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김성우·정세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때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각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대 청년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받은 각종 교육 특혜가 ‘공정성’을 중시하는 20~30대 청년들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다는 평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의 도화선이 된, 정유라의 이대 부정 입학 의혹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조 후보자가 과거 쓴 책을 중학생 시절 읽었다는 고려대의 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의 게시자 A 씨는 “(조 후보자의) 그 번드르한 말들이 다 자기 모에화(특정 대상을 귀엽게 표현하는 것)에 불과했다니 충격을 받았다”며 “그걸 곧이곧대로 믿고 나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제 중학생 시절이 더 한 심해보인다”고 썼다.
조 후보의 딸은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약 2주 동안 인턴으로 일하면서 지난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A 교수를 책임저자로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란 제목의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단국대는 논문 심사에 미진한 점이 있다며 사과했다. 조 후보자의 딸이 두 번의 유급에도 지도교수의 재량으로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으며, 공주대 의대 인턴 면접때 모친과 함께 동행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조로남불’ 비판과 함께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에 버금가는 행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균관대의 학생 커뮤니티 성대사랑의 게시자 B 씨는 “내로남불에 이어 조로남불이라는 신조어가 나왔다”며 “조국 딸 입시 관련 뉴스를 보니까 최순실 딸 정유라가 양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게시자는 조 후보자의 딸의 고교시절 논문과 관련해 “이게 학종제도(학생부종합전형)의 폐해로 언급되는 딱 그사례”라고 말했다. 고파스에 글을 올린 게시자 C 씨 역시 “조국같은?XXX가 그동안 정의를 부르짖었다니 정말 불쾌하다”며 “정유라는 적어도 금메달 딸 때 말이라도 자기가 탔다”며 비꼬았다.
일부 학생들은 과거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던일을 언급하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대 학생커뮤니티 스누라이프의 게시자 D 씨는 “안경환이 후보자였다가 사퇴했던 일, 디테일은 달라도 수준은 똑같아 보인다”고 말했다.?c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