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을 보고. [하드코어한 현실이 영화를 살렸습니다.]

김도성 작성일 15.11.29 03: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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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내용이 사회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되어서, 사회 게시판에 작성했습니다. 
스포된 부분이 네이버 영화 광고용 시놉시스 수준이라, 개인적으로는 스포일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영화 관람전에 그정도 정보조차도 차단하시는 분들은 읽지 않으셔야 할거 같습니다.  

인터넷 미디어 사회의 장점이자 단점중에 하나는, 정보에 의한 자극에 내성이 생기는 점입니다.
세계의 추악한 사건과 사고에 대해 매일 전해 듣다 보면, 
점점 정보의 충격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빨라집니다.   
이제는 사람들은 왠간한 강도, 강간, 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윤간이나 연쇄살인 정도는 돼야 관심을 보여주죠, 하긴 이 수많은 정보에 다 충격을 받는다면, 
제대로 살아갈 수 조차 없을겁니다. 
2013년도에 일어난 성접대 비디오 파문을 기억하는 분들은 많을겁니다. 
사건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화질이 나빠서 등장인물의 얼굴을 특정할 수 없다."
그렇게 사건은 유야무야 잊혀져 버렸죠. 사실 강간범죄 보도도 흔하디흔한 와중에 
룸싸롱접대가 불법도 합법도 아닌 사회에서 성접대 정도의 이야기는 
금방 잊혀지는게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헌대 성접대 소재로 영화가 나왔으니, 사건을 되새기면서 한번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써 봅시다. 


정 재계 거물들은 기밀 정보를 입수하거나, 비공식적인 접대등의 지저분한 일을 저리하기 위해 
서류결재 필요없이 일을 처리해줄 사람을 하나둘씩 키운다. 말하자면 적당히 쓰다가 버릴 사람들,
그중 하나가 앙심을 품고 접대비디오 영상을 유출시킨다. 


세상에 이렇게 그럴듯 할 수가, 영화는 비슷한 틀에 단지 약간의 과장을 거쳐 풀어냅니다. 
현실과 영화의 차이점이라면, 현실에서는 사건이 묻혔고, 영화에서는 사건이 드러난다는 점이랄까요?
개인적으로 더 하드코어하게 가자면, 영화에서도 결국 사건을 묻었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 
그런것까지 아쉬워 할 필요는 없을거 같습니다. 이건 영화니까요.
 
 내부자들은 사실 설정상 과장이 많아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습니다.
정,재계 기득권자들이 입막음을 시킬때 사용하는 과격한 방식이라던가, 
일차원적이고 단세포 적으로 악하기만 악당이라던가 이런 부분들이 특히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현실에서의 압력과 박해는 제도적, 경제적으로 훨씬 고급스럽게 이루어 지고, 
현실에서의 악당은 선악이 불분명한 다차원적인 면모과 제각각 깊이있는 시나리오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성접대 사건은 이 영화에 아주 막강한 현실감을 부여해 줍니다. 
처음보는 영화인데도 마치 전에 본적이 있는 이야기인거 같은 강력한 기시감을 제공하죠.

개인적으로 '내부자들' 이런 기시감 많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조승우, 
이병헌이 아주 흡인력 있는 연기대결을 펼쳐주니, 아주 볼만한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p.s 본의아니게 영화를 도와준 2013년 동영상의 주인공들은 어디서 뭘하는지 궁금하네요. 
 이런 하드코어한 영화가 현실감이 느껴지도록, 현실을 하드코어하게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고 해야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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