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동생과 술한잔을 했습니다. 종종 남자들끼리 셋이 만나 소수잔을 기울이곤합니다.
아버지는 나름 개방적이라 술 담배를 면전에서 허락하시는 분입니다.
본인은 스스로 가부장 적인 문화를 혐오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에요.
어제는 때가 때인 만큼 정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4시간 정도?
전 그때 마다 소크라테스 빙의 모드로 들어가서
질문만 계속하면서 아버지의 논리적 오류를 스스로 발견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타입입니다.
아버지 : 김대중 정부때 북한에 너무 퍼줘서 우리 경제는 물론이고 핵개발까지 이어져 힘들어졌다.
나 : 김영삼 정부때는 3배 가까이 퍼줬고, 노무현에서 이명박 정부까지 대북송금액은 늘어갔던데요?
그 돈이 핵개발에 도움이 되었음으로 김대중 정부가 돈을 퍼준것은 잘못이다 라는 것은
살인범 강호순을 낳아 준 엄마가 잘못이다 라는 논리랑 상통하는 거죠?
뭐 이런식으로 말이죠.
네 저희 아버지는 홍준표 지지자입니다. 아... ㅋㅋㅋㅋ 미치겠습니다.
문재인이 될 것 같아서 대의적인 차원에서 보수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죠.
설득이 안될거 압니다. 겉으로는 제 이야기에 수긍하지 않는 행동을 하겠지만 속으로는 오류가 많다는 것을 알겠죠.
화룡점정은 위안부 문제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징징댄다고 표현하시는 걸 보고 말문이 막혔죠.
일제의 만행을 정당화 시키는데...
그렇다면 우리집에 강도가 들어서 엄마와 여동생을 강간하고, 나와 남동생을 대신 전쟁내보내서 총알받이 시키고,
아버지는 노예로 부리면서 이득을 취함에도 불구하고,
집사주고, 냉장고 최신형으로 들여주고, 비싼 TV 사주면서 먹고살게 해주면 용서가 된다?
이 질문에는 또 말이 막히는 모습입니다. 다른 화제로 돌리려고 애를 쓰시죠.
말은 막혀도 주장을 굽히진 않습니다... 답답하긴 하네요.
글을 다 썼는데 왜 썼는지 이유를 못찾겠네요.
아버지가 설득이 안돼서 답답한 마음에 내편좀 들어달라고 투정부리는 건가 싶기도 하고...
대신 아버지를 욕해달라는 마음도 있나?
여튼 이왕 쓴거 올리겠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