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멜님 글에 부쳐

lecard 작성일 18.01.12 14: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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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상화폐 전면금지를 두고 기재부와 법무부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많은 혼선이 오간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항간에는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지지한 것을 후회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겠죠.

 

하지만 이에 대해 촛불혁명이 거품이고 군중심리였다고 결론짓는 것은 다소 성급하지 않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1. 국민의 지지는 가변적이며 지지대상도 언제든 바뀔 수있다.

 

2. 일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 그 정부에 대한 지지철회라고는 볼 수 없다.

 

3. 촛불혁명참여, 적폐청산지지, 문통령지지는 동일한 내용이 아니다.

 

4. 국민 개인의 돈과 관련된 문제가 적폐청산보다 저급한 가치라고 볼 수도 없다.

 

이 세가지 이유때문이라고 봅니다.

 

우선, 국민 개개인이 누구를 지지하건 그건 개인의 자유입니다. 홍준표를 지지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이니 일단 금지할 수는 없죠.

그 지지에 대해 본인이 떳떳하기만 하면 그만인 겁니다.

 

당장 저만 하더라도 가상화폐에 대해 이렇게 과열된 상황에서 별다른 대안없이 일방적으로 금지를 내리는 정부라면 비판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정부가 설령 제가 지지했던 정부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떄부터 지금까지 불법이었던 적도 없고 딱히 정부에서 이를 신경쓰지도 않았고 별다른 지침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단순히 다소 심하게 과열이 되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전면금지한다면 이는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부 정책에 대한 비판 및 다소 과장된 분노 표현이 그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지지 철회일 수도 없구요.

 

저는 지난 대선에서 1번을 찍었고 아직도 지지를 하고 있습니다만 몇가지 부분에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100% 내 마음에 드는 정부가 있을 수도 없고, 있으면 있는대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겁니다.

 

가령, 며칠 전 특사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한상균 민노총위원장에 대한 사면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만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다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현 정부를 보이콧하겠다고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아마 현재 비트코인과 관련되어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분들 중 상당수도 일부 정책에 대해 크게 비판하는 것이지, 정부 자체에 대한 지지철회나 보이콧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그리고 촛불혁명참여한 사람이 반드시 적폐청산을 지지하고 문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촛불혁명이 왜 일어났습니까. 이명박그네 9년에 대한 분노에서 일어난 혁명입니다. 그러한 분노는 여러가지로 표출되었고 그 중 가장 지지를 얻은 구호가 적폐청산이었던 겁니다. 즉, 적페청산과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촛불혁명이 일어난 게 아니라 촛불혁명이 먼저 일어나고 이를 표현하는 여러 구호 중 하나가 적폐청산이었던 겁니다. 민주당이 집권한 건 가장 적폐청산을 잘 할거 같아서였을 거구요. 

 

그리고 적페가 뭐냐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남이 적폐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어떤 사람들은 구 새누리당게 전원이 적폐라고 말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자유한국당만 적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적폐청산에까지 동의를 했다고 해서 반드시 현 정부, 즉 문통령에 대해 지지를 보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마다 적폐청산의 대상과 방법에 대해서는 제각각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가령, 지난 대선에서 비록 표는 많이 얻지 못하였지만 민주당보다는 정의당이 보다 적페청산을 잘 할 거 같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심상정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야당 지지자로서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을 거고 그게 어떻게보면 당연한 걸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단순히 현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적페청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도멧금을 씌운다면 그거야말로 파시스트겠죠.

 

그리고 적폐청산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령 맑스주의자나 구NL계열 활동가들의 경우엔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지역에서 학습모임이나 생활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나름의 적페청산 추구할 수도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국민 개개인의 돈과 관련된 문제가 적폐청산이라는 거대한 명제보다 결코 저급한 가치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약간 사회과학에서의 개념이긴 하지만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나 사회계약이라는 사슬에 얽메이게 됩니다. 사회계약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죠.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라는 상황에서 목숨과 재산을 보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사회계약의 결과 정부가 탄생합니다.

 

결국 정부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해주는 겁니다. 이를 위해 군대도 있고 경찰도 있고 법도 있는 거죠.

 

때문에 가상화폐로 인해 재산을 잃는 사람들이 있고 이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정부를 비판해도 되는 겁니다.

 

 민주주의 정부와 그 이전 정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국민이 정부 형태를 투표를 통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잇다는 겁니다.

 

결국 국민들은 여러 후보 중 자신의 가치를 대변해 줄 후보에게 표를 던지게 되겠죠. 그리고 그 가준은 어떤 놈이 내 이익과 생명을 가장 잘 대변해줄까일 겁니다.

 

적페청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적폐가 청산되어야 (나를 포함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보답받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겠거니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적폐청산 구호에 동참하고 이를 주창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겁니다.

 

적폐청산이라고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할 숭고한 가치인 것도 아니고, 재산권 보호라고 속물적인 가치인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말이 두서가 없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롬멜님이 걱정하시는 정도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는 것이 제가 드리고픈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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