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우리가 일본의 역사왜곡을 탓할 수 있으랴

가자서 작성일 13.09.12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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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우리가 일본의 역사왜곡을 탓할 수 있으랴   [늙은도령님 글]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의 역사왜곡 과정을 100% 따라하고 있는 뉴라이트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뼛속까지 친일인 이명박 정부 동안 수없이 많은 시도를 통해 분위기를 조성한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를 앞세운 교과부의 지원 아래 검정을 통과했다.

 

종편과 일베를 통해 역사왜곡의 내·외곽을 흔들더니, 국정원에 의한 공안정국이 민주세력들의 목소리를 극도로 위축시킨 시점에서 뉴라이트의 숙원인 역사교과서가 국편의 허술하기 그지없는 검증을 통과했다. 친일파에 의한, 친일파를 위한, 친일파의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식민지사관을 옹호함으로써 이승만과 박정희를 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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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라이트 집필진ㅡ방송화면캡처

 

친일부역의 딱지만 떼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뉴라이트의 끈질긴 역사왜곡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부의 일관된 흐름이자, 미래세대의 우경화를 위한 거대한 초석이다. 날림으로 만들어진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온갖 오류와 부실, 편파와 왜곡으로 가득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교과부는 다른 교과서와 함께 수정·보완을 하겠다고 함으로써 뉴라이트의 손을 들어주었다, 노골적으로.

 

전교조와 수많은 역사학자들, 대다수 국민들이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과부가 여론의 향배에 별로 신경 쓸 것 같지는 않다. 교학사 역사교사서가 검정을 통과했음에도 전문가와 언론의 열람마저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해당 교과서가 교육현장에서 채택된 다음에야 우리는 그 실체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이다.

 

국정원 케넥션의 핵심인물로 숨어지내던 김무성 의원이 국정원의 반격이 먹힌 이후 국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채 ‘좌파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새누리당 의원 56명이 참여할 만큼 성황리에 열린 ‘근대현사 역사교실’은 하나의 헤드쿼터의 역할을 하면서 싸움을 주도해 할 것 같다.

 

교학사 집필진은 여기서 역사전쟁에 승리하지 못하면 향후 10년 안에 좌파에 의해 세상이 전복될 것을 예언했다. 미쳐도 이런 미친 소리를 어떻게 내놓을 수 있단 말인가? 학자라는 작자가 이렇게 국가를 이념의 대결장으로 만들어 역사마저 이념의 색깔을 칠한단 말인가?

이승만은 당시의 국민이 얼마나 참을 수 없었으면 외국으로 추방했겠는가? 박정희는 세계사에 기록된 독재자 명단을 찾아보아라, 그게 현실이고 역사의 진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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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기사캡처

 

우리는 일본의 새역모가 역사왜곡 교과서를 출판해 검정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그들을 비판했었던가? 일본의 우경화와 정치인들의 신사참배를 얼마나 소리 높여 비판했었던가? 독도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했었던가? 위안부 할머님들과 함께 엄동설한에도 수요집회에 참여했었던가?

 

역사교육이란 우파의 주장처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발전사를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시대의 음과 양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아이들이 가공되거나 편향되지 않은 앞선 세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날 것 그대로의 역사를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인식과 정의의 공간으로 만들 때, 미래는 온전히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목표를 정해놓고 출발하는 역사가 아니다. 더 이상 강자와 신이 함께 한다는 역사이론을 통해 수없이 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죽음과 희생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정치적 파당성이 이제, 식민지사관의 주류화에 시동을 걸었으니 우리는 여전히 일제시대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어찌 우리가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두고 일본의 역사왜곡과 우경화에 어떤 비판인들 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정기가 또 다사 바닥까지 떨어졌다, 아, 조상들이여 한반도 역사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가 일제시대의 식민지사관이 됐습니다. 이로써 이승만과 박정희의 친일행각은 미래를 위한 변절로 추앙받게 됐다.

 

이 참혹함과 치욕 속에 검정 취소와 그것이 불가능하면 채택율 0%를 만들기 위해 마지막 여생의 힘을 모두 쏟아 부어야 할 것 같다. 여러분들은 어떠하신지? 정부부터 여당, 국회외 국정원, 사법부까지 모두 다 우경화일색인데 우리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채택을 막을 수 있을까? 일본처럼 양심 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0.03%의 채택율을 넘어 아예 0%에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 부끄럽고 분이 터질 듯한 하루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일본놈들이 뉴라이트의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보고 큰 소리로 웃는 것이 귓가에 가득하다. 벌써부터 새마을놀래의 시작인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가 귀속의 벌레처럼 들리는 것 같다. 아아, 대한민국 역사의 무한 퇴행을 노린 파시즘적 광기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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