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고영주 무죄 판결은 역사와 현실 외면"
이두익 기자승인 2018.08.23 15:58
역사학자 전우용교수의 페이스북 갈무리
[코리아뉴스타임즈]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경진 판사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등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23일 SNS에서 “저 판결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은 우리나라를 적화시키기 위한 술책이다”라고 공공연히 말해도 된다고 파시스트들을 독려한 셈”이라며 “해방 후 이제껏, 다수의 국민에게 ‘공산주의자’는 빨갱이, 북한 추종자와 동의어였다. 이런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조차도 ‘용공분자’로 몰려 처벌받곤 했다”며 공산주의자 용어에 담긴 역사성을 지적했다.
전 교수는 대법원 판례도 거론하며 “한국에서 공산주의자가 이적행위자, 반역자와 동의어라는 사실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과거 법원도 공산주의 관련 서적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을 처벌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담당 판사가 공산주의자라는 말이 ‘죽일 놈’과 동의어로 사용되어 온 한국 역사와 현실을 일부러 외면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재판거래 정황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상황에서 일선 판사들 일부가 ‘이론의 여지’를 넓히는 판결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판결이 나왔다는 건 재판에 대한 정권의 압력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자 한편으로 저 판사가 사회적 압력도 전혀 못 느꼈거나 무시해도 좋다고 판단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이명박 박근혜 시절을 ‘태평성대’로 누렸던 이 사회 기득권세력의 다수가, ‘적폐청산의 동력’은 이미 소멸했거나 곧 소멸할 거라는 ‘자신감’을 얻은 건 아닐까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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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익 기자 ikm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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