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책임론'에.. 中, 대화 분위기 살리기 안간힘

심의 허준 작성일 18.05.26 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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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무산에 시 주석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의 요구로 북한 태도가 달라져 결국 북·미 대화가 취소됐다는 것이다.신화뉴시스

美, 시 주석 ‘뒷배’를 믿고 北이 달라졌다고 판단 
中 “北·美 정상회담은 비핵화 추진에 중요한 역할” 
美·中, 가까스로 봉합한 무역전쟁 재개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자 ‘시진핑 책임론’이 다시 커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미 회담 중간에 끼어들어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켰고 결국 판 자체가 깨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뒤늦게 북·미 양측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가까스로 무역전쟁을 봉합한 미·중 관계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달 초 두 번째로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온 이후 북한의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중국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 이어 22일에도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두 번째 만난 후 태도가 좀 변했다”고 ‘시진핑 배후설’을 거듭 제기했다.

실제 김 위원장이 지난 7∼8일 중국 다롄에서 시 주석과 두 번째 회동한 뒤 북한 매체의 논조가 미국에 비판적으로 바뀌고, 남북 고위급 회담 연기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회담 재고’ 발언 등 강경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미국은 시 주석의 ‘뒷배’를 믿고 북한이 달라졌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미국이 23일 2년마다 열리는 림팩훈련(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에서 중국을 배제키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대한 군사기지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림팩 초청 취소는 북·미 회담 취소 선언 직전에 이뤄졌다.

미국은 또 중국과 무역 분야에서 다시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순조로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의 협조를 바라면서 무역 협상을 급히 타결해줬는데 오히려 중국은 이를 역이용한다는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시진핑 책임론’이 일자 곤혹스러워하며 대화 분위기 살리기에 애쓰는 표정이 역력하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회담하길 원한다고 말했고 북한 측도 미국과 마주 앉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양측이 최근에 거둔 적극적인 진전을 소중히 여기고 선의를 유지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상대의 우려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함께 추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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