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체가 주관한 캠프 참가자들이 여객선이 아닌, 해경 경비함을 타고 1박 2일 일정으로 독도를 다녀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참가자들이 침실을 차지하는 바람에 해경 승조원들은 대부분 경비함 바닥에서 쪽잠을 자야 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천 톤급 경비함이 해경 전용 부두에 도착합니다.
'국민안전 공감 캠프' 참가자 80여 명을 태우고 1박 2일 일정으로 독도를 탐방하고 온 겁니다.
이 때문에 3007함 승조원 40여 명은 휴일인데도 항해에 나섰습니다.
8일간 고된 독도 해역 경비를 마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함장을 제외한 승조원들은 지시에 따라 자신의 침실을 캠프 참가자들에게 내주었습니다.
대신 승조원들은 체육실과 기관제어실 등 바닥에서 돗자리나 매트리스를 깔고 쪽잠을 자야 했습니다.
[신완철 / 국민안전 공감 캠프 조직위원장 : 행사는 좋은 취지로 했는데, 미안한 감이 있네요.]
경비함으로 독도를 왕복하는 데 들어간 기름값 수천만 원도 국민 혈세로 채워야 합니다.
공동대회장은 양승조, 윤상현 등 현직 국회의원 2명,
윤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양 의원은 소형 경비정을 따로 지원받아 귀항 중인 경비함에 탔습니다.
[양승조 / 국회의원(국민안전 공감 캠프 공동대회장) : 선상에서 인사말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그분들에게 감사패도 주는 행사가 있어요. 행사를 선상에서 치르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캠프를 주관한 들무새봉사단이 경비함을 이용해 독도를 탐방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김용진 / 동해해양경찰서장 : 함정 운영관리 규칙에도 대외 민간단체를 지원할 수 있고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을 받아서 공식적으로 결정한 상황입니다.]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는 주요 부처 국장급 공무원 15명이 해경 경비함을 타고 경남 통영 소매물도를 찾아 등대 관사에서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독도를 수호하는 해양경찰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국민안전 공감 캠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일선 해경 대원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습니다.
나아가 이들을 위로하기는커녕 더 고달프게 만든 이 행사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해경 대원들은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