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호들갑 떠는 사람들은 다 2번이라고 생각하니까 호들갑 떠는 것이겠죠. 1번만 가지고는 호들갑 떨 이유가 없으니.
하지만 2번은 동북아의 역학관계나 세계 핵무기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비약적인 억측이라고 봅니다.
우선,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이 없다면 북이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남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명분이 생기고 또 그런 상황이라면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 핵을 보유해야 할 겁니다. 좀 단정적이긴 하지만,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거나 혹은 한국이 핵을 보유하거나 둘 중의 하나의 상황만 존재한다고 봐야합니다. 핵우산 아래에 있다는 것은 핵 보유하고 있는 것과 사실상 같은 전략적 효과를 지니므로 우리가 북한에 밀린다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그것은 대가를 치르면서 기껏 얻어낸 핵우산의 실효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둘째, 미국이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 한미동맹이 가지는 의의와 미국의 대중국 포위 봉쇄 전략을 감안하면 미국은 한국을 포기 못합니다. 물론 미 대통령이 예측불가능한 사람이라는 점이 문제이긴 하지만 미국 지도층 전체가 미치지 않는 한 미국은 한국이 북한에 점령당하거나, 한국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도록 두지는 않을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남한은 북한에 점령당한다는 것은 기우일 겁니다. 동북아 힘의 균형이 달라질테고 북한 콧대가 좀 높아지겠죠. 하지만 북한은 남한을 점령할 능력도, 점령 후 유지할 능력도 없으니까 하늘이 무너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봅니다. 가상의 전쟁에 대한건 군인들이 대비할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