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월호 참사는 작게보면 선장과 선원들의
업무태만과 직업의식 부재로 발생한 것이고
크게보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관행, 안전의식,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인 사고인데,
그 큰 관점으로 본다면,
평소에 그 어떠한 안전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선원들을 어떤 위험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선박 운행에 태워 보내놓는 행위 자체가
선원들에게나, 승객들에게나 무지막지한
폭력행위 같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냥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일 내가 회사로부터, 국가로부터 어떠한 안전훈련과
규정에 따른 감수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선원으로 고용되어
떡하니 운항에 보내졌는데 정작 비상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행동이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을까...... 비상상황시
승객을 탈출시키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는 건
반복된 훈련을 통한 습관으로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나 자신이 그런 훈련을 받지 않고 운항을 나갔다면
지금 저 세월호 선원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그러고 나서 나보고 살인자라고 체포해가고 죄를 묻는다면
나는 억울한 게 없을까.............어떻게 보면 그때 도망친
저 계약직 선원들도 무지막지한 구조적 오류 속의 피해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죄를 정당화 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분명히 승객들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게 그들의 의무고
사명인데, 당연히 그 부분에 있어서 처벌은 당연한거죠.
(그리고 분명 승객들을 구하려고 희생한 승무원들도 존재하구요)
하지만 단순히 선장과 선원들을 살인자라고 비난하기 이전에
그들의 뒤에 더 큰 살인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문득 생각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