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전체가 7번방의 선물 보고 있는 기분...

홈런왕이승엽 작성일 14.04.23 13: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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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면서 라디오를 즐겨듣는데 요즘은 컬투 형들 조차 내려앉은 목소리로 김광석의 편지 같은 노래를 틀어준다.

 

굿와이프 라고 즐겨보는 미드가 있는데 주인공변호사 한명이 법정에서 피의자가 쏜 총에 맞아 사망한다.

다들 실의에 빠져있는데 입사한지 3일된 인턴이 로펌 복도에서 소리내어 울고있다 여자 주인공이 그 인턴에게 당장 짐싸서

나가라고 한다. 가장 힘들어하는 측근들은 미국로펌이 그러하듯 클라이언트가 동요하지 않도록 분주히 일한다...

 

우리나라 한해 사망자가 25만명이다 하루에 약 700명이 죽는다... 상가집을 가다보면 자연사보다는 병사나 사고사가 더 많다.

그중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억울하게 죽었거나 사망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나 조치로 죽어간 사람도 적지 않을것이다.

몇일전에도 현대중공업 근로자가 화재사고로 2명이 죽었다.

보통때 같으면 사고원인이나 책임자 규명등 꽤 이슈가 될 사고지만 엎친데 덥쳤다는 식의 기사로 지나갔다.

이번 세월호가 별거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중에 어느누가 슬프고 분노하지 않는 자가 있겠는가?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언론에 동요되는 현상황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의 영화가 7번방의 선물 같은 영화다.

뻔히 보이는 결말과 전개속에서 공식처럼 적용되는 눈물샘+가슴 후벼파는 설정과 대사들, 무려 천만관객을 동원했다.

이영화를 욕하고자 말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영화를 통해 울고 힐링하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지금의 세월호 사고를 보고있으면 권위적인 관료가 등장하고 무능한 공권력이 등장하고 억울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불쌍한 아이들이 등장한다. 언론에게 이보다 좋은 먹잇감이 있겠는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여기저기 관객을 자극할 요소의

사진들이 쏟아지고, 조금만 캐면 억울하고 희생자와 무능한 관료들이 쏟아진다. 희생자 가족들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되고

눈물이 클로즈업되고 울부짖음이 그대로 방송된다...

문제는 7번방의 선물의 허구고 세월호는 현실이란것과 영화는 2시간이 지나면 끝나지만 세월호는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는거다.. 

 

내가 슬픈영화를 싫어하는 이유는 너무 몰입된 나머지 영화가 끝난후에도 쉽게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얼이 나갈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사고를 일주일째 보다보니 감정이 제어가 안된다. 분통이 터지다가도 가슴이 쓰린다.

누군가 집단 최면이라도 걸고 있는것 같다.

 

슬프지만 누군가 미드 주인공처럼 가장먼저  감정을 억누르고 현실을 챙겨야한다면 그게 언론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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