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지금은 모두 뇌피셜이죠.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입명되어 임명장을 받고 법무부청사에 첫출근을 했을 때
검찰의 반응을 보면 여러 짐작이 좀 더 가시화되겠죠.
어쩌면 쩌리 신세였던 고등검사에서 2년만에 갑툭튀로 검찰총장이된 윤석열이라 개인적으로는 검찰장악이
완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에 반발해서 검찰을 나간 인원도 역대급이고, 실제로 윤석열이 총장이 된
이후에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 사이에 검찰이 뚜렷하게 성과를 낸 기억도 없구요.
한편으로는 윤석열에 대해서 우리들이 아는 것도 언론에서 포장한 이미지뿐이니 윤석열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오해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후배들 밥사주고 술사주느라 50이 넘도록 모은 돈이
없다는 것이 미담으로 포장됐었는데... 저는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저게 왜 미담이지...? 친화력 좋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밤만되면 후배들 대리고 놀러다니느라 월급을 탕진한 햔량일 수도 있는데...
우리들이 죽기전에 완전히 깨닳을 수 있는 진실들이 몇가지나 되겠습니까.
지난 수십년간 우리나라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오만가지 일들을 격으면서 제가 저에게 내린 결론은
항상 침착하자는 것입니다. 교조적 도덕주의 잣대를 들이대지도 말고 분노하되 흥분하지 말자고.
한가지 분명한건....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인사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책임 모두 문대통령에 있다는 것입니다.
문대통령이 행한 인사권이니.
검찰을 믿어봤던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하면서 그 믿었던 칼날이 어떻게 꽂히는지 똑똑히 봐왔던 사람이니
검찰에 대한 민낯은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검찰총장 인사를 허투루 하실 분이 아니라고...
저도 물론이고 여기의 많은 분들또한 문통을 신뢰하는 분들이실텐데,
윤석열에게 속은거라고 단정하는 순간 문통의 안목이 특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죠.
저는 사실 그게 가장 우려스럽습니다. 문통이 사람 볼 줄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문통이 잘못본 대상은 윤석열을 넘어 조국이 될 수도 있으니.
저도 언론이 주는 이미지에 호도되어 윤석열의 실체를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개인(문대통령)에 충성하지 않고 조직(검찰)에 충성한다는 워딩을 곧이 곧대로 믿더라도,
정권에 핍박받던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검찰의 수장까지 끌어올려준 은인에 대해 품을 수 있는
인간적인 감정에 대한 순수한 믿음은 아직 있습니다.
비록 문통이 검찰총장의 직위를 그러한 감정에 기반하여 수행해달라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인륜이...그렇게까지 썩었다고 믿기엔 제가 아직 순진한 것일 수도 있구요.
여담이지만... 조국과 관련된 최근의 미친 바람은 저는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조국 본인은 치도곤을 당했지만.
원래 우리국민들이 태도에 민감하죠. 뭐랄까..나쁜 놈은 좀 봐줘도 싸가지 없는 놈은 못참는다고나 할까..
조국에 대한 비판이 어느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면 충분히 나쁜 놈으로 도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
도를 넘는 바람에 이 사회가 조국에게 극단적으로 가혹하다는 것을 대부분 피부로 느꼈습니다.
기사에서 언론은 노골적이고, 간담회에서 기자는 비겁했고, 청문회에서 자한당은 역시 자한당이고,
수사에서 검찰은 과했다고.
조국이 실제로 뭘 잘못했는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는 단계로 넘어가 버렸습니다.
조국을 향한 바람이 어떻게 바뀌는지 또 차분히 지켜봐야겠죠.
아참, 지난 4주간 소홀했던 불매 잊지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