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칼럼] 추풍낙엽 안철수

빕스로가자 작성일 14.05.16 06: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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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에   叛旗 든  '도로 민주당'

     

     

     

     

     

    안철수가 민주당 특히 호남지역 민주당 터줏대감들과 
    친노파의노골적인 반란에 직면해 있다. 
    “네가 뭐냐?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와서 
    함부로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강봉균을 비롯한 안철수의 남자들이 
    줄줄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친노파의 선봉장이자 ‘험구(險口)의 달인’ 정청래는 
    “지도부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까지 말했다.

     

     

     이건 무얼 말하는가? 
    ‘안철수의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안철수의 생각’이란? 민주당 안에 들어가 그걸 어찌어찌 요리해 보겠다는 야무진 꿈이다.
     야무진 꿈은 알찬 꿈하곤 다르다. 
    알찬 꿈이 될성부른 꿈이라면, 야무진 꿈은 될성부르지 않은 허황된 꿈, 주제파악을 못한 꿈이다.

     

     

    호남지역 민주당 터줏대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김대중의 제자들이다. 
    김대중의 제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 야당을 한 사람들이다. 
    친노파는 또 어떤 사람들인가? 386 혁명가 출신들이다. 
    약관 20대 때 ‘반미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을 도모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과 안철수를 비교해 보라. 
    이들이 ‘표범+여우’ 수컷이라면 안철수는 토끼 암컷 정도? 
    힘과 꾀에 있어 토끼 암컷은 ‘표범+여우“의 적수는 고사하고 
    괄목상대(刮目相對) 할 동료도 될 수 없다. 쨉이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표범+여우’는 토끼가 하자는 대로 옹야옹야 하며 내버려 두거나 따라주었다.

    왜? 청춘 콘서트다 연예프로다 뭐다 해가지고 안철수 주변에 '표(票) 되는' 코흘리개들이 제법 수월찮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한다하는 대학교수와 기타 등등까지 안철수의 인기상품(이놈도 싫고 저놈도 싫다) 매장에 나와 너도 나도 한 다리 끼려고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러니 가뜩이나 한 자리 수로 떨어지고 있던 민주당으로서야 어찌 그를 외면할 수 있었겠는가?

     

     

    이러자 안철수도 처음엔 “너희완 절대로 합치지 않겠다”고 버티며 몸값을 잔득 올려놓은 다음엔 어느 날 갑자기 김한길과 합당의 포옹을 연출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고...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토끼 암컷이 어찌 호랑이보다 더 쎈 ’표범+여우’ 소굴에 들어가 권력을 빼앗아 올 수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있을 수 없는 소리다.

    상상하는 것조차 감불생심의 개꿈이자 야무진 꿈이다.

     

     

    공천은 정치인에겐 존재의 전부다.

    누가 섣불리 “네 떡 나 다우” 하고 집적거렸다가는 사생결단이 일어날 일이다. 안철수가 그 짓을 한 것이다. 광주에 가서 “네 떡 나 다우” 한 것이다. 
    이건 용기인가, 만용인가? 안철수는 지금까진 그래도 참아줄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놀았던 셈이다.

    그러나 그는 금기(禁忌)를 건드렸다. 지분도 없으면서 ‘무당파 신세대’의 우상이란 명함 하나만 딱 들고서 민주당을 반쯤 집어먹으려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친노파는 안철수를 그저 간판 노릇과 득표 흥행사 노릇이나 해주길 바란 것이지, 그가 실세주인 행세까지 하려는 데 이르러선

     “야 이게 대표님 대표님 하고 봐주니깐 지가 아주 진짜 김대중 된 줄 아는 모양이지?” 하고 뚜껑이 확 열린 것이다.

     

     

    안철수와 김한길은 본래 지분이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 터줏대감들과 친노파가 필요상 잠시 봐준 것이다.

    그러나 이 봐주기가 “지도자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모욕적인 언사로 급속도로 철회되고 있다.

    죽은지 사흘만에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는 '도로민주당'의 모습이었다.     

     

     

    안철수는 결국 가짜였나? “그가 처음부터 가짜노릇을 했다”고까진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는 쇼맨십 하나만 가지고 한 동안 재미를 톡톡히 봤다는 점에선 리얼한 존재는 아니었다.

    리얼하려면 정치적 쇼맨십에, 실력과 진지함을 더해야 한다. 
    실력이란 무리를 조직화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진지함이란 언행일치의 일관성이다. 
    안철수는 이 둘을 다 결여한 셈이다. 그래서 ‘철수의 전성시대’는 지속가능한 리더십은 되기 어렵다.  

     

     

    안철수는 그래도 손해 간 장사를 한 건 아니다.

    그렇게 빠른 기일 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어중이떠중이 뿐 아닌, 똥깨나 뀌는 교수 등을) 휘어잡은 그는 누가 뭐래도 ‘날고 기는’ 급(級)에 속하고도 남는다.

     ‘안철수 식’은 아무나 하나? 더군다나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석권할 경우 안철수는 다시 한 번 살아날지 뉘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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