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권력자를 비판해도 되지만 독자는 언론을 비판하면 안된다는 신박한 논리가 나름 설득력이 있음.
이를테면 '그럼 어용언론을 원하는거냐!'같은.
당연히 이딴 요구는 하기 싫고 그런 소리 듣기도 싫은 사람들이
쓸데없이 논쟁벌이기 싫고 싸움에 휘말리기도 귀찮아서 논쟁에서 벗어나
그냥 한경오를 조중동과 같이 비판적인 자세로만 바라본다면
(사실 독자로서는 모든 기사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게 맞긴 하지만)
거기서 가장 버티기 힘든건 한경오임.
버틸 힘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니까.
게다가 지식인이라는 자존심이 있어서 쉽게 굽히지도 않을거고.
조중동 애들처럼 배알도 없고 자존심도 없어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라도 잘하면
듣기 좋은 기사라도 써주면서 어떻게든 여론환기를 노릴텐데
한경오가 그럴거라는 생각이 전혀 안들음.
그냥 대나무처럼 버티다가 부러져나갈 것 같음.
이 간극은 어느 쪽이 먼저 굽히냐인데,
이미 한번 의도치않게 굽혀봤던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또다시 같은 사례를 만들기 싫어하는게 당연하고
지식인놀음 좋아하는 한경오 또한 무지몽매한 독자들에게 허리 굽히기 싫을테니
그냥 평행선 달리다가 한경오의 위기까지 올 수 있는 상황이 그려짐.
보크남 말처럼 중간에서 농간부리는 인간들도 분명 있긴 할텐데
'그런 인간들이 있으니 우리가 굽힙시다' 이딴 요구가 먹힐 시점이 전혀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