기도 했지요.
아무리 천상 군인이라도 그렇게까지 완벽한 딸랑이도 되기 쉽지 않은데..
전날 대대간부회의에서, "사단장님이 A라고 하셨어! 전부 A로 바꿔!!"라고 외치다가
다음날 아침 사단회의에서 사단장이 B라고 하는 것을 듣고 온 순간
"야이 새끼들아 사단장님이 B라고 하셨어!! B가 옳아!!
니들이 뭘 아냐!! 군생활 30년 엘리트로 하신 사단장님 말씀이 최고야!! "라고
전혀 부끄런 기색도 없이, 완전히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그런 감성의 소유자였죠..
물론, 사단장은 기무를 통해 대대를 항상 감시합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도/감청이 이뤄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상황이 꽤 있었죠.
그럼에도, 아무나 그렇게 대놓고 충성을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조금만 더 가면 본인조자 역겹게 되죠..
그러니 이 대대장을 이뻐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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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이후 회사에 다니다 사직하고
전문직 공부를 하고 있는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공직, 조직문화에 대해 생각한 바를 올려 봅니다.
모자라지만, 솔직히 써 본 것이며
약간은, 앞날에 대한 지향을 피드백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이 편협되어 있다던가
뭔가 약간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느껴지신다면,
서슴치 않고 지적해 주신다면 매우 감사하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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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생각의 발달을 바라보다 보면
내가 원하는 것은 공공을 위하는 것,
즉 공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고 실제적인 공직은 전혀 원하지 않는 상태인 것이 이상해,
생각을 해 보았다.
일단 내가 원하는 공공은 단지 우리나라에 국한된 공공이 아니고
또한 세계인의 '사람'만에 국한된 공공도 아닌 것 같다.
사람이 모두 행복해진다 하더라도,
그 아래서 덜 진화된 생명들이 신음하는, 그런 착취적인 구조라면
또한 쉽게 젖어들지만은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공직, 즉 공무원들이 추구하는 이익이 지향하는 범위는
그 중에서도 인간만이고
그 중에서도 이 나라만이고
그 중에서도 경제적 이익에 주로 국한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물론 어쩌면,
이러한 '극도의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경제적 이익에 주 관심사를 두는 한,
거대 자본인 동시에, 자본이익률이 매우 뛰어난 집단이 있다면
일단, 이러한 집단을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집단'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이 집단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이념적'이자 '신념적'인 수준으로부터
일치시키기 쉬운 것 같다.
왜냐하면, '국민경제'에 거대한 도움을 주니까... 이익이 되니까...
공무원으로서는 어떤 탈법과 부정에 대해 눈감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포기하기 힘든 대상인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집단이 생산하는 '선'과 '악'을 합산해 볼 때,
'선'의 총합이라 여겨지는 부분이 훨씬 크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악'은, 눈감아주고픈 유혹이
'공공선'을 추구하는 논리에 의해, 당연히 생기게 마련인 것이다..
또한 물론, 그 중에서도 실제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치가'로 대변되는 '최종 상급자'들이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정치로 표현되고,
정치가는 투표를 통해 집권함으로서 전국민의 민의에 대해 대표성을 띠는 한
'국민의 뜻'에 복무하는 '관료'는, 상급자로서의 정치가의 지향성을 따라가는 것이
'절차적인 궁극적 선'으로 받아들여지는 동시에
개인적인 철학에 의해 그에 반항한다면,
당장 징계 또는 한직으로 발령나는 것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명박의 4대강 뻘짓거리에
국토부를 위시한 관료집단이 '잠시' 반항하다 완전히 뻗어 버렸듯이..
따라서 관료는, 자신의 위치가 어떠하든,
'직업'의 본질상
상급자의 주장에 자신의 신념을 굽혀야 하는 굴욕감에 대한 감수성을 낮추고
'절차적 선'에 대한 감수성을 스스로 키우며 자신을 설득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는
'조직사회'의 어쩔 수 없는 일원이기도 하다.
차상급자를 위시하여, 명령계통상의 상급자들과 최종 상급자(대통령)까지
자신의 철학에 일치하는 인물로 만났다면, 너무나 행복하기 그지없겠지만,
그러한 행복을 매번 바랄수는 없다.
그저 상급자가 아무리 말같잖은 지향을 가져오든,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없무 속에 그것을 녹여내는 방식으로 복종해야 하는 것이
관료의 운명이란 말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그 점에 대해 최대한 굴욕성을 느끼지 않는 것이
개인적 행복과 조직에서의 영달을 위해 현명한 동시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될 뿐...
승자의 논리를 쉽게 따라가는 민의가 지배하는 국가의 관료일지라도
예를 들어, 여성을 착취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아랍의 일부 국가들처럼
아무리 저급한 민의가 대세를 장악한 국가의 관료일지라도,
국가라는 수레바퀴에 복무하는 성실한 관료라면
그러한 공공이 원하는 모든 것들, 대중이 '옳다고 믿는 바'를
자신의 신념과는 다를지라도 하나하나 성실하게 이루어 가는 것이,
'직업적 선'일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그것이 우리나라의 '대세'이자
'시대적 절대선'이라고 해 보자...
그런데
그 속에서
관료 그 개인의 철학과, 삶을 건 가치관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가?
나라가 나아가야 할 '올바름'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철학을 스스로도 오래도록 발전시켜 왔음에도
또한 어떠한 명망있는 학자 또는 유명인에 비해서조차, 막강한 실무적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자신의 철학을 바르게 투영하며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범위의 크기는
도대체 어느 수준에 머무르는 것일까???
자신의 철학을 녹여내기가 그렇게 어렵다면
아주아주 비하해서 표현해 본다면,
이건 고작, '조직의 개'에 불과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 어느 조직에서나 그러해 왔듯
아래서는 참고 기다리다, 상급자가 되면서 점점 가능해지는 것일까?
자신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더 바람직하다, 옳다 여겨질지라도
일상 속에서 그 생각을 굽히고 차상급자의 취향에 맞는 보고서를 써 내고
자신의 신념과 정반대의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까지 굽히고 마치 원래부터 그것이 자신의 확신이었던 양 딸랑거려야 한다면
그러한 관료의 모습은,
내게는 너무 비참하고 막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게다가,
전모씨처럼 학살자 수준은 제껴두더라도,
M과 그 추종자들처럼
대놓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들
도무지 공직자라곤 여길 수 없는 인간의 무리들
시장이 되어서는, 부하들을 불러 놓곤 창 밖을 바라보며
"여기 곧 개발할건데 다들 땅 좀 사 놓지?"라고 권유할 수 있는
공직자가 아닌, 사익집단의 대빵 같은 존재와 그 추종자들
그런 무리를 따라야 한다면 그 내면적 고통은 얼마나 클지...
그 고통이 사라진 즈음엔 '좀비'가 되어 있을지...
이러한 것들이 군대에서 겪은 약간은 극단적이지만, 날것의 본질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장교로서의 삶이었기에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굴욕성을 본질적으로 부정할 사례가 도무지 생각나질 않는다.. 오직 상급자를 잘 만나는 운빨만이 희망이 되는 그런 삶이라면.. 절대다수의 힘없는 국민으로 이뤄진 수많은 '을'들 앞에서 고위공무원으로 '갑질'하는 것만이 어려운 고시 통과와 이후 고생스런 공직생활의 위로가 된다면.. 도무지 어떻게,, 그러한 삶을 도무지 어떻게 살 수 있나?? 내가 뭘 너무 크게 잘못 알고 있나?? 크게 잘못 알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