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독립투사들에 대해만주 벌판 동북쪽 끝자락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牧丹江)시에는 항일 전적비가 서 있다. 만주 땅에서 중국인과 조선인이 일본군에 대항해 싸운 것을 기념한 거대한 석상이다. 만주 벌판에는 우리 독립군의 항일 유적지가 널려 있다.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역 등 곳곳에 항일 유적이 숨쉬고 있다. 이 만주 유적지가 매개가 되어 어느 날엔가는 남북이 역사를 함께 쓸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일본의 침략주의·패권주의에 맞서 함께 싸웠던 한국인과 중국인은 안중근 의사가 ‘동양 평화론’을 주창했듯이 평화를 위한 공동의 역사를 쓸 날이 올 것을 기대했다.
2. 독도문제독도 문제가 다시 불이 붙었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중명전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아무리 외쳐도 우리 땅을 지킬 능력이 없으면 소용없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소용없었듯이 말이다. 독도가 우리 땅이 아니라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니 국내 캠페인은 이제 그만둬라. 대신 우리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얘기가 나와야 한다. 일본이 외교력으로 나오면 우리도 외교력으로 대응하고, 일본이 국제홍보전으로 나오면 우리도 홍보전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이 군사력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조선은 자기 힘을 기르지 않고 외교로 나라를 지키려 했다. 이이제이(以夷制夷·적을 적으로 제압한다), 인아거일(引俄拒日·러시아를 끌어들여 일본을 막는다), 균세외교(均勢外交·강대국 간의 균형을 유지한다) 등 바깥 힘에만 의지하려 했다. 내 힘으로 스스로 설 수 없는데 어떻게 독립을 지킬 수 있는가. 독도 문제가 터지자 일본은 통화스와프 협정을 중단하겠다는 등 으름장을 놓고 있다. 만일 우리가 IMF 사태 같은 것을 앞두고 있는 처지라면 우리는 일본에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이 정도라도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수출을 많이 해서 달러를 쌓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일본의 막강한 해군이 독도로 출동한다면 어떻게 할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우리도 해군력을 길러야 한다. 그 돈은 어디서 나오나. 국민 각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기업들이 외화를 더 벌어들여야 한다. 나라가 더 부강해져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세금을 더 내고, 기업을 더 아껴줄 자세를 가지고 있는가?
동북아가 갑자기 시끄럽다.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북방4개 섬(쿠릴열도), 난사군도가 왜 갑자기 초점이 되고 있나? 중국의 부상으로 이 지역의 세력 균형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상 모든 제국(Empire)은 그 커지는 힘만큼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원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 국가들은 모두 제국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 중국, 일본이 그렇다. 이 제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주권을 가진 독립국가로 살아남아야 한다. 러·일전쟁 발발 직전에 이승만은 옥중에서 『독립정신』을 펴냈다. 그는 국가의 자주와 독립을 강조했다. 자주란 “사람이나 나라나 제가 제 할 일을 하는 것”이고 독립이란 “따로 서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백 년 전 이 목소리는 지금도 우리 귀를 때리고 있지 않는가?
을사늑약이 체결된 뒤 뉴욕타임스는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는 데 걸림돌은 더 이상 청이나 러시아 같은 외부 세력에 있지 않다. 그것은 한국민 내부에 달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외국 세력이 아니라 조선 국민밖에 없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독도를 지킬 수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의 힘밖에 없다. 이것이 중명전에서 독도를 바라본 마음이다.
3. 보수, 진보에 대해보수는 보수다운 눈을, 진보는 진보다운 눈을 가져야 한다. 복지가 시대적인 과제가 됐다 할지라도 보수와 진보는 분명히 차별된 정책을 보여야 한다.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보수가 자유와 경쟁에 비중을 둔다면 진보는 평등과 분배를 강조한다. 진보가 세금을 더 걷어 복지를 늘리자고 한다면 보수는 일자리를 더 만드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진보가 부자의 몫을 떼어 가난한 사람에게 주자고 한다면 보수는 스스로 자립하는 중산층을 기르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진보가 재벌 때리기에 목청을 돋우면 보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보수정당에서 부유세를 걷자고 하고 재벌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경제 문제에서 이 나라의 보수는 사라졌다.
