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시위?

nainsye 작성일 16.11.08 22: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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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위관련한 뉴스의 댓글을 보면 평화시위를 당부하는 글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평화시위라는 네 글자를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합니다.

 

'평화시위.... 평화시위.... 왜 이렇게 이상하지?'

 

 

권력자들은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습니다. 강제징집 당한 젊은이들을 시위현장의 최일선에 내보냅니다. 그들을 지휘하는 건 권력자의 충실한 개들, 혹은 그 개들을 상사로 모시고 있는 충직한 공무원들입니다.

 

권력자들은 이처럼 막후에서, 무고한 청춘과 충직한 공무원을 시위대와 충돌시킵니다. 그리고 살아있는 권력의 기생충이자 동반자인 "언론"은 이 장면을 찍어서 과격시위, 폭력시위 타이틀을 붙여 내보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두 번이나 이간질에 빠집니다.

시위 현장에서는 시위대와 이들을 진압하는 자들이 서로 대립하게 되고,

시위 현장 밖에서 언론을 통해 시위를 접하는 일반시민들은 과격시위냐 아니냐를 놓고 대립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본질은 잊혀지고, 시위는 사그러들고, 여론은 시위대를 떠납니다. 아무도 감시하지 않는 방에서 권력은 빙긋이 웃으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합니다. 막후의 권력자에게는 이보다 수지 맞는 장사는 없습니다.

 

이게 통합니다. 그래서 저들은 우리를 개돼지로 생각합니다. 저들 마음대로 되니까요.

손에 먼지 한 톨, 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이 과정 속에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태도입니다. 우리는 "정치적 자기검열"을 하게 됩니다.

언론이 부추긴 "과격시위 폭력시위" 프레임에 빠져서 이간질 당한 뼈 아픈 기억 때문에,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도 좀처럼 행동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평화시위를 해야해"라는 말도 안 되는 도덕적 규율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권력과 언론이 어느 샌가 우리에게 물려놓은 재갈입니다. 발이 묶인채 자라버린 코끼리와 같습니다.

 

 

 

평화시위가 왜 말이 안되냐구요?

오히려 되묻고 싶습니다. 조용한 천둥이 있습니까? 폭력적이지 않은 정당방위가 있습니까? 총칼 없는 전쟁이 있습니까?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지요. 북한이 왜 주적입니까? 저들은 일당독재체제를 남한 땅에 실현하려는 의도와 능력이 있는 자들입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김씨 일가의 지배를 공고히 하려는 헌법 부인 세력이기에 주적입니다.

 

그 주적이 쳐들어오면 우리는 그들을 죽입니다. 말 그대로 죽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죽거나, 살아서도 김씨 일가를 위한 개돼지로 사육당합니다.

 

 

그런데요, 우리는 이미 개돼지가 아니던가요?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 짓밟히지 않았나요? 박씨 일가 최씨 일가의 개돼지로 사육당하고, 새누리의 개돼지로, 민주당의 개돼지로 사육당하지 않았나요?

 

감히 '국가'를 참칭하는 한줌도 안 되는 위정자들은 우리 입에 "평화시위"로 재갈을 물려놓고, 정작 주권자 앞에 무릎을 꿇고 죄를 고할 자들은 검찰에 소환당해서도 팔짱을 끼고 희희낙락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강도에게 안방이 털렸어요. 그래도 평화롭게 저항해야 합니까?

 

우리 뜻이, 우리의 정의가 관철되지 않으면 어떡합니까?

뜨겁던 촛불, 후 불어 끄고 다시 집으로, 직장으로, 학교로.

그냥 그렇게 다시 개돼지로, 사회의 부품으로, 정권이 베풀어주는 은전이나 받아먹는 피지배자로 되돌아갈 겁니까?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조용한 천둥이 있습니까? 폭력적이지 않은 정당방위가 있던가요?

 

100만이든, 1000만이든 저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아닌 것들이 모여서 떠든다고 하야하고 목을 내어놓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의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우리는 죽창 앞에 평등하다고. 너도 한방, 나도 한방. 저 놈들은 죽창을 맞아봐야 지들이 사람인줄 아는 쓰레기들입니다.

 

그러니 평화시위? 웃기지 말라고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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