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의 인물은 르네라고 하는 의사입니다.
청진기를 처음 발명한 의사죠.
이전에는 의사들이 환자의 가슴과 등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었으나
청진기가 나오며 이러한 의료 행위는 사라졌습니다.
(당시 아쉬워한 의사들도 제법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있죠...ㅡ.ㅡ;;)
이처럼 의료행위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고 새로운 약들이 개발 되면서 지난 한 세기동안
급격한 발전을 해왔고 CT, 초음파, MRI 와 같은 영상 진단 기술, 내시경, 관상동맥 중재술 등 진단 및 치료 기술 등은
의료 자체의 페러다임을 변화 시켰습니다.
이러한 의료 기술의 발달과 동시에 의료 행위에 따른 비용 또한 급격히 상승되어 왔습니다.
현재 국내의 의료 시스템은 이러한 의료 비용의 상승 압력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를 정부가 책정하는
방법을 통하여 억제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의 효과는 지금까지 잘 유지되어 왔고 그에 따른 혜택은 전 국민이 받고 있습니다.
좀더 세밀하게 들어 가자면 보통의료보험 제도를 통하여 정부가 모든 국민에게서 의료 보험료를 거두고 정부가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를 책정하여 그 행위를 한 만큼 의료보험에서 전체 의료비의 상단 부분을 보존해 주고 환자는 전체 비용의 일부분만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제도 초기에는 보험이 커버하는 범위가 좁았으나 향후 지속적인 정비를 통하여 점차 그 보장
범위를 늘려오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국내의 환자는 저렴한 의료비로 많은 보장을 받고 있습니다.
한 예로 제가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에게서 사용하는 흡입기를 보면 국내에서 보험 기준에 맞추어 사용한다면
개당 대략 3만원 이내로 부담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에는 이런 흡입기 하나를 최소 20만원 이상 비용을
지불해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료보험의 보장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의료비의 압박 없이 쉽게 흡입기 처방이
가능합니다.
다만 국내의 의료보험은 그 보장 범위를 늘여가며 그에 따른 비용 또한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항암제가 의료 보장 범위내로 들어오고 고령인구가 늘어나며 만성질환 관리에 들어가는 의료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출산률이 감소하고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 및 비정규직 증가 등으로 인하여 현재 의료비를 부담해야하는 인구의 소득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정부는 이러한 문제로 인하여 발생하는 의료 보험금의 상승 압력을 수가 억제 및 의료심사평가원에서 심사를 통한 의료비 환수라는 방법을 통하여 전체 의료비를 억제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과도한 수가 억제에 대한 의료 제공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습니다.
몇 년 전 내시경적 용종 절제술에 사용되는 의료용 나이프의 수가 책정으로 인하여 의료계와 보험 공단이 첨예하게 대립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보험공단에서는 의료용 나이프의 수가를 원가의 70% 정도로 책정 하였습니다.
당시 내시경을 하는 의사들은 이 수가로는 시술을 시행 할 수록 적자가 쌓일 수 밖에 없다고 항의하였으나 정부 측에서는
밀어 붙였죠. 그래서 당시 직접 내시경을 하던 의사들이 더이상 시술을 하지 않고 용종 제거가 필요하다면 전부 수술적 제거를 하도록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환자는 더 침습적인 치료를 받고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처음에 주장했던 수가를 포기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은 이런 예 외에도 출산과 연관된 의료 및 여러
과와 연관하여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처럼 그동안의 의료 수가의 억제로 인하여 정상적인 진료만으로는 의료기관의 유지가 어려워 지졌고 이에 대하여 의료 기관의 대응책은 비급여 항목의 신설 및 증가로 대체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전체적인 의료비 상승이 보이자 정부는 다시 보험 보장 범위를 늘여 비급여 항목을 의료 보험 내로 들여오며 다시 가격을 억제하였고 대신 그에 대한 당근책으로 이전까지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던 건강 보조 약품 및 보조 의료기기에 대한 의료 기관의 진출을 허가해 주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의료 행위가 아닌 의료와 관련된 산업으로의 투자를 통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아직은 이러한 시스탬이 정착되지 않았으나 향후 이러한 제도는 의료 기관이 의료의 질 향상이 아닌 의료 기기 및 의료 관련 사업을 통하여 수익을 얻는 데 치중하게 된다면 그로 인한 의료 질 저하는 의사 및 환자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글은 정부의 수가 억제 정책으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점에 대하여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이제 부터는 제가 이 상황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해결 방안에 대하여 간단히 적어 보겠습니다.
