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0년대 중반에 대학을 다녔습니다.
당시에도 평택 미군 기지나 한미 fta, 비정규직 문제 등등에 대한 집회가 많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대학에서도 사수대를 꾸려 집회에 참가하였구요..
참 많이 연행되었는데
훈방 2번에 벌금 30만원 1번, 100만원 1번 정도 나왔네요.
물론 벌금이 나오면 정식재판 청구하여 10만원대까지 깎은 다음 납부했지요....
(보통 연행으로 벌금이 나오면 약식명령으로 지로용지가 날아옵니다.)
군대를 갔습니다. 좀 늦게 가서 2009년에 갔는데....
상병달고 나니까 기무대에서 오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가니까 채증된 사진을 보여주면서 벌금 100만원을 내라고 하더군요.
정확하게는 입대 전에 참가한 시위인데 이게 경찰에서 군으로 넘어왔다고 합디다.
정식재판 청구했죠.... 상병 월급이 9만원밖에 안되는데 무슨 벌금 100만원이냐고요.
정식재판장에서 검사가 50만원을 구형하고 변호사도 50만원을 청구하여 50만원으로 결정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판사(부사단장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가 묻더군요. 사회에서 100만원은 어떻게 냈냐고....
그래서 친구한테 빌린 다음에 알바해서 갚았다고 말했더니 이번에도 그렇게 하라고 말하며 100만원을 때리더군요.
검사도 와서 미안하다고 하고 변호사도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다음부터 부사단장 레토나가 지나가도 경례 안한거는 뭐... 자랑은 아니구요....
저는 그 당시에만 해도 군대라는 공간 특성 상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제 후배가 당한 일을 생각하니 집회 참가에 대한 양상이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후배는 집회에는 자주 나가지만 집회 양상이 과열되는 듯 하면 빠져나오곤 했습니다. 쉽게 말해 몸을 사렸죠.
그런데 벌금이 300만원이 나왔습니다. 한번도 연행된 적도 없고 그 이전에 집회 관련 벌금을 낸 적도 없었는데 말이죠.
단순히 채증 자료 만으로 벌금이 300만원이 나온 겁니다.
물론 이 금액에 대해선 선후배들이 추렴하여 벌금을 해결해주었지만
찝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채증 자료를 통해 벌금을 몇백만원 때린다는 것은 거의 없는 일이었습니다.
폭력 집회라 불리는 현장에서 연행되어도 100만원 이상 나오기 어려웠지요.
하지만 지금은 단순 참가 및 채증만으로도 학생 신분에서 감당하기 힘든 벌금을 때립니다.
지금 정권의 정확한 스탠스는 모르겠지만 이건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집회 참가 다시는 못하도록 아예 학을 때버리게 만들어버리겠다는 그런 의지가 역력히 보입디다.
그래서 더욱 정이 떨어지네요. 자신들에 대한 어떠한 형식의 비판도 설 자리를 없애버리겠다는 의지로 보여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