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의 잘한점을 계속 이어서 잘해나가고, 잘못한 점을 고쳐서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생각함.
때문에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데에 있어서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사실 그대로를 배우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함.
그런데 요즘 들은 얘기 중에 나를 어이없게 했던 것은, 우리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는 식의 주장임. 이는 일본의 아베 우파 정권의 역사관과도 일맥 상통하는 주장임. 일본이 과거 자국이 잘못한 사실은 축소하고 과거를 미화하는 이유도 결국 자긍심을 느껴보자는 데에 있음. 애국심을 너무 비하하는 것 같아 쓰기 싫은 표현이긴 한데, 일종의 "국뽕"임.
이런 태도가 국가의 장래에 결코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없다고 생각함. 과거의 좋은 점은 그대로 이을 수 있겠지만, 잘못한 점도 그대로 반복해버릴 가능성이 큼.
우리가 일본의 역사 미화를 비판할 때 많이 하는 말이, 다시 전쟁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일본이 될거냐 하는 거임. 마찬가지로, 만약에 과거로부터 자긍심을 얻는다는 명분으로 박정희의 단점은 축소하고 장점만 부각하여 미화한다고 치자. 그렇게 되면 만약에 어떤 군인이 자기가 구국의 영웅이 되겠다며 전차 부대 이끌고 국회와 정부청사로 돌격해도 국민들은 "제 2의 박정희가 나타났다"라며 열렬히 지지하게 될 짓이 바로 역사미화인거지.
반대로 박정희체제에서의 어두운 면을 배운 국민이라면? 이것이 잘못된 일임을 알고 국회와 정부를 지키기 위해 나서서 싸워줄 테지. 세상이 발전해서 그런 일이 안일어 날것 같지? 인간 역사가 진행되면서 싸움이 없었던 적은 별로 없었음. 우리는 운좋게 혼란스러운 역사에서 한순간의 평화로운 찰나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거임. 바꿔 말해서 우리 아들이나 손자, 그 손자로 내려갈 수록 다시 전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거지. 그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된 경우를 최대한 잘 배워서 알고 있는 편이 좋음. 민주주의라서, 판단은 우리의 몫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