이런 수가 억제 정책은 현재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로 인하여 전반적인 의료 비용 억제를 통한
시민들의 쉬운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앞에서 예로 든 흡입기 이외에도 신약의 경우에도 세계적인 제약회사들과의 가격 협상 시에도 이러한 시스탬 덕분에
타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로 신약들을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현재의 의료 시스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낮은 약가를 유지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수가 시스탬을 무조건 업어버리기에는 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국민으로서도 이런 저수가 정책은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정책은 의료기관 및 의료인들이 박리 다매 형식으로 많은 환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는
것또한 사실입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실제 의료를 제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정부에서 책정한 비용의 격차가
커질 수록 현재의 의료보험 시스탬에 대한 저항이 심해질 것입니다. 동시에 현재의 저수가 정책으로 인하여 비인기과가
되어버린 흉부외과, 산부인과 같은 과들에 대한 전공의들이 감소하며 결국 현재 활동중인 흉부외과 및 산부인과 의사들이
감소하여 이러한 필수과에 대한 질료는 몇몇 대형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이미 흉부외과가 사라진 상태이며, 산부인과에서는 진료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출산전 진찰만 보고, 실제 출산은
몇몇 대형병원으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경우 이미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사라진 것도 저수가 체계에서는
더이상 손익 분기점을 맞출 수 없어 중대형 병원에서는 출산전 진찰만 시행 후 출산할 때는 일부 대학 병원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궁극적으로는 수가의 인상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가의 인상은 개개인의 의료보험료의 상승과 연결 됩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현재에 비하여 의료의 질의 명확한
상승도 없는데 의료보험료가 상승하게 된다면 거기에 대하여 반대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의 국내 의료 체계에서는 보험료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개개인에게는 이득 없이 전부 병원 및 의료인의 수익 증대로 연결될 확률이 매우 높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는 국내에 병상 중에서 공공병상이 10%도 되지 않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의료 공급을 민간에 맞겨 놓고 정부는 수가 조절만으로 민간 의료 부분을 끌고가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부가 의료계에 대하여 비용에 대한 지불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려 하기 때문에 이런 의사와 정부간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조리가 해결 되기 위해서는 정부또한 의료 공급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 합니다.
현재 국내 공공 병상수는 전체 병상 수의 10% 이하입니다.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009) 그나마 있던 공공병상도 지방의 의료원은 적자가 심해진다는 이유로 폐쇄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명확합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581881.html)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고비용 저효율을 자랑하는 미국 또한 전체 병상의 25% 를 국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병상이 민간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전 MERS 와 현재의 COVID-19
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국가적인 비상 상황이나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
대부분은 민간에서 감당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MERS 발생하였을 당시 확진 환자가 내원했던 병원의 병원장은
정부의 폐쇄 명령 이전에 자체적으로 폐쇄하여 추가적인 발생을 막았으나 그로 인한 어떠한 피해 보상이 없어
결국 빛으로 인하여 파산하였습니다.(https://www.medigatenews.com/news/492943553)
이는 하나의 예일 뿐 당시 MERS 이후 많은 병원들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현 정부는 지방의 의사 수의 부족을 이유로 의대 정원을 늘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스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눈을 감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정부가 병원이 없거나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는 의료원을 지어 직접 운영하고 필수 과들은 유지시켜야 합니다.
지금 정부가 말하는 데로 의사 수를 늘이기 위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은 몇가지 중대한 오류가 존재합니다.
첫째로 의사들이 배출 된다고 하더라고 이 의사들을 고용 가능한 의료 기관 자체가 부족합니다.
정부가 말하는 필수과의 경우 전부 의료보험과 연관된 과들이나 지방의 병원에서는 현재의 저수가 정책으로 인하여
손익 분기점을 맞추기 힘들기에 대부분 경증 환자만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지방에서도 필요한 처치를 받을 수 있기 위해 이러한 정책을 만들었다고 하나 현 시스탬 안에서는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지방 병원은 소수에 불과하며 결국 중증 환자는 수도권으로 몰리게 될 것 입니다.
둘째, 지방에서 의사들이 배출 된다고 하더라고 그 의사들이 정부가 원하는 필수과로 가지 않고 수익이 많이 나는
인기과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등)로 집중되고 내과,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와 같이 정부에 의해 수가가 억제되며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과는 기피할 것입니다. 결국 지방에 의대를 신설한다고 하더라도 현 체재 내에서는 정부가 원하는
방향성을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이런 부분이 있기에 정부는 의대를 늘이는 것이 아닌 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상을 확충하는데 더 집중해야 합니다.
지방에 공공병상이 확충되면 이에 따른 지방에서 의료인의 고용이 늘어나고 정부가 원하는 의료 필수과의 의료 공급이
가능해 집니다.
또한 공공병상의 확충은 의료 질 향상 측면에서도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공공병상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질을 유지한다면 민간 의료기관에서 공공병상 수준 이상의 의료 질을 유지해야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국가가 제공하는 의료의 질 이상을 제공하지 못하는 의료기관은 도태될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일정 수준 이상의 공공병상을 유지한다면 수가 책정 시에도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과도하게 낮게 책정할 경우 공공병상 당 손해 비용의 증가할 것이므로 현재와 같이 일방적인 의료 수가 책정을
할 수 없고 이는 적정 수순의 수가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습니다.
결국 민간 의료 기관과 공공의료 기관 사이에 견제 및 경쟁으로 인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의료비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호흡기 의사라 최근 코로나 다시 악화 되며 선별진료소 일이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전공의 파업사태로 업친데 덥친 격으로 일이 지속되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 이런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짱공유에 이렇게 글 쓴다고 달라질 것으 없겠으나 짱와레즈 부터 20여년 가까이 같이 살아온 짱공유라
여기가 편하게 느껴져서 이렇게 글을 쓴것이니 혹시 너무 글이 길었다면 사과 드립니다.
혹시 긴 글이 싫으신 분들을 위해 한 줄로 요약한다면
정부가 병원 지어서 운영 좀 해라!!
입니다.