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흥미롭게 지켜봤습니다. 이렇게 써볼까 저렇게 써볼까 고민했는데 썩 옳은 소리 같지가 않아 썼다 지우다를 반복했습니다. 마침내 오늘 새벽에 루리웹 게시물 하나를 접하고 아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쓸 수 있었습니다.
지금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경오에 하는 것은 비판이 아닙니다.
그들에 대한 불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겁니다.
언론이 객관적으로 사실을 보도하고 여론을 반영하며 사회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한다는 믿음이 있을때,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비판받는 것을 용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한경오에 대한 그 믿음이 깨진 겁니다. 그리고 신뢰를 깨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가는데 일조한 한경오의 잘못된 보도행태입니다. 사실만을 보도하고 정치검찰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기는 커녕, 온갖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양 발표하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을 일삼으며, 이명박 정부가 조성한 정치 탄압의 무대에서 칼춤을 춘 것이 그들입니다.
그때 신뢰가 깨진 것입니다. '이 언론들이 내가 지지하는 정부의 잘못된 점만 얄밉게 지적하지만, 그래도 이런 비판을 통해 더 좋은 사회가 이루어질거야.' 라는 믿음. 잘되라고 채찍질한다길래 믿고 놔뒀더니 채찍으로 사람을 죽인 겁니다. 그래놓고 다시 채찍을 들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지금 보이는 반응은 그런 겁니다. '너 앞으로 다시는 채찍 들 생각도 마라'
최근 논란이 된 호칭문제, 표지문제 등등은 본질이 아닌 표면에 불과합니다. 본질은 불신입니다. 그리고 그 불신은 한경오 스스로 초래한 것입니다. 한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두 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