북한 문제도 그렇다. 진보가 평화 우선을 주장한다면 보수는 당연히 자유 지키기를 강조해야 한다. 오늘의 남북 긴장은 남쪽 정부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핵은 누가 만들었으며 금강산·천안함·연평도 사건은 누가 저지른 일인가. 원인은 북한에 있는데도 진보진영에서는 오히려 우리를 냉전세력·전쟁세력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북한의 주장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 그들이 저지른 일을 덮어두고 무조건 평화를 외친다고 평화가 보장되지 않는다. 당연히 이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 간에 확실하게 입장 차이가 나야 한다. 한쪽이 무조건 대화를 주장하면 다른 쪽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핵은 안 된다고 일관성 있게 주장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후보들의 입에서는 북한과 잘 지내자는 얘기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북한 문제에서도 보수는 존재가 없어졌다.지금까지 보수적 가치가 우세했다면 앞으로는 진보적 가치와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단 조건이 있다. 진보에서 친북은 분리해 내야만 한다. 그래야 순수한 진보가 더 성장할 수 있다. 나라의 균형을 위해서다. 과거 우리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아시아·아프리카 나라들이 고난 속에서 성장한 우리를 지금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제국주의 역사를 가진 선진국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 구미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포퓰리즘, 정신의 쇠락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들의 깃발은 이미 색이 바랬다. 우리가 새 깃발을 만들어야 한다. 번영과 행복, 자유와 책임, 개인과 전체가 조화된 나라, 그 깃발 높이 들어 그들의 길잡이가 되자. 4. 종북에 대해북한은 히틀러 체제보다 나은가? 그들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해악이 히틀러 체제보다 덜한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왜 북한을 비판하면 냉전파니, 색깔론자니 하며 입을 막으려 하는가. 독일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금지하듯 우리는 왜 김일성 ‘주체사상’을 막지 못하는가. 그러니 그 신봉자들이 국회까지 진출하려는데도 속수무책이다. 누가 이 나라를 이렇게 흐물흐물하게 만들었는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통일을 앞세우며 대한민국을 격하시킨 것이다. 우리 체제를 지켜내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통일이 되면 마치 딴 나라가 오는 듯이 국민을 오도했다. 대한민국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도 물론 애국을 말했다. 그들이 말하는 애국은 어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일까. 애국은 막연히 공상 속의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의 내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가 겪었던 아픔, 기쁨, 부끄러움, 자부심 이 모든 것을 인정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를 하든 보수를 하든 대한민국 테두리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것이 애국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대한민국은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북한은 너그럽게 이해하려 했다. 간첩도 특사로 내주고,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아도 못 본 척 넘어갔다. 한때 주사파였던 친구들이 북한을 다녀온 후 환멸을 느껴 전향했다. 북한의 현실을 보고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 야당들은 그들의 정체를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며 간첩 경력자들과 협력했다. 5. 무상급식 문제나는 석조전의 비운을 보면서 오늘의 우리를 생각한다. 우리도 지금 담 너머는 보지 못하고 왕궁을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 좁혀 얘기하면 이 나라의 지도층은 마치 고종처럼 자기 왕궁을 짓는 데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이면 서울시의 무상급식 투표날이다.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지금 미국을 포함해 유럽 국가들이 경제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가. 방만한 재정지출로 인한 나랏빚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인심을 얻자고 빚을 내어 돈을 펑펑 썼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건전한 재정을 강조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 점심 한 끼 먹이자는데…”가 아니다. 그것은 둑이 터지는 일의 시작이다. 터지는 작은 구멍을 지금 오세훈 시장이 홀로 막으려 하고 있다. 마치 네덜란드의 어린 소년처럼…. 그러나 아무도 나서서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그가 속한 당조차 외면하고 있다. 왜일까? 그들의 왕궁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에 내가 나서야 하는데 어떤 영향을 줄까’ ‘가까스로 차지한 당직인데 혹시 흔들리면 어떡하나’ 모두 자기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는 생각지 않고 자기의 왕궁만 짓는 것이다. 왕궁이 완성되기도 전에 나라를 빼앗긴 고종과 무엇이 다른가. 그 소년은 죽기를 각오하고 시장직을 걸었다. 6. 일본의 영토확장일본에 대해 생각했다. 한·일 양국이 경제나 문화적으로 가까워졌고 미래에는 안보협력도 필요할 텐데 왜 이렇게 삐걱거리는 것일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으로는 협력하며 사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과거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리라. 그 상처는 무엇인가. 일본의 영토 욕심에 한반도가 희생된 일이다. 화해가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먼저 일본이 영토 확장을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독도가 자기 영토라 주장하는 일본은 아직 진심으로 변화하지 않은 것 아닌가. 그러니 신뢰가 쌓이지 않는 것이다. 화해를 하려면 진심 어린 사과와 이를 받아들이는 용서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쓰나미를 당한 일본을 보고 연민의 감정으로 도왔다. 진정한 용서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 마음을 외면했다. 7. 안철수에 대해그의 변신으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누구인가?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이다. 어느 쪽에도 마음을 주지 못했던 이 나라의 중간층 사람들이다. 진보·보수를 넘어 통합을 바라는 사람, 경제가 발전하면서 동시에 열매를 골고루 나눌 수 있기를 바란 사람, 모든 자녀에게 공평한 도전의 기회가 보장되기를 바란 사람, 이런 소망을 가진 사람들이 안철수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런 공통의 열정이 안철수 현상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제 스스로 한쪽 편에 가담했다. 이 중간지대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 줄 사람이 이제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정치의 환멸을 안겨준 것이다.
대체적으로 보수적이지만, 보수 진보 균형을 바라는 편. 한일합방이 하나님의 뜻이라는건 고난으로써 민족이 발전한다는 기독교 적인 뜻으로 말한 것으로, 앞뒤 다 자르고 나쁜놈이라 선동하는 꼴. 지극히 팩트만을 기반으로 합리적 생각을 하는 인물. 또 선동 당해가지고 욕한 사람들 반성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