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도움 안 받았다-신종 배달사고?

가자서 작성일 13.08.27 18: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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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도움 안 받았다” 신종 배달사고?     [오주르디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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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이 어제(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원장 해임 등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촛불민심’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발언을 했다.

 

‘촛불시민’에게 할 말을 비서진에게... 특유의 ‘불통화법’

 

‘촛불시민’과 야당에게 해야 할 말을 수석비서관들에게 한 것이다. 말하기 편한 자신의 참모들에게 얘기를 툭 던져놓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반대편’에 전달되도록 하는 박 대통령 특유의 ‘불통화법’이 또 등장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작금에는 부정선거까지 언급하는데 저는 지난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

 

새누리당 대변인이라면 모를까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매우 옹색스럽다. 여론과도 동떨어진 주장이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 60%가 국정원이 정치와 대선에 개입한 것이고, 12.16 경찰발표는 증거를 조작한 허위발표라고 보고 있다. 70% 정도가 국정원 국정조사가 불충실하게 진행됐다며 특검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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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도움 받지 않았고 활용하지도 않았다” 상식밖의 주장

 

국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으며, 국정원을 선거에 활용하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의 두가지 발언은 여론과 상식에 반하는 잘못된 주장이다.

 

분명히 선거에 활용했다.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있다. 경찰의 허위발표가 있기 세 시간 전에 박 대통령이 국민 모두가 보는 TV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어떻게 경찰이 발표할 내용을 미리 알았을까.

 

“국정원 여직원(김하영)이 댓들 달았는지 증거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이 성폭행범이나 쓰는 수법으로 2박 3일 감금하고...이건 인권침해 아닌가... 그런데도 (문재인 후보가) 사과도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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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개입 사실이 드러나 선거막판 최대의 악재로 작용할까 염려돼 국정원 여직원의 ‘셀프 잠금’을 감금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역공을 폈고, 경찰은 서로 짜맞춘 듯 박근혜 후보의 역공에 화력을 보탰다. 박 후보의 ‘역공 발언’이 있은 직후 경찰이 증거를 조작한 허위 수사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전세를 뒤집은 것이다.

 

도움 받은 사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확인했다

 

분명이 도움을 받았다. 검찰 수사결과와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이 이를 뒷받침한다. 검찰은 26일 있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첫 공판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펴며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고 못박았다. 검찰의 주장이다.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수행이 바로 국가안보라는 인식에 따라 사이버 언론을 조작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소중한 안보자원을 사유화 했다.”

 

“국정원이 직접 나서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쳐 정치·선거 개입을 하는 것은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국정원 김씨(김하영)은 지난 12월16일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민주당 관계자와 대치한 상황(박 대통령과 여당은 감금이라고 주장)에서 복구 불가능한 방법으로 자신의 노트북에 담긴 187개의 파일을 삭제했고, 심리전단 직원들은 의혹 사건 발생 직후 자신들이 인터넷에 작성한 글을 광범위하게 삭제했다.”

 

“피고인(원세훈)이 무차별적으로 종북 딱지를 붙이는 신종 매카시즘 행태를 보였다. 북한과 유사한 주장을 하는 사람과 단체에 근거없이 낙인을 찍었다.”

 

“피고인(원세운)은 그릇된 종북관을 갖고 적이 아닌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전을 벌였으며 이는 국정원의 존재 이유에 반할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을 침해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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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받은 사실, 국정원 직원들도 시인했다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도 검찰조사에서 “인터넷 댓글 작업 등이 불법이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은 원장 지시 없이 알아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라고 말해 원 전 원장의 지시에 의해 댓글·게시글 활동이 이뤄진 것임을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는 심리전단 직원들의 활동내용은 게시글 목록과 개수, 활동한 사이트의 특이동향 등을 기술한 보고서를 통해 ‘파트장-사이버팀장-심리전단장-3차장-국정원장’ 순으로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과 관련해 ‘업무매뉴얼’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업무 매뉴얼에 ‘외부에서 사이버 활동을 할 때 같은 장소를 여러 번 이용하지 말 것’, ‘국정원 청사 근처에 있는 카페는 출입을 자제할 것’, ‘카페 이용시 폐회로텔레비전 감시가 주로 이뤄지는 계산대 인근 자리를 피할 것’ 등 세세한 활동 및 보고 방식이 담겼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 매뉴얼 사본을 확보한 상태다.

 

도움 준 쪽은 있는데 받은 쪽은 아니라니...

 

명확한 팩트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국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검찰이 수사결과를 통해 확인했고, 국정원 직원들이 시인한 사실이다.

 

국정원이 문재인 후보에게는 불리하고, 박근혜 후보에게는 유리하도록 심리전단을 풀어 여론조작을 해왔다는 증거와 정황이 부지기수로 확인된 상태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아니라고 우긴다.

 

국정원이 대선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실상 박근혜 후보를 도왔다는 것을 확인한 건 다름아닌 ‘박근혜 정부의 검찰’과 댓글을 단 ‘원세훈 국정원’의 직원들이다. 이 보다 더 확실한 증인은 어디에도 없다.

 

도움 받지 않았단다. 도움을 준 쪽은 분명히 있는데 받은 쪽은 그런 적 없다고 잡아뗀다. 몇 명의 유권자가 국정원의 도움으로  마음을 바꿔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던졌는지 수치로 계량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당당하게 오리발을 내미는 거다.

 

공지영 작가가 박 대통령의 부인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아아! 국정원은 나를 도왔지만, 나는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국정원의 사랑 노래는 박근혜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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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양심’이 저지른 ‘신종 배달사고’

 

검은돈이 오고갈 때 종종 발생하는 ‘배달사고’의 경우 애당초 준 돈과 전달자가 떼먹은 돈이 명확하게 밝혀질 수 있지만, 국정원의 ‘박 후보 돕기’의 경우는 그러하지 못하다. 계량이 불가능하고 전달자가 누군지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도움이 있었다는 게 확실하고 도움을 준 자도 받은 자도 엄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준 자는 있는데 받은 자가 오리발이다. 도움을 준 행위가 불법이어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도 받은 쪽은 끝내 아니라고 우긴다.

 

‘배달사고’로 위장하는 수법이 동원된 셈이다. 여태껏 보지 못한 ‘신종 배달사고’다.

 

받고도 안 받았다고 우기는 ‘신종 배달사고’의 주범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등 도움을 받은 쪽의 ‘고장난 양심’이다.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국민은 다 안다. ‘고장난 양심’에 국정을 맡겨야 하는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헤아리는 게 민생정치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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