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관련 강의 몇번, 책 몇권을 읽었다 하더라도
젠더이슈(성소수자 포함)에 말한마디 얹는다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일이다왜냐하면 한국사회에서 사회화된 나같은 대다수의 남성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그리고 여성혐오(미소지니)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공감한다고 말하거나 어떠한 경우로 한정하여 배제한 선택적 평등은 위선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보편성(기본적 인권)에 근거해 말한다고 하더라도 페미니스트도 아니고 마초적인 성향도 아닌 회색인 나같은 사람들은한쪽에서는 한남충 다른 한쪽에서는 메갈옹호자 소리를 양쪽에서 들어야 하는 불편한 현실이다
그래서 이 잡글은 페미니즘, 마초이즘의 시비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며 접했던 텍스트들과 별개로지극히 사념적일 수밖에 없다
각설하고 처음부터 일베를 미러닝한 메갈은타당성에 비추어 평가해야 될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결과적으로 자가당착의 오류에 빠지게 되었고타당성을 가진 각 사안에서 조차 인신공격의 오류를 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물론 극단적인 여혐성향을 가지고 여성을 대상화하는 일베를 선택하여 미러링하는 것이고민할 필요도 없는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었고 나름 통렬해 보일 수도 있었겠으나 (국가제도를 미러링한 경우도 있었으니) 메갈=일베란 등식이 만들어지면서 혐오vs혐오 다시 역혐오, 차별vs차별 다시 역차별 같은 공존하기 힘든지독히 순환적 논쟁이 생겼다. 또 타당성을 가진 각 사안별로 구분하여 메갈의 각 주체를 인정하면,이미 단일한 통합집단으로 규정된 일베마저 구분해서 인정해야하는 자기모순적 상황이 발생하는 데이미 악의축 정도로 낙인 찍힌 일베를 인정할 사람은 없다.메갈이 일베와 동일시되는 지점에 있는 한 어쩔 수 없이 이와 같은 저항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몇몇 정신나간 계집애들을 제외하고(차별적인 발언임 반성함) 메갈은 페미니즘사이트인가?
페미니즘은 역사적 제도적 사회적으로 견고한 이데올로기 즉 주도권자인 남성으로 대상화하여응집된 에너지를 분출하였을 뿐, 1,2,3차쯤으로 구분되는 페미니즘 일련의 과정은 본질적으로 여성 내부의 각성을 촉발시키고 정체성을 찾는 투쟁이었으며결과적으로는 파편화된 여성들을 응집시키고 남성 또한 각성시켰다이러한 유의미한 변화를 통해서 보편성에 근거한 많은 지지자를 얻고 새로운 과실을 만들어 낸 것이지주류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의 몫을 뺏은 것은 감히 말하지만 없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은 아직도 진행중인 것이며 대상화된 이데올리기 입장에서 구분하는 온건페미, 좋은페미, 나쁜페미는 무의미하고인정할 만한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대척점에서 좃빠지게 싸우고 좃나게 싸운다고 해도 (남성중심적 언어임 반성함)중성이 되어 공존할 수 없듯이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만이 착한 페미니즘이라 생각한다면 위선이고페미니스트에게는 정치적인 구호일 뿐이다. (양성평등은 상상속의 여친이며 덜 자극적인 문구일 뿐)
다시말해 메갈은 페미니즘사이트인가?페미니즘의 속성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단언해서 설익었지만 페미니즘 사이트가 맞다.메갈에 동의하지도 지지하지도 않고 메갈을 싫어하더라도 메갈=일베에 너무 경도 되지 않아야 하며정신나간 계집애들(다시 반성)만 보일 수도 있고, 다른 그림을 볼 수도 있고 각자의 몫이겠지만..포기하면 편하듯이 인정하는 것도 편한 법이다혐오에 혐오로 대응하는 걸 비판하면서 또 다른 혐오로 대하는 것에